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푹 자고 싶어요
엄마, 푹 자고 싶어요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9.05 15:00
  • 최종수정 2019.09.05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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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수면장애로 고통 받고 있을 우리아이

[헬스컨슈머]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밤 중 갑자기 깨어난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울어서 잠을 설친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아이의 잠투정일까 아니면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문제는 아이들이 수면장애를 앓게 될 경우, 감정기복이 커지고 스트레스가 가중되며, 면역기능 및 집중력 저하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아이들의 수면장애 종류와 원인을 파악하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비명, 공포, 그리고 야경증]

아이들이 앓을 수 있는 수면장애는 야경증, 몽유병, 악몽이 가장 대표적이다. 먼저, 야경증은 깊은 수면단계로 접어든지 2~3시간 이후에 깨어나서 비명과 공황상태를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이때 아이들은 공포에 질린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깨어난다. 다만, 아침이 되면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의 1~6% 정도가 야경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된 증상으로는 극도의 공포감이 동반된 비명으로 시작해 벽을 치거나 방에서 놀란 듯이 뛰어 돌아다니는 등의 불안감을 보인다.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동공이 확대되며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부모가 화를 내거나 다그치는 것은, 아이에게 수치심과 불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오히려 야경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니 사고의 위험이 없다면 아이가 안정될 수 있게 안아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으나,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가족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이러한 야경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장상현 교수에 따르면, 부모 모두에게 야경증이 있었던 경우에 60%의 아이에서 야경증이 나타났고, 한쪽 부모만 있었던 경우에는 45%에서 아이가 야경증을 보인다.

원인과 관련하여 장 교수는 야경증은 피로나 심한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특히 낮에 너무 많이 놀았거나 힘든 일을 겪었을 경우 이런 증상을 더 많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터벅터벅 걸어 다니는 몽유병]

몽유병이란 수면 도중 일어나 돌아다니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몽유병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지만, 주로 어린 시절에 발생하며 아동의 10~30%는 몽유병을 한번쯤 경험한 적 있다고 한다. 이러한 몽유병은 증상이 복잡하고 지속시간에도 변화가 많다.

몽유병이 발생한 아이는 목적 없이 걸어 다니고, 물건을 여기저기 옮기거나, 집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눈을 크게 뜨고 있지만 초점이 없어 보인다. 또한 중얼거리기도 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몽유병 중에는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며 깨어난 이후 몽유병 중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몽유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스트레스, 극심한 피로, 수면박탈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또한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되고 있다. 부모가 몽유병을 앓았다면, 아이가 몽유병을 경험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10배 정도 높아질 수 있다. 한편, 아이가 몽유병을 앓고 있다면 수면을 잘 취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 증상이 심할 경우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몽유병 아이들이 언제 다칠지 모르기 때문에 현관문과 창문을 닫는 등 안전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무서운 꿈, 악몽]

악몽은 아이들이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수면장애 중 하나로, 새벽에 발생하기 쉽다. 아이들이 악몽을 경험하게 되면, 감정은 매우 격앙되고, 현실과 혼동할 정도로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

악몽은 대개 3~5세 소아의 1050%에서 나타나는데, 특히 10~12세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특히 여아에서 2~4배 정도 더 흔하게 나타난다. 악몽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악몽의 빈도나 강도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악몽은 불안, 우울, 죄책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 아이들이 악몽을 꿨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 부모가 아이를 안아주면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장 교수는 소아에서의 악몽은 나이가 들면서 차차 좋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은 치료 대상이 아니지만 정도가 심하면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거나 아이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평소 악몽을 자주 꾸는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지지와 위안이 필요하며, 무서운 내용의 비디오, 만화책 등은 악몽을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아이들은 야경증과 악몽으로 괴로워하며, 몽유병으로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일은 아니며 시끄럽다고 혼내기보다는, 다정하게 보듬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이 부모의 품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 단순한 잠투정이라 여기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