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왜 나쁜데?
감자튀김, 왜 나쁜데?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8.29 13:30
  • 최종수정 2019.08.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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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감자튀김, 현대를 살아가면서 그 흔한 음식을 한번도 먹지 않아본 사람은 없을터이다. 감자를 썰어 기름에 튀긴다는 그 발상은, 탄수화물과 지방의 결합이라는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그 결과를 말해 무엇하랴, 처음 탄생한지 300여년이 지난 지금, 그로부터 시즈닝 감자튀김, 웨지감자, 벌집감자, 감자칩까지 수많은 걸출한 후예(?)들이 양성되었다.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 탁월한 맛은 건강에 대한 위협을 낳았다. 그렇다, 바로 ‘튀긴 감자에는 발암물질이 나온다’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감자튀김에 뭐가 들어있길래]

그렇다면 귀가 따갑도록 들어본 ‘감자튀김 발암물질’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 정체는 바로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 C3H5NO)라는 물질이다. 꽤나 위험하고 인공적으로 들리는 이름과는 달리, 감자나 고구마 등의 서류(薯類)와 같이 탄수화물 함량이 많은 식품을,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등 고온으로 가열할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성분이다.

이것은 동물에게 전반적으로 작용하는 발암물질로서, 사람에게도 신경이상을 일으키는 위험한 물질이다. 다행히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대인들이 평소에 섭취하는 아크릴아마이드의 양은 건강에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WHO에서 정한 아크릴아마이드 함량 기준은 식수 내 0.5ppb(1ppb=1/1000ppm) 수준이다. 이것은 동물의 체내에서 암을 유발하는 양의 1%가량에 불과하다. 참고로 아크릴아마이드의 식수 기준이 정해진 이유는 현대 정수기술의 침전/여과과정에서 폴리아크릴아마이드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2년에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먹는 식품에도 아크릴아마이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밝혀진 이래로, 이에 관련된 수많은 역학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아크릴아마이드를 비교적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을 장기간 즐겨 먹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특별히 더 위험하지는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한국인들의 평균 섭취수준은 그보다 더 낮아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여인형 동국대 화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말하자면 아크릴아마이드는 어느정도 조심해야겠지만, 단지 이 때문에 아크릴아마이드를 포함한 일상의 음식들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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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크릴아마이드가 걱정된다면?]

연구결과에 따르면 온도가 섭씨 120도 이상이 되어야 아크릴아마이드가 형성된다. 한마디로 끓이는 요리법(물의 끓는점은 섭씨 100도에 불과하므로)외의 가열 요리법은 대부분 아크릴아마이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아크릴아마이드가 문제가 되자 사람들은 온도를 조절하여 맛을 잃지 않으면서 아크릴아마이드 형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 냈다. 그 결과 감자를 섭씨 175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조리를 하면 아크릴아마이드의 형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묽은 식초 용액에서 살짝 데친 후에 감자 튀김을 하면 아크릴아마이드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조리법도 발표되었다.

감자 튀김, 빵, 과자, 커피 등에 포함되어 있을 지도 모르는 아크릴아마이드 때문에 평소에 즐겨먹는 식품을 멀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파란만장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회인들에게 있어 먹는 즐거움이란 포기하기 힘든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아니다.

다행히도 앞서 언급되었듯이 감자를 포함한 많은 종류의 음식에는 적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 정도는 감수를 하고 먹어도 좋을 만큼 몸에 좋은 다른 물질들이 훨씬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여 평소에 스스로를 위로해주던 훌륭한 음식들을 멀리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감자튀김 자체는 과도한 탄수화물과 지방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발암물질보다는 비만을 조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