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탐방⑧ 영화 속 ‘자폐증’
무비탐방⑧ 영화 속 ‘자폐증’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8.27 09:00
  • 최종수정 2019.08.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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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병

[헬스컨슈머] ‘너 자폐아지?!’ 이는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친구들과 서로를 놀릴 때 하던 말이다. 또한 시간이 흘러, 그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이처럼 자폐증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질환이었다. 그렇다면 자폐증은 정확히 무엇일까? 이번 무비탐방 8편에서는 자폐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영화 속 자폐증’]

영화 '말아톤', 포스터
영화 '말아톤', 포스터

-말아톤

영화 <말아톤>2005년도에 개봉했지만 아직까지도 역대 한국영화 관객 수 1(전체 관람가 등급 중)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 이 영화를 본 적 없더라도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대사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윤초원(조승우)으로,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엄마의 도움으로 마라톤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초원은 20살 청년이지만, 지능은 5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비록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초원이지만 그가 지니고 있는 열정과 순수함은 누가 봐도 박수를 칠만하다. 이 영화에는 모성애, 스승과 제자, 마라톤에 대한 초원의 열정 등의 요소들이 함축되어있어서 직접 보게 되면 당신의 마음을 울리고 있을 것이다.

영화 '증인', 스틸컷
영화 '증인', 스틸컷

-증인

주인공 순호(정우성)는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이다. 이에 살인사건의 목격자인 자폐증 환자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세우려고 한다. 순호는 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결국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속물이 되려고 하는 순호가 순수한 지우를 만나서 위로를 받고, 소통해가는 과정에 있다. 또한 지우 역시 자신만의 세계를 벗어나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딛어서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주고 있다.


[자신의 세계, 자폐증]

이처럼 주인공들이 앓고 있는 자폐증은 무엇일까?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운 발달장애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 같은 상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소아 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대부분 36개월 이전에 나타난다.

-원인

자폐증의 원인은 주로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파악하고 있다. 거론되는 원인은 임신, 감염, 유전적 요인 등이다. 임신 3개월 이내에 산모가 풍진에 감염되면 태아의 뇌가 손상되어 자폐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신생아가 헤르페스 뇌염에 감염된 경우,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이 거론되는 이유는 자폐아동의 형제자매에 관한 연구 결과로 파악할 수 있다. 어느 연구 결과, 자폐아동의 형제들이 자폐증을 앓을 가능성은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50배가 넘는다고 한다. 또한 쌍둥이 연구결과, 자폐아동의 일란성쌍둥이는 자폐증을 가질 가능성 36%, 이란성쌍둥이는 0%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요인이 자폐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자폐증은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나 내분비 기능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

자폐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의사소통 및 언어장애, 행동장애, 사회적 상호관계의 장애이다.

먼저 의사소통 및 언어장애의 증상을 살펴보자면, 말할 때가 지났지만 전혀 말이 없는 경우, 언어발달이 과하게 늦거나, 남이 말한 단어를 따라한다거나, 목소리 크기 조절을 못하고,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된다.

행동장애는 몸을 흔들거나, 물건을 의미 없이 회전시키거나, 숫자에 집착하거나, 산만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것이다. 아마 자녀가 행동장애의 특징을 보인다면 아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발달장애가 있는 건지 헷갈릴 부모도 많을 것이다.

만약 타인과 접촉을 싫어하고,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 안에 사는 것처럼 보인다면 사회적 상호관계 장애의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 증상을 보이는 아동은 대체로 감정표현이 적고, 대인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자폐증의 치료는?]

이러한 자폐증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사실 자폐증을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치료목표는 앞서 언급한 증상들을 감소시키고, 자폐아동이 자립기술을 습득하도록 돕는 것에 있다. 현재 국내에는 자폐아동을 위한 언어치료, 발달적 놀이치료, 감각통합치료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치료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양육자와 아이가 애정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장기간 지속적인 언어치료를 통해, 아동이 타인과 의사소통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로, 아동에 대한 끝없는 격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치료과정에 돌입하면 자폐아동은 다양한 학습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의 수준에 맞는 특정 상황을 만들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거나, 반복훈련을 통해 학습시키고 보상을 하는 등의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과정을 거친 뒤 경과는 자폐아동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자폐아동의 지능과 언어발달 정도, 교육시간, 조기발견 등이 치료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처음 진찰할 당시 지능이 70이상이고, 5~7세에 말을 하며, 특수교육을 받은 자폐아동의 경과가 가장 좋다고 한다. 또한 자폐아동이 성인이 된 후에는 15% 정도는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20%는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 외에는 가족에게 의존하며 살게 된다.

이처럼 자폐증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버린 안타까운 병이다. 이것은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이 아니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또래의 아이들과 격차가 커지기 때문에 진단 즉시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자폐아동은 주변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가 어떤 말을 이해 못하는 경우, 답답하다고 혼낼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해서 알려줘야 한다. 물론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자폐증은 마음이 자라나지 못하게 방해하는 훼방꾼임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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