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수박, 그 잠재된 위험
시원한 수박, 그 잠재된 위험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11 09:00
  • 최종수정 2019.07.1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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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뜨거운 무더위, 그늘에 앉아 시원한 수박 한 입 베어먹고 나면, 누구나 그 달콤한 맛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런 달콤한 녀석이 누군가에겐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 믿어지는가?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질환이 있다면, 수박을 조심해야 한다]

수박은 맛과 효능을 동시에 사로잡은 훌륭한 과일이지만, 어떤 사람은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 수박 안에 있는 다양한 성분들이 누군가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박을 조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몸이 차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 수박은 차가운 성질로 몸이 차거나 위장이 약하다면 설사, 복통 등의 위장질환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의 사람들은 수박을 과다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성 신장병 환자: 수박은 칼륨함량이 높은 과일로,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고 혈압을 낮춘다. 하지만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칼륨이 체내에서 배설되지 못하면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에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근육 약화와 심장에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심장마비까지 일어날 수 있다.

당뇨병 환자: 당뇨병은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의 분비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 되며, 만성적 고혈당은 동맥경화, 심혈관, 뇌혈관질환 같은 거대 혈관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사망률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병이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에게 있어서 혈당 조절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한편 수박은 당도가 높은 과일이고,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혈당이 상승할 수 있으니, 당뇨병 환자의 수박 다량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박 외 과일에도 다양한 성분이 포함되어있다.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어떤 성분을 조심해야 하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 특정 질환이 있다면 어떤 음식이든 성분들을 따져보면서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먹다 남은 수박, 급성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작년 여름, 중국의 한 남성이 냉장고에 보관하고 남은 수박을 먹다가, 급성장염에 걸려 소장을 잘라낸 사건이 있었다. 이 남성은 무려 소장의 70cm가량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는데, 수박의 무엇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먹던 수박을 냉장 보관해도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운 것이다.

실제로 2015년도, 한국소비자원은 보관방법에 따른 수박의 세균 수를 측정하여 시험결과를 발표했다. 시험내용을 다음과 같다. 수박을 잘라 랩으로 포장한 뒤 일주일 동안 냉장 보관을 했는데, 수박 표면에 있는 세균의 수가 무려 3천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배탈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반면, 수박을 잘라 밀폐 용기에 보관할 시, 랩으로 포장하여 보관하는 것보다 세균의 수가 크게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수박은 당도가 높아서 짧은 기간이라도 세균이 급격하게 증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소비자원은 수박을 안전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초기 오염 방지를 위해 수박을 절단하기 전에 깨끗이 세척 해야 하고, 절단한 경우 가급적이면 당일 섭취를 권장하며, 랩으로 포장하는 것보다는 조각내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모두가 아는 수박의 힘]

앞서는 온갖 무시무시한 말들을 쏟아냈지만, (엄밀히 말해 수박의 효능과 안 맞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수박이 여름철을 이겨내기에 훌륭한 과일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수박은 여름철에 올라가는 체내 온도를 낮춰주고, 갈증 해소와 수분보충에 효과적이다. 또한 이뇨작용을 도와 노폐물과 나트륨을 배출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수박의 리코펜 성분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의하면, 수박 한 컵에 담긴 리코펜은 토마토보다 1.5배나 많이 들어있다. 리코펜은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며,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그 외에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는데, 먼저 비타민C가 풍부하고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을 주며, 피로개선과 에너지 보충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이처럼 수박의 성분은 신체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특정 질환이 있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질환이 있는 사람은 관련된 성분을 파악하여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름철에는 빠른 속도로 세균이 증식되니, 먹고 남은 수박은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 내용을 참고한다면, 올여름은 더 알차고 건강하게 수박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