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초경이 늦을수록, 생리기간이 짧을수록 ‘신장질환’ 위험이 커진다
우리 아이 초경이 늦을수록, 생리기간이 짧을수록 ‘신장질환’ 위험이 커진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7.12 13:00
  • 최종수정 2019.07.2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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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초경 여아, 11세 초경 여아보다 향후 신장질환 발병률 2배
노지현 산부인과 교수(좌), 구호석 신장내과 교수(우), 사진제공: 서울백병원
(좌)노지현 교수, (우)구호석 교수,
사진제공: 서울백병원

[헬스컨슈머]현대에 들어 아이들의 성 조숙증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남자 아이들에 비해 빨리 성숙하게 되는 여자아이들의 경우, 빠르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2차 성징의 특징이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이런 조숙증은 아직 신체에 비해 미성숙한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성장호르몬 저감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많은 부모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2차 성징이 늦는 것 역시 문제가 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여자아이의 초경이 늦춰질수록 차후 신장 질환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경이 빠를수록, 신장 질환률은 내려간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산부인과 노지현 교수와 신장내과 구호석 교수 연구팀은 폐경 여성 8510명을 분석한 결과, 초경이 늦을수록 만성신장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여성을 분석한 결과다.

위 연구의 표본집단중, 11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한 집단의 신장 질환률이 4.7%로 가장 낮았다. 반면, 초경을 16세 이후에 시작한 여성의 신장질환 발병률은 9.9%로 앞 집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마찬가지로 13세는 6.4%, 14세는 7.0%, 15세는 8.0%, 여성의 초경이 늦어질수록 향후 신장 질환률이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다.

초경 나이에 따른 만성 신장질환 발병률,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초경 나이에 따른 만성 신장질환 발병률,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생리기간이 길수록, 신장 질환률은 내려간다]

연구팀은 생리기간에 따라 만성신장질환 발병률도 조사했다. 생리기간이 짧은 여성일수록 신장질환 발병률이 높아져 초경 나이와 연관성이 더 뚜렷했다.

생리기간이 20년 미만인 경우 신장질환 발병률 13.9%로 가장 높았다. 25~30년은 11.7%, 30~359.8%, 35~407.6%, 45년 이상에서 2.3%로 현저하게 낮아졌다.

신장질환 발병에 큰 영향을 주는 고혈압 발병률은 16세 이후 초경 여성이 52.9%11세 이전 초경 여성(42.9%)보다 10%나 높았다.

생리기간에 따른 만성신장질환 발병률,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생리기간에 따른 만성신장질환 발병률,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이번 연구는 여성의 초경 나이와 신장질환 상관관계를 분석한 첫 번째 연구라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에 참여한 노지현 서울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초경이 빠를수록, 생리기간이 길수록 만성신장질환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은 여성호르몬 분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신장혈관과 신장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스트로겐은 몸에 나쁜 LDL(저밀도 지질 단백질)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몸에 좋은 HDL(고밀도 지질 단백질)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등 혈관을 보호하는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구호석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에스트로겐은 사구체 경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성의 생리기간은 에스트로겐의 방출 기간을 의미하며 그 기간이 길수록 에스트로겐이 신장을 보호하고 역할을 해 신장질환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여성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기간이 길수록, 신장이 건강해진다는 의미로 정리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