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탐방③ 영화 속 ‘다중인격장애’
무비탐방③ 영화 속 ‘다중인격장애’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8.09 09:00
  • 최종수정 2019.09.0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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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장애와 아동학대, 누구의 문제인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헬스컨슈머] 다중인격장애, 그것은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 장애질환이다. 이것에 대해 간단히 표현하자면 내 안의 또 다른 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 다중인격장애는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정신 질환을 뜻한다. 또한 사람들에게 다중인격장애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 정확한 병명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이며 후자로 부르는 것이 올바르다. 다만, 이 기사에서는 많이 알려진 이름으로 표현하고자, ‘다중인격장애라고 언급하겠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아이덴티티>를 모를 수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다중인격장애의 대표작으로, 잘 짜여진 시나리오라며 전 세계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많은 이들이 즐겨봤던 MBC 드라마 <킬미, 힐미> 역시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이다. 그렇다면, 영화 속 다중인격장애는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을까? 영화의 내용과 다중인격장애의 원인 및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영화 속 다중인격장애’]

-아이덴티티

"영화가 끝나는 순간, 새로운 공포가 시작된다!“

영화는 연쇄살인마 말콤의 이야기로 시작되며, 폭풍우가 몰아치는 모텔장면으로 전환된다. 그 안에는 모텔주인까지 총 11명의 인원이 있다. 그러면서 서서히 한명씩 죽어가며,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게 되는 내용이다. 다양한 캐릭터들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그리고 그 속에 녹아든 다중인격 소재로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스릴러 영화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반전이 숨겨져 있어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23아이덴티티

“24번째 인격, 절대 그를 불러내지 마라

이 영화는 앞의 아이덴티티와 다른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어느 날 3명의 소녀들은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하게 된다. 범인은 23개의 인격을 가진 케빈. 갇히게 된 소녀들과 케빈의 23개의 인격들, 그리고 그를 상담해주는 박사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특히 납치된 소녀들 중 1명이며 여자주인공인 케이시의 어렸을 적 이야기도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고 간다. 또한 그 안에서 발견되는 케빈의 24번째 인격 비스트가 나오게 된다. 영화의 모티브는 실존인물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라고 알려졌다. 빌리 밀리건 안에는 24개의 인격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각자 성별, 생김새, 성격 등이 달랐다. 이 영화 속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인격들이 나오며, 그 흥미로움 더하고 있다.

-프라이멀 피어

이 영화는 국내에서 96년도에 개봉한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로마 카톨릭 대주교가 살해되고, 범인으로 소년인 애런 스탬플러가 잡히게 된다. 변호사인 베일은 그의 변호를 맡게 되는데, 애런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영화가 진행되고, 그에게 다른 인격이 숨어져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무죄를 선고 받게 된다. 또한 이 영화에는 숨겨져 있는 반전과 카톨릭교의 타락에 대한 비판 등 함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내 안의 또 다른 나?]

다중인격장애는 한 사람 안에 각기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인격 상태가 존재한다. 여기서 정체감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인지를 뜻하는 심리학적 용어다. 또한 다중인격장애 환자는 여성이 90%의 비율을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이 질환의 원인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도록 하겠다.

-증상

일반적으로 다중인격장애 환자들이 가지는 인격의 수는 5~10가지로 알려졌다. 성격간의 변화는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며, 각각의 인격에서 경험한 행동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 다른 인격을 자신으로 인지하기도 하고, ‘타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인격 상태에 따라 이름, 나이, 인종, 직업, 성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진단

다중인격장애에 대한,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A. 둘 또는 그 이상의 각기 구별되는 성격 상태로 특징지어지는 주체성의 붕괴가 나타나는데, 몇몇 문화에서는 빙의의 경험으로 보기도 한다. 주체성의 붕괴는 자신에 대한 감각이나 대행하는 감각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성과 감정, 행동, 의식, 기억, 감각, 인지 그리고/또는 감각-운동 기능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징후와 증상은 다른 사람에 의해서 관찰되거나 개인에 의해서 보고될 수 있다.

 

B. 매일의 사건의 회상, 중요한 개인적 정보, 그리고/또는 외상적 사건에 대한 회상에서 반복적인 공백이 있는데 일상적인 망각과는 차이가 있다.

 

C. 증상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의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장애를 초래한다.

 

D. 장애가 광범위하게 문화적이나 종교적인 행위에서 받아들여지는 정상적인 부분이 아니다.

-자료제공: 서울대학교병원

한편, 치료는 정신분석적인 정신치료와 인지치료가 주를 이룬다. 또한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의 정신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중인격장애와 아동학대]

이 질환은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중인격장애의 원인

많은 경우가 어릴 적 외상 경험과 연관이 있다. 특히 신체적, 성적 학대가 가장 흔하게 보고된다. 어느 조사 결과, 다중인격장애 환자의 90% 이상이 아동시절 학대와 충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아동이 학대의 고통에서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아를 바꿈으로서 정신적 방어를 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다중인격장애의 강력 범죄 비율은 하위권

영화 속에서 다중인격장애 환자들은 잔인한 살인마로 자주 등장한다. 위에 언급했던 영화 3편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현실 속 다중인격장애 환자도 영화와 같을까?

이에 대해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일반인들의 범죄율이 정신장애인들의 범죄율보다 17배나 더 많고 정신장애인들 중에서도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속한 사람들은 살인 등 강력 범죄의 비율에 있어서도 하위권에 속한다.”라며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가해자이기 보다는 (아동학대)피해자로서의 성격을 더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강력범죄 비율은 일반인> 일반인들 중에서도 술 취한 사람> 정신장애(이 안에서도 다중인격장애가 하위권)’ 순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다중인격장애 환자의 90%는 여성이다. 이에 다중인격장애의 강력범죄 비율이 낮은 것에는 여성 환자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다. 일반인의 강력범죄 경우, 가해자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생각은 보편화의 오류일 수도 있지만, 통계를 보면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동학대, 정신장애를 남기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는 무엇이기에 그들이 다른 인격까지 만들어냈던 것일까.

아동학대는 간단히 말해서 아동에게 심리적, 육체적인 고통을 준 것으로, 그로 인해 향후 아동의 성장과 발달까지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범죄이다. 아동학대는 크게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양육의 소홀) 등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아동학대의 발생률은 해가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신고접수 및 판정현황(2012~2018)’에 따르면, 전체 신고 수는 2014년도 17천여건, 2015년도 19천여건, 2016년도 29천여건, 2017년도 34천여건, 2018년도 36천여건으로 드러났다.

또한 아동학대 가해자 유형은 대부분 부모로, 그 비율은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원인으로는, 부부 갈등 및 폭력, 원하지 않았던 임신, 부모의 아동학대 경험, 술 중독, 경제적 이유 등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아동학대의 결과로, 아이들은 정신장애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보통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장애 등의 후유증을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어느 연구에서는 아동학대 피해자의 80% 이상이 우울장애, 불안장애, 자살 시도 등 최소 1가지 이상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한편, 아동학대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되풀이되는 범죄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어렸을 적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자식에게 되풀이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미국 아동 학대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를 당하고 청소년기에 범죄를 저질러 체포된 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다중인격장애 환자의 강력범죄 비율이 낮을지는 몰라도, ‘아동학대 피해자전체로 놓고 봤을 때,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낮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다중인격장애, 누구의 문제인가]

그렇다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다중인격장애는 누구의 문제일까? 다중인격장애의 주요 원인은 아동학대이고, 아동학대의 원인은 부모의 학대가 많았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대부분)부모의 문제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모들은 어렸을 적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원만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 가정폭력을 경험 등으로 인해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며, 자신의 자녀까지도 되풀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면, 자신의 분노를 통제할 수 있으며, 아동학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미시적으로 보면 가해자인 (대부분)부모의 잘못이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꼬리의 꼬리를 무는 문제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 및 치료, 부모라면 올바르게 자녀를 이끌어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다중인격장애 환자들은 영화처럼 잔인한 살인마가 아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보듬어야 할 피해자로 볼 수 있다. 또한 그 주원인인 아동학대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을 양육할 때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부모의 행동 하나로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영화 속 다중인격장애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 편에서는 영화 속 천식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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