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과 냉방병 사이
열사병과 냉방병 사이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09 09:00
  • 최종수정 2019.07.2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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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

[헬스컨슈머] 7, 폭염의 계절이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지난해 온열질환 환자는 4,526명이며 이 가운데 48명은 사망에 이르렀다. 연일 지속되고 있는 무더위 속,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보통은 에어컨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에어컨을 오래 쐬면 냉방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럴수록 열사병과 냉방병을 파악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더위의 사신, 열사병]

-열사병이란

열사병은 과도한 고온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밀폐공간, 문이 닫힌 차량 내부와 같은 환경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열사병은 심할 경우 죽음까지 이를 수 있으며, 이는 언제 목숨을 앗아갈지 모르는 더위의 사신인 셈이다.

이러한 열사병에 대해,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는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발한기전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이는 뇌,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증상

중요한 것은 더위의 사신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대개 의식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무력감, 현기증, 울렁거림, 두통 등을 호소하며, 저혈압, 빈맥(맥박의 횟수가 정상보다 많은 상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관을 확장 시키고 혈류를 피부로 내보내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신체의 변화다.

-조치방법

만약 열사병이 발생했다면,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즉각적인 냉각요법이다. 열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멀리 떨어져 최대한 시원한 곳으로 가야 하며, 젖은 수건이나 찬물을 이용하여 높아진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열사병의 악화를 줄일 수 있다.

김선영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발생함에도 어떠한 조치가 없다면, 점차 의식이 사라지며 순환계의 기능 약화, 맥박의 불규칙, 심지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차가운 수건과 선풍기, 에어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체온을 빠르게 낮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방법

무엇보다 평소 예방방법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날씨 변화에 신경 쓰면서 외출해야 한다.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폭염주의보·경보 시에는 야외활동을 반드시 자제해야 하며, 평소 갈증이 생기지 않도록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커피, 에너지드링크 등 카페인 함유 음료와 술은 탈수를 일으킬 수 있기에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추위의 손님, 냉방병]

무더위를 피해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을 당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열사병은 피했을지 몰라도, 생각 외의 복병인 냉방병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냉방병이란

냉방병은 어떤 질병을 가리키는 용어보다는, ‘가벼운 감기, 몸살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이는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 냉방을 지속할 경우, 실내외 급격한 온도 차이를 몸이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원인에 대해, 김선영 교수는 보통 일종의 감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감기와는 원인부터가 다르다냉방병은 신체가 온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종의 적응장애인 반면, 감기는 여러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이라고 말했다.

-증상

냉방병은 그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특징이 있다. 냉방병에 걸리면 가벼운 감기나 몸살 같은 증상 외에 혈액순환 장애, 소화불량, 설사, 피로감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여성은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불순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방방법

김선영 교수는 냉방병 예방법에 대해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실내 온도는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 온도는 바깥보다 5~8도 정도만 낮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두 가지만 지키면 냉방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바로, 에어컨과 면역력 관리이다. 적절한 에어컨 사용을 위해, 하루 2~4시간마다 실내 환기를 시켜주며, 필터 청소는 최소 2주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냉방은 피하고,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조절해준다. 또한, 실내온도는 외부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냉방병은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때 쉽게 걸린다. 이에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지 않으며, 적당한 운동과 수면시간을 갖고, 냉방을 끌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디건 등을 걸쳐 입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더운 여름철에는 열사병과 냉방병이 찾아올 수 있다. 특히나 열사병의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는 크다고, 증상과 대처방법 등을 알고 있으면 올여름도 무난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