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우리 아이, 혹시 ADHD는 아닐까? (중)
정신없는 우리 아이, 혹시 ADHD는 아닐까? (중)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18 13:00
  • 최종수정 2019.07.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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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요인과 치료방법
-식습관과 ADHD의 연관성

[헬스컨슈머] 지난 기사에서 ADHD의 유형과 진단방법을 봤다면, 이제는 그 원인을 알아보고 치료할 때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위험요인, 무엇이 있나]

사실 원인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어떤 상태를 일으키게 하는 근본적인 사건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ADHD는 인과관계가 뚜렷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특정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 있는 요인, '위험요인'이라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ADHD의 위험요인이라고 언급되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사회 심리적 요인, 신경학적 이상 등 너무 다양하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알아보자.

-유전적 요인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ADHD는 유전될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을 참고하자면, ADHD 아동의 형제가 이 증상이 발생할 경우는 약 30% 내외라고 언급되고 있다. 또한 부모가 ADHD인 경우 그 자녀는 57%의 발생률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ADHD를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아서 유전요인을 원인이라 보기는 어렵다.

-신경학적 요인

신경학적 이상이란 뇌의 구조나 기능, 신경전달물질에서 비정상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유전적, 환경적 위험요인이 어느 이상 쌓이면,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하면서 ADHD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회심리적 요인

사회경제적 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적대적인 양육방식, 학대, 따돌림 등 사회심리적 요인이 ADHD와 연관성은 있지만, ADHD 발현에 기여한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때문에 사회심리적 요인들은 원인이라기보다 위험요인으로 보여진다.

 

[식습관과 ADHD의 연관성]

현재 아이들의 방과 후 모습을 10~20년 전과 비교해보자. 과거에는 학교가 끝나면 놀이터로 달려가 친구들과 뛰어노는 아이들이 많았다. 반면 현재의 아이들은 학원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또한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이 발달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분명한 사실이다. 때문에 학원이 끝나고 늦은 저녁을 간단히 때우기 위해 저 음식들을 섭취하는 아이들도 늘어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ADHD 아동의 증가와 이러한 식습관이 연관되어 있을까? 의문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여러 연구결과를 찾아봤다.

어느 연구1)에서 서울 지역 중학생 6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식습관과 ADHD와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적이 있다. 연구결과, ADHD군은 정상군보다 아침식사 섭취횟수가 적었다. 또한 간식과 매식(사 먹는 음식)의 섭취빈도를 분석했을 때, 라면류, 탄산음료, 배달음식의 섭취가 정상군보다 높았다. 반면, 정상군은 단백질과 해조류의 섭취가 많았고, 편식하지 않는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진 학생이 ADHD군보다 많았다.

또 다른 연구2)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2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연구결과를 요약하자면, ADHD군은 정상군보다 아침식사·과일·우유의 섭취빈도가 낮았다. 반면 라면의 섭취빈도는 높았으며, ADHD 성향이 높을수록 식습관 점수가 낮았다.

한편 2010, ADHD가 서양식 식습관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호주 텔레손 아동건강연구소팀은 청소년 18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서양식 식습관을 지닌 아이들은 주로 패스트푸드, 가공육, 과자 등을 먹었고, 건전한 식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과일, 통곡물, 생선, 채소 등을 많이 섭취했다. 그 결과 서양식 식사를 하는 아이들은, 건전한 식사를 하는 아이들보다 ADHD 발생률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8, 단국대학교의료원 환경보건센터에서 평상시 식습관과 ADHD 증상과의 관련성을 분석하여 발표한 적 있다. 이 연구는 초등학생 168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진행되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라면 등을 자주 먹는 아이일수록 ADHD 위험이 크다는 것이었다. 반면 채소, 과일, 우유는 자주 먹을수록 ADHD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처럼 식습관과 ADHD의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존재한다. 더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 편식이나 인스턴트 섭취 등의 잘못된 식습관이 ADHD 발병 혹은 악화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식습관이 개선되어야 할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1) <서울 시내 일부 중학생의 식습관, 영양지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의 관계,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양교육전공 최진영>

2) <초등학교 고학년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식습관 및 카페인 섭취와의 관련성, 용인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양교육전공 장꽃빈·용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혜영>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ADHD 환자에게 가장 권장되는 치료는 바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이다. 특히 약물치료의 경우 아동의 70~80%가 증상이 개선될 정도로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행동치료는 비약물치료의 일부분으로, 그중 가장 효과적이다. 이에 ADHD의 표준치료는 약물과 행동, 이 두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약물치료

치료에 돌입하게 되면 약물치료를 할 경우, 사용하는 약은 바로 주의력 개선제이다. 이것은 신경전달물질(주의집중력을 관장함)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또한 주의력 개선제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진단 후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일차 주의력 개선제라 부른다. 만약 일차 약물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이차 주의력 개선제를 시도한다. 특히 일차 주의력 개선제 중 하나인 메틸페니데이트의 경우, ADHD의 핵심증상에서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여준다. 본인에게 맞는 제품과 용량을 찾는다면 85~90%에서 효과를 경험하기도 한다.

-비약물치료

비약물치료란, 약물 이외의 치료방법을 뜻한다. 교육치료, 행동치료, 작업기억훈련, 뉴로피드백(뇌파훈련) 등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부모교육과 아동기술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부모교육은 부모가 ADHD 아동을 직접 훈련할 수 있게 돕는다. 아동기술훈련은 부모를 통해서 아동이 사회기술을 훈련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실 비약물치료는 약물치료에 비해 효과는 미흡한 편이다. 하지만 약물치료만으로는 잘 호전되지 않는 부분에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또한 ADHD의 증상이 너무 경미하거나, 학교를 다니기 전의 어린 아동,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할 경우에는 비약물치료(그 중에서도 행동치료)를 먼저 고려하기도 한다.

 

[결론은, 지속적인 관리]

ADHD는 여러 가지 증상, 혹은 일부분만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ADHD 증상의 핵심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평소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가 유독 게임에서만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준다. 이때 어떨 때는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하니 ADHD가 아닐 것이다란 생각을 한다면, 이는 성급한 결론이다. 이 경우의 핵심은 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도 충동을 조절해서 할 수 있는가를 봐야 한다. 즉 상황마다 ADHD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은 다르다. 무엇보다 바로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ADHD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아동의 ADHD가 지속될 가능성을 청소년기까지는 50~80%, 성인기까지는 35~65%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ADHD 아동은 성장하면서 많은 부분이 호전되지만 다 나은 것은 아니다. , ADHD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주변인의 꾸준한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성인 ADHD가 가진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