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콜라를 따두고 5분 뒤에 먹어야 하는 이유
캔 콜라를 따두고 5분 뒤에 먹어야 하는 이유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05 13:00
  • 최종수정 2019.08.22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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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발암물질 ‘퓨란’
-저감화를 위한 노력

[헬스컨슈머] 당신이 마시는 캔 음료수, 통조림, 그리고 아이의 이유식까지 잠재적 발암물질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심지어 미국 FD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아용 식품, 소스, 커피, 주스 등 다양한 식품에 함유되어 있다. 이처럼 많은 식품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퓨란을 접하고 있던 것이다. 퓨란이 남아있는 주 대상은 바로 가공식품이다. 그렇다면 왜 가공식품에 잠재적 발암물질인 퓨란이 생성된 것인지 알아보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퓨란이란]

2006년부터 2007, 식약처로부터 의뢰를 받아 연구를 진행한 동국대학교 이광근 교수는 시중에 유통되는 통조림 식품과 이유식 등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발암물질 퓨란의 함량을 분석하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가공식품의 퓨란 함량 분석, 퓨란 저감화를 위한 조리 및 취식조건 최적화 연구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퓨란은 식품을 열처리 또는 조리하는 중에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의 관능적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화합물이다. 일반적으로 퓨란은 휘발이 잘 되는 고휘발성 유기물질이기 때문에 열을 가하는 식품가공과정에서 생성된다 하더라도 남아있기 어렵다. 하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완전히 밀봉된 상태로 포장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퓨란이 잔류할 수 있다.

그러나 식품에 포함된 퓨란의 함량은 극도로 적으며, 낮은 함량으로 인한 인체 위해성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퓨란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위해평가가 노출량 평가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 정확한 위해평가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아직 내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퓨란을 고농도로 투여한 일부 동물 실험에 의하면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퓨란을 잠재적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며, 그 음식에 포함된 물질은 긴 시간 동안 체내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저감화를 통해 퓨란의 함량을 최소한으로 만들어야 하며, 이에 국내에서는 퓨란 저감화를 위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저감화: 가정에서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앞서 언급된 보고서에 따르면, 퓨란이 휘발될 수 있도록 뚜껑을 열어두고 시간을 두던가 또는 조리에 따라서 저감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저감화를 위한 연구 내용은 하단과 같다. (2006년 기준)

떠먹는 이유식: 5~10분을 두어 섭취하는 것을 권장

레토르트, 뿌려먹는 제품, 두유류: 가열하여 취식하는 방법이 퓨란 잔존량을 줄일 수 있었음

유아음료: 제품 뚜껑을 개봉하여 최소 하루이상 냉장 보관하는 것이 저감화의 조건이라 판단

과일, 곡ㆍ두류 통조림: 냉장보관 후 보관일수가 지남에 따라 퓨란의 농도가 현저히 감소함을 볼 수 있으나, 초기농도가 3ppb 정도로 낮아 취식 방법에 따른 저감화는 언급하기 어려움

수산물 통조림: 찌개 형태로 조리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판단

또한,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광근 교수는 캔커피나 통조림은 바로 따서 먹지 말고, 2~5분 정도 기다렸다가 섭취하면 퓨란에 대한 우려는 많이 줄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저감화: 생산과정에서의 기술 등장]

섭취하기 전에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나, 업체의 생산과정에서 퓨란이 저감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안전하게 먹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해 생산자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국내에서 퓨란 저감화에 대한 연구가 10년 이상 지속되며 기술까지 개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2014, 드디어 식약처는 퓨란의 함량을 저감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커피, 토마토주스, 호박죽을 대상으로 퓨란 저감화 연구사업을 실시한 결과, 클로로겐산 및 아황산나트륨 등을 첨가했을 때 퓨란 저감화 효과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호박죽은 아황산나트륨을 첨가할 경우 90%까지 퓨란 생성이 감소했고, 커피와 토마토 주스는 클로로겐산 및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 첨가에서 각각 74%, 15%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식약처는 식품의 제조가공조리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생성되는 유해화학물질 저감화를 통한 국민건강 확보를 위해 대규모 정책기반연구를 진행 중이며, 개발된 저감화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또한 2016년도 <식품안전수준 바로 알 수 있게> 보도자료를 통해, 제조공정 및 조리단계별(가정, 집단급식, 외식업체) 저감화를 통해 현재 노출 수준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2016년도에 이광근 교수는 YTN 사이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식약처에서 2004년도부터 2016년까지, 12년 동안 퓨란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리도 참여해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다른 식품의 경우 몇 분 뒤에 먹으면 좋을지에 대한 모델 시스템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가공식품 속 퓨란의 존재와 10년 이상 부단히 지속되는 노력에 대해 둘러보았다. 아마 퓨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당신이 이 글을 읽어보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캔을 따고 바로 먹기보다는, 2~5분 동안 기다렸다가 먹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사소한 습관들이 모여서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10년 이상 지속되는 퓨란 저감화를 위한 노력이 진정 빛을 낼 때,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