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복용 가짓수 높을수록 위험하다
약물 복용 가짓수 높을수록 위험하다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8.20 13:00
  • 최종수정 2019.08.2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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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이상 약물 복용 노인의 사망위험 25% 증가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 이하 건보공단)은<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의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고령인구, 만성질환, 복합질환 등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러 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따른 현황의 파악과 혹시 모를 문제점에 대한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약물 다양하게 복용할수록 위험성 더 높다]

보험공단 일산병원 내과 장태익 교수를 필두로 한 연구진은 전 국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5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의 현황을 파악, 이를 통해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의 구체적인 내용은 2012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중 2012년 한 해 동안 약물 처방이 270일 이상이지만 입원 기록은 없는 3,008천명에 대한 분석이다.

대상자 중 5개 이상의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이하 다제약물군)은 46.6%였으며, 다제약물군이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들(이하 대조군) 보다 부적절 처방률도 33.2%p 더 높았다.

다시 이 대상자들의 기록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한 결과, 다제약물군은 대조군에 비해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이 높아져, 11개 이상 복용군은 2개 이하 복용군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하였다.

결론적으로 약물을 많이 복용하는 사람일수록 입원, 사망 위험 등이 더욱 크다는 의미가 된다. 건강을 지키고자 복용하는 약물이 거꾸로 스스로를 해칠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된 셈이다.

 

[대국민 지원 방안]

건보공단은 이러한 다제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만성질환 범위와 서비스 대상자를 작년 기준 4개 질환, 9개 지역 684명에서 올해 13개 질환, 64개 지역 3,000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대상자의 사회․경제․임상적 특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약사 등의 전문가가 대상자를 방문하여 약물이용 상태를 점검하고, 약물이용의 개선을 위하여 3개월 간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의사-약사의 긴밀한 협업 역시도 준비되었다. 건보공단은 서울시 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서울시의사회 주도로 의사-약사-공단이 협업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며, 올해 9월부터 서울시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대상자가 의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대상자의 약물복용 상태를 파악하게 되고, 대상자는 이후 3개월 간 지속적으로 상황에 따라 가정방문 또는 내원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연구를 통하여 노인환자에서의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 약물사용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보공단은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2018년 기준 95만 명을 넘으며, 지금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건보공단은 특히 올해는 지역의사회가 참여하는 사업이 병행되어 약물이용지원 서비스의 실질적인 개선이 예상된다”라며 기대를 밝히며, 전문가가 참여하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해 국민 모두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