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로 향하는 여성들의 ‘당당한’ 발걸음을 위하여
산부인과로 향하는 여성들의 ‘당당한’ 발걸음을 위하여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8.09 14:00
  • 최종수정 2019.08.09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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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산부인과

[헬스컨슈머] 여성의 생식기는 민감해서 스트레스에도 특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것을 눈치 보며 두려워하고 있다. 이는 산부인과 가는 목적이 임신, 성병, 낙태일 것이라는 편견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물론 현재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주기적으로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검진 받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성의 나이가 어릴수록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몇 번의 고민을 거쳐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을 향하게 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여성의 생식기는 민감하다, 그러므로 산부인과 방문은 당연한 일]

-여성의 생식기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여성의 생식기관은 위치에 따라서 내부 생식기와 외부 생식기로 구분할 수 있다. 내부 생식기는 말 그대로 안쪽에 위치하며 질, 자궁, 난소, 나팔관을 포함하는 말이다. 외부 생식기는 바깥쪽에 위치한 생식기로 대음순, 소음순, 음핵, 요도구 등을 포함한다.

한편 남성의 경우 생식기가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어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관리하기도 쉽다. 반면 여성의 생식기는 남성보다 복잡하고, 내부 생식기의 경우 습한 상태이기 때문에 생식기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여성의 생식기는 환절기와 같은 외부기온의 변화,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의 이유로도 질염 등의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생리기간에 사용하는 생리대로 인해, 외부 생식기의 가려움, 발진 등 민감성 피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여성의 생식기 구조 상, 성병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감염되기 쉽다. 생식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임질균의 경우, 이것을 지닌 남성과 한 번의 섹스를 한 여성의 감염 확률은 무려 80%라고 보고된다. 반면 반대의 상황에서, 임질균에 걸린 여성과 한 번 섹스를 할 경우 남성이 감염될 확률은 20%이다. 이는 여성의 성병 감염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여성은 산부인과를 방문할 이유가 다분하다. 또한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볼 수 있는 내용은 임신, 질염, 성병, 방광염, 요실금, 생리통, 생리불순, 갱년기와 폐경 검사 및 상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그 외 여성암 검진 등수도 없이 많다. 정리하자면, 여성의 생식기에 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생식기 구조 상 당연한 현상이며, 산부인과를 가는 일은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은 인식의 문제다]

이 모든 내용을 종합해보면, 첫 째는 여성의 생식기는 민감하고 질환에 잘 걸릴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로 인해 산부인과 방문이 필연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산부인과 방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유명 포털사이트에 고등학생 산부인과를 검색한 결과, 다수의 고등학생들이 방문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산부인과 혼자가면 이상하게 보나요?”

생리불순 때문에 병원 가보고 싶은데 혼자가면 오해할까봐 못 가겠어요

질염이라서 부모님께 산부인과 가봐야 하냐고 물어봤는데 반응이 안 좋으세요

산부인과에 어린 학생이 혼자 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봐요

이처럼 젊은 여성의 산부인과 방문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다. 산부인과는 여성의 건강을 다루는 곳이다. 여성이 건강을 회복하고자 방문하는 일에 이상한 시선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또한 가령 흔히들 말하는 사고 쳤네라는 말이 맞다 해도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지, 남이 눈치를 주고 오지랖을 부려서는 안 될 문제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산부인과는 여성의 건강을 검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만약 당신 혹은 주위 사람이, 남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산부인과 방문을 망설이고 있다면, 눈치 보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건강을 위해 산부인과에서 주기적으로 검사 받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당당한 발걸음을 보여준다면, 이상하게 바라보던 시선들이, 반대로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순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한편, ‘산부의 뜻은 산모를 뜻하는 말이다. 임신과 관련된 진료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임신 외에도 다양한 진료과목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산부인과가 아닌 여성병원으로 이름이 교체되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여성들이 더욱 당당하게 병원에 방문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