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음식을 먹어도 식중독에 걸린다
멀쩡한 음식을 먹어도 식중독에 걸린다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6.27 13:00
  • 최종수정 2019.06.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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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식중독에 대해 가진 편견

​​​​​​[헬스컨슈머]바야흐로 뜨겁디 뜨거운 여름철, 그런 여름에는 무더위뿐 아니라 식품안전도 경계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 바로 식중독의 계절이다.

 

[여름에 더 조심하라고?]

물론 ‘식중독의 계절’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이것은 아주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식중독은 여름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근 5년간 전체 식중독 환자 40%가 여름에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여름’이라고 불리는 기간이 1년의 1/3인 4개월 가까이 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수치가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덥다고, 음식이 쉽게 상한다고 훨씬 위험해진다는 논리가 꼭 정확하다는 것도 아니란 소리다(물론 그와 별개로 상한 음식은 당연히 먹지 말아야 한다).

이쯤 되면 왜 이런 쓸데없어 보이는 말을 할지 의문인 독자도 생길 것이다. 이것은 바로 ‘상한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이다’ 라는 편견을 깨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사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멀쩡한 음식을 먹어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식중독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식중독의 정의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식중독이란 식품의 섭취에 연관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에 의해 발생한 것이 의심되는 모든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식품위생법 제2조 제14호]

식중독은 식품 또는 물의 섭취에 의해 발생되었거나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즉, 꼭 상한 음식이 아니라 멀쩡한 음식을 먹어도, 그 음식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이 묻어있다면 식중독에 걸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식중독은 주로 고기, 유제품, 해산물같이 동물성인, 또는 쉽게 상하는 음식 때문에 생긴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여름 식중독 발생의 절반(52%)이 병원성 대장균에 기인했다. 그러나 이런 병원성 대장균은 이런 식품들만큼이나 그 원인이 되는 것이 바로 채소다.

채소는 병원성 대장균뿐 아니라, 클로스트리디움균, 웰치균, 노로바이러스, 곰팡이 독소, 그리고 식물독과 화학물질(ex: 농약, 식품첨가물, 토양 중금속) 등의 매개체도 된다. 특히 육류나 어패류는 다들 어느정도 위험인식이 있어 익혀먹는 등 스스로 조심하지만, 채소에는 별다른 경각심이 없어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다.
일상생활에서 ‘채소는 안전하다’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샐러드 등의 방식으로 먹는 경향이 있어 실제로 채소를 통한 감염의 비율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씻어먹고, 익혀먹고, 관리해라]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이야 흔하디 흔하니 여기서 더 길게 언급하지는 않겠다. 우리들이 기억할 것은 단순하다, 무엇이 되었든 ‘제대로 씻고, 익혀서 먹으면 된다’.

만에 하나 식중독에 걸렸을 경우, 수분 공급이 가장 우선적인 사항이다.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마셔도 되지만, 그런 번거로운 것 보다는 시중에서 파는 이온음료를 마시는게 가장 간편하고 효과도 확실하다.

또한 대한의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식중독 증상인 구토와 설사는 위장/대장의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지사제 등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나오면 나오는 대로 배출시켜주는 것이 빨리 낫는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