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뼈가 아파요” 성장통이 아닌 관절 질환?
“엄마, 뼈가 아파요” 성장통이 아닌 관절 질환?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8.12 14:00
  • 최종수정 2019.08.12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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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형외과 전문의에게 듣는 아이들의 관절 질환

[헬스컨슈머] 기자가 어렸을 적, 무릎이 몇 달 내내 아파서 부모님에게 통증을 호소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부모님은 성장통이라 반응을 보였고, 결국 병원에 가지 않았다. 다행히 기자는 관절 질환이 아니었지만, 실제로 소아 관절 질환을 앓고 있던 아이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성인이 되어서 관절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소아 관절 질환은 성장기의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아이들이 관절에서 이상을 느낀다면, 성장통이라 여기지 말고, 소아정형외과로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소아정형외과에서 주로 보는 진료내용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서울부민병원 소아정형외과 정재훈 전문의는 소아 외상(골절, 인대 손상, 타박상 포함),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선천성 고관절 탈구, O자형X자형의 휜다리, 평발까지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증상들을 살펴보고, 아이들의 증상이 아래의 글과 유사하다면 관절 질환을 의심해보도록 하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특별한 외상없이 엉덩이·무릎이 아프거나, 다리를 저는 증상이라면?]

이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과성 고관절 혈액막염이란 일시적으로 고관절의 활액막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여기서 고관절은 엉덩이뼈와 다리뼈가 연결되는 관절을 말한다. 또한 이것의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한쪽 고관절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다행히 이 질환은 적절한 휴식을 통해 호전된다. 증상은 보통 3~7일에 걸쳐서 완화되지만 일부는 몇 주 정도 지속될 수 있다.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만 증상이 심하게 발생할 경우, 소염진통제나 단기간 견인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이의 두 다리 길이가 다르다면?]

아이를 바로 눕혀서 개구리 다리를 했을 때, 관절이 잘 벌어지지 않을 경우, 또는 걸음걸이가 어색하며 오리처럼 뒤뚱거리는 걸음을 보인다면, ‘선천성 고관절 탈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선천적으로 고관절이 어긋나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질환을 방치하게 되면, 고관절이 빠진 쪽의 다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짧아지면서 걷기 힘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선천성 고관절 탈구의 치료는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출생 시점~6개월 사이에는 끈 보조기를 이용하여 치료를 시행하며, 6개월~18개월 사이에는 전신 마취하고 손으로 관절을 맞추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18개월~8세 사이에 발견된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O자형X자형 다리]

아이들의 다리모양을 보고, 모양이 이상하다며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을 것이다. O자형 다리란 차렷 자세에서 무릎이 붙지 않는 모습이다. X자형 다리는 차렷 자세에서 무릎은 붙으나 발목이 안 붙는 형태를 보여준다.

사실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항상 곧은 다리 모양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 2세까지는 대부분O자형 다리를 하게 되고, 7살까지는 다시 X자형 다리, 7세부터 바르게 곧은 모양을 갖게 된다.

다만 아이가 비만이거나, 10개월 전에 빨리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한쪽 다리가 유독 O자형이라면 유아기 경골 내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유아기 경골 내반증은 근위 경골(정강뼈) 성장판의 발육장애로 인해 발생하며, 뼈의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키가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이와 같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발견이 늦거나 보조기 치료에도 좋아지지 않으면 교정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아이들도 평발이 있다]

한편, 3세 전후에 평발로 외래를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소아의 경우 대부분은 평발이고 자라면서 10~12세까지 발의 아치(쉽게 말해 발바닥 중간부분)가 조금씩 높아진다. 성인이 되어서도 평발인 경우는 10~20% 정도지만 대부분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킬레스가 유연하지 않은 경우에는 평발로 인한 통증이나 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서울부민병원 소아정형외과 정재훈 전문의는 아이가 어떻게 성장할지 예측을 하고, 그에 맞춰 치료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관절 질환은 다양하다. 특히 아이들은 신체가 아프거나 불편할 경우,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다. 따라서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며, 특정 증상이 발견된다면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질환을 미리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아이들이 더욱 건강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