[헬스컨슈머] 정신질환자 가족 중 61.7%가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응답하였으며, 환자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도 57.5%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족이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20.5%였으며, 자살 생각의 주요 원인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양육, 수발, 돌봄 부담이라 응답한 비율이 51.0%였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생활실태와 복지서비스 이용 경험, 필요한 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한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8월 22일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가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회복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고자 2023년 9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약 8개월간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 1,078명, 정신질환자 가족 995명을 대상으로 우편 또는 온라인 방식의 설문조사로 진행하였으며, 정신질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돌봄 경험과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처음으로 조사하였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정신질환자의 경우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건강의 상태·관리도 미흡하며 차별·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과 입원 경험이 많음(76.7%)에도 정신 응급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은 주로 가족이나 친척(64.3%)이며 자살위험 시 대처방법으로 혼자 생각(77.1%)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지원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응급 상황 시 도움요청 대상(복수응답)은 가족·친척: 64.3%,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재활시설: 61.6%, 평소 알고 지낸 의사: 22.3%였다.
자살생각 대처방법도 ① 혼자생각 77.1%, ② 전문기관 도움 20.6% ③ 가족도움 19.3%이었다.
신체건강의 경우 건강에 대한 인식, 만성질환 경험 등 건강상태가 전체 국민 대비 취약하고 건강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경우는 18.1%였으며, 주요 이유로는 두려움·불안감이 32.8%, 병원비 없음이 30.3%를 차지했다.
건강에 대한 인식(좋음 또는 매우 좋음)에 있어 정신질환자는 23.9%에 지나지 않아 전체 국민 평균 36.2%에 훨씬 못 미쳤다.
또 만성질환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 정신질환자는 44.4%, 전체 국민은 58.3%로 이 역시 전체 국민 평균에 못 미쳤다.
흡연율 역시 정신질환자가 26.5%로 전체 국민 17.0%에 비해 높았으며 음주율 역시 정신질환자 22.1%로 전체 국민 13.4%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응답한 정신질환자의 69.6%는 지역사회 거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60.1%가 차별을 경험하였고, 가족 또는 주변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이나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1.9%에 달해 지역사회 거주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아울러 정신질환자 가족의 경우 상당한 환자 돌봄 부담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자 가족 건강도 전 국민 평균 보다 훨씬 취약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좋음 또는 매우 좋음)은 20.9%로 전체 국민 36.2%에 큰 차이로 밑돌았다.
정신질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지원 서비스는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거나 알고 있는 경우에 수요가 높았고, 대체로 정신질환자보다 가족의 서비스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와 가족에게 수요가 높은 서비스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정신건강 및 장애인 지원 서비스의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질환자51.1%, 가족 45.0%) △신체 건강 지원 서비스의 경우 치료비 지원(정신질환자74.6%), 정기적 건강검진(가족78.7%) △고용지원 서비스는 직장 편의 제공(정신질환자67.4%), 정보제공 및 취업알선(가족76.4%) △자립지원 서비스는 기초생활보장급여나 장애수당 신청지원(정신질환자76.6%, 가족78.9%)을 원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복지부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족과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조력을 위한 위기개입팀 운영 등 정신응급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25년부터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자립 지원을 위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삶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