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삼계탕, 나트륨의 늪에 빠지다
즉석삼계탕, 나트륨의 늪에 빠지다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29 09:00
  • 최종수정 2019.07.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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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얼마 전 올해의 중복(두번째 복날)이 지나갔다. 복날은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보양식을 먹어 기력을 회복하는데, 대표적인 보양식이 바로 삼계탕이다. 삼계탕의 닭과 인삼은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원기회복과 혈액순환을 돕는다.

한편, 인스턴트식품의 발달에 따라 즉석 삼계탕도 등장했다. 조리법도 간단하다. 끓는 물에 봉지 째 넣어 15분 정도 가열해도 되고, 용기에 덜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된다. 즉석 삼계탕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봉지 안에는 닭 한 마리가 들어있고, 식당에서 먹는 금액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렇게 간편하고 맛까지 좋은 즉석 삼계탕. 하지만 이렇게 완벽할 수는 없는지 즉석삼계탕에는 아쉬운 문제가 숨어있었다. 바로 나트륨 덩어리라는 사실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즉석삼계탕 14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품질, 표시 적합성 등에 대해 시험·평가했다. 시험 결과, 나트륨 함량이 높아 제조 시 나트륨 저감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시험결과 즉석삼계탕 1팩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일 기준치(2000mg)75%에 해당하는 1497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적은 제품은 진국삼계탕(이마트)으로 1102mg이었고, 가장 많은 제품은 안심삼계탕(농협목우촌)으로 1938mg이었다. 나트륨 함유랑이 약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안심삼계탕(농협목우촌) 1팩을 섭취할 경우 1일 기준치(2000mg)97%에 달하는 1938mg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된다.

또한 닭고기 함량은 290g~432g으로 제품별 차이가 있었다. 부재료 중 일부의 차이도 있었다. 대추, 마늘, , 은행의 혼입은 제품별로 차이가 있었으며, 쌀과 수삼은 전 제품에 들어있었다.

소비자원은 "즉석삼계탕은 가공식품 특성상 소비자가 나트륨의 섭취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이에 판매 및 제조업체의 자발적인 나트륨 저감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14개 업체에서 나트륨 저감화를 위한 자율개선 계획을 회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표시 적합성과 관련해서 일부 제품은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했지만, 실제 함량과 표시된 함량에 차이가 있어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성 시험항목은 전 제품이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제품에서 보존료,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동물용 향균제, 용기 용출 시험 결과 역시 적합했다.

다만, 고려삼계탕(아워홈) 제품에서 이물(폴리에틸렌 조각)이 검출되었다. 이에 해당업체는 이물 혼입 방지를 위해 계육의 선별 공정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회신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시험 결과를 통해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의 개선 및 나트륨 저감화를 위한 자율 시정을 해당 업체에 권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즉석삼계탕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정리하자면, 즉석삼계탕(나트륨 함량 높은 제품일 경우)을 하나 먹으면, 체내에 쌓이는 나트륨은 그 날의 기준치(2000mg)에 근접해진다. 게다가 우리는 짜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민족이다. 그리고 그 입맛에 맞는 음식들은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흔히 먹는 짬뽕, 된장찌개, 물냉면, 칼국수, 라면 전부 나트륨 덩어리로 밑반찬까지 곁들이면 바로 나트륨의 1일 기준치를 초과해버리고 만다.

예를 들어보자. 점심에는 짬뽕을 먹고, 저녁에는 즉석삼계탕을 먹었을 경우 섭취한 나트륨은 무려 6000mg에 가깝다. 심지어 짬뽕의 나트륨이 4000mg이다. 그렇게 되면 나트륨 권장량 3일치를 하루 만에 먹은 셈이 된다. 또한 나트륨의 과다섭취는 고혈압, 신장병, 위암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즉석삼계탕을 먹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즉석삼계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식사를 할 때도 짜게 먹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맛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당신의 건강이 1순위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