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운동했더니 근육이 녹는다
열심히 운동했더니 근육이 녹는다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9.05 09:00
  • 최종수정 2020.01.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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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운동하고 갈색 소변이 나온다면? '횡문근융해증'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멋진 몸매, 그리고 건강, 운동이 주는 가장 큰 이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두 가지의 장점이다. 그러나 동기가 무엇이던 간에, 또는 하는 운동이 무엇이던 간에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바로 적절한 강도와 시간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오버트레이닝, 즉 과도한 운동은 보통 멋진 몸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이다. 하지만 가끔씩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이 실수를 하곤 하는데, 이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오버트레이닝은 오히려 운동을 안하느니만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적절한 운동은 근육을 키우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소모하고, 근육을 붙여 멋진 몸매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갑작스러운 고강도의 운동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닌, 거꾸로 근육을 없애버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두 10대 소녀가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부실한 식단을 먹으며 스쿼트를 1000개씩 하다가, 결국 에너지를 소모하다 못해 근육까지 분해하게 되어 중환자실 신세를 진 사태도 일어났다.

위의 내용을 읽고 갑자기 불안해진다면, 이 글은 바로 당신을 위한 글이 될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환, 횡문근융해증에 대해서 알아보자.

 

[근육이 녹는다, 횡문근융해증]

횡문근융해증은 갑작스러운 고강도의 근육 운동으로 근육에 에너지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근육이 손상되고, 손상된 근육 세포내 물질들이 갑자기 다량으로 혈액내로 배출되어 혈액 내 여러 수치들이 상승되는 질환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근육이 녹아내리고, 녹아내린 물질들이 피로 섞여들어가 혈액을 비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이다.

여기서 횡문근이란 팔이나 다리 등 움직이는 신체부위에 있는 대부분의 골격근을 말한다, 그리고 횡문근융해증은 어느 부위의 근육에도 다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근육 손상의 정도가 심하고, 녹아내린 성분들로 인해 혈액 내 이상 물질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1차적으로 신장이 이 문제를 처리한다. 물론 평소에도 이러한 역할을 도맡아 하는 것이 장기인만큼 적정량 수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일정 수준을 넘어버리면 신장에도 영구적인 손상이 갈 수 있다. 제대로 된 처치가 없거나 늦은 경우, 급성 신부전증으로 발전할 확률도 높다. 근육 좀 키워보려다 말 그대로 ‘초가삼간 홀랑 태워먹는’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횡문근융해증을 진단받은 경우에는 수액치료가 우선적이다. 이것은 혈액의 균형이 깨졌을 때, 체액과 비슷한 성분의 수액을 투입시켜 평소의 상태에 최대한 가깝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수액이 들어가면 신장의 배설 기능, 즉 대소변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효과도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욕심은 ‘지속성’을 논할때나 부리자]

어떠한 연유로, 무슨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던지간에 우리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인 수치는 한정되어 있다.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한계는 없다지만, 육체의 한계는 엄연히 존재하니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말자. 우리가 욕심을 부려야 할 것은 하루에 얼마만큼 하느냐가 아닌, 매일같이 얼마나 꾸준히 지속할 수 있냐는 것이니까.

앞서 말했듯이 횡문근융해증의 치료는 손상된 근육세포에서 혈액으로 나온 여러 물질들을 신장을 통해 배설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초기에 다량의 수액을 공급하며 배뇨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신장 손상으로 급성신부전을 동반한 경우에는 투석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상태에서 함부로 움직였다간 막대한 후속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신체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히 쉬면서 전문가의 처치를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통증이 심해 참기 힘들다면, 통증 부위에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횡문근융해증 예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로 충분한 준비운동, 둘째로 적절한 난이도의 근육 운동, 마지막으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이다. 이 외에 근육을 장시간 압박하는 행위도 발생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자.

만약에 근육 운동 후에 운동 부위가 붓고 통증이 지속되며, 소변이 갈색을 띈다면 횡문근융해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그 밖에 미열, 전신 무력감 등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의심이 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안신영 교수는 “운동을 할 때에는 충분한 준비 운동과 수분 섭취 및 적절한 휴식이 중요하다”며 “운동 후 근육통이 지속되고 소변색이 어두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급성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