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무서운 병, 에이즈.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생각은 아마도 ‘섹스로 인해 옮아서 죽는 병’일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은 ‘HIV’가 에이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HIV와 에이즈는 다른 개념이며,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이번 편을 통해 에이즈가 어떤 병인지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영화 속 ‘에이즈’]

-보헤미안 랩소디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작년에 국내 개봉하여 엄청난 인기를 끈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본 적 없는 사람들도 ‘마마~우우우~’라는 노래 구절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과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에 관한 실화를 다뤘다. 밴드가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오르는 과정과 프레디 머큐리의 개인사가 주된 이야기이다. 한편, 영화 속에서는 프레디 머큐리가 남성을 만나는 등의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실제의 프레디 머큐리는 결국 사망에 이르는데, 그 원인은 에이즈 합병증인 폐렴 때문이었다. 즉, 톱스타인 프레디 머큐리를 죽음에 내몰아 버린 것이 바로 ‘에이즈’라는 말이다.

-굿바이 마이 프랜드

‘소년들의 우정이야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덱스터와 에릭이라는 두 소년이다. 덱스터는 어린 시절, 수혈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되어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에릭은 덱스터의 옆집에 사는 평범한 소년이다. 호기심으로 담장을 넘게 되며 덱스터와 친해진다. 에릭은 덱스터의 병을 치료해주기 위해 초콜렛을 먹이는 등 엉뚱한 시도를 끊임없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뉴올리언즈의 한 의사가 치료약을 발명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두 소년은 뉴올리언즈로 향하게 된다. 영화 <굿바이 마이 프랜드>는 순수한 두 소년의 우정과 여행담, 그리고 가슴 아픈 이별을 곱게 담아낸 영화이다.

-너는 내 운명

‘고마워요 사랑해줘서’

시골 노총각 석중(황정민)은 다방에서 일하는 은하(전도연)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촌스럽고 서툴지만 순수한 그의 구애에 은하도 마음을 열게 된다. 석중은 은하를 행복하게 위해 소를 팔게 되고, 그런 그의 앞길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떠나는 은하. 또한 사실 은하는 에이즈 환자였다. 은하가 에이즈 환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도 석중은 그녀에게 여전히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영화 <너는 내 운명>은 석중의 순수한 사랑이 빛을 내는 영화이다.

[면역세포가 파괴되면서, 여러 가지 병이 생기는 ‘에이즈’]

이처럼 영화 속 인물들이 앓는 에이즈는 정확히 무엇일까?

에이즈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먼저 에이즈를 알아보기에 앞서 HIV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HIV와 에이즈는 다른 개념이다

HIV란,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라고도 부르며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 안에서 증식을 하며, 결국 면역세포를 파괴시켜 버리는 파괴자다. 또한 HIV는 감염되면 모든 체액에 서식하여 혈액, 정액, 질분비물, 모유 등에도 존재한다. 다만 인체 밖에서는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바이러스라서, 공기 중에서 HIV 감염자의 체액이 돌아다녀도 전파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HIV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라면, HIV 감염자는 모두 에이즈 환자일까?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HIV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바로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리게 되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건강한 상태로 살아가는 HIV 감염자도 많다.

일단 HIV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범하면, 체내의 면역세포들은 서서히 파괴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에 의한 감염이 쉬워지며 여러 질환이 발생되고 결국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를 에이즈라고 말한다.

즉 HIV 감염 자체와 HIV 감염으로 인해 체내에 질환 등의 영향까지 미치는 것은, 한 끝 차이로 다른 개념이란 소리다.

-HIV는 어떻게 감염될까? 키스를 통해서도 옮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에이즈를 일으킬 수 있는 HIV는 어떻게 감염될까? 앞서 언급했듯 HIV는 인체 밖에서는 오랫동안 생존하기 어렵다. 따라서 HIV감염은 감염자의 체액(혈액, 정액, 질분비액, 모유 등)을 직접적으로 나눌 때 가능해진다. 대표적인 경로는 섹스, 수혈, 주사기 공동사용, 수유 등이 있다. 또한 섹스 시 콘돔을 제대로 사용하면 HIV의 전파를 80% 정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100%가 아닌 이유는, 섹스할 때 콘돔이 조금이라도 벗겨지거나, 정액이 흘러넘치는 등의 이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키스를 통해서 HIV에 옮을 수 있을지 궁금해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침도 체액이지만, 다른 체액의 종류에 비해 바이러스의 양은 매우 희박하다. 침의 1ml에는 5개미만의 적은 HIV 바이러스가 들어있다. 결론적으로는 키스를 해서 침이 닿아도 바이러스의 양은 극히 소량이라 HIV 감염을 일으키기에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원리로 HIV 감염자와 음식을 함께 나눠먹어도 HIV 전파가 이뤄지지 않는다.

-증상

HIV감염자의 50%는 감염 이후 3~6주가 지나면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전신 통증, 열,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증상들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감염자 본인의 면역력에 의해 사라지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수의 HIV 감염자는 수년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본인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다만, 면역기능의 감소와 타인에게 HIV를 전파시킬 수 있는 감염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또한 언제 에이즈로 나타나게 될지 모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HIV로 인해 면역력 체계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면, 에이즈로 진행될 수 있다. 에이즈로 진행되기 수개월~2년 전에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설사, 발열, 기억력 감퇴, 떨어지는 집중력, 체중의 급격한 감소 등이 그 예이다. 그렇게 에이즈로 진행이 되면, 각종 균들이 침범하기 쉬워져서 그로 인한 폐렴, 결핵, 암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결말은 당신의 몫]

한편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 감염의 완치는 현재까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HIV 바이러스의 수를 낮추는 약이 존재하고 있다. 즉, 강력한 항바이러스 약제를 통해서 HIV 감염자는 어느 정도의 면역체계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약제는 전 세계적으로는 23가지 정도이며, 국내에서 쓰이는 약제는 15가지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항바이러스 약제를 사용하게 되면, HIV 바이러스의 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은 억제된다. 다만 약을 끊게 되면, 다시 HIV바이러스가 급속하게 증가한다고 하니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다.

HIV감염자는 면역력이 약한 만큼 평소 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할 부분들이 많다. 먼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감염’에 취약하므로, 감염성 환자와의 접촉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HIV가 전파될 수 있으니, 평소 자신의 체액이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국가에서는 에이즈 환자에 대해 철저히 비밀유지를 하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만약 HIV감염이나 나아가 에이즈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를 수치스러워하며, 주변에 소문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다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죽음까지 이르게 된다면 그것은 더 후회스러운 일이 될지 모른다. 따라서 그 전에 치료를 받아 면역력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영화 속 에이즈 환자의 결말은 늘 안타깝게 표현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즉, 환자의 결말은 본인이 만들어낼 수 있다. 마치 (온갖 고난이 담긴)영화에서 행복을 예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열린 결말’처럼 말이다.

이연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