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불편한 내 다리, 설마 나도 ‘하지불안증후군’?
이유 없이 불편한 내 다리, 설마 나도 ‘하지불안증후군’?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9.04 11:00
  • 최종수정 2019.09.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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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밤사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한 느낌이 있었어요.

저릿하고 이유 없이 불쾌한 느낌…

누워서 잠을 자기 힘들 정도라 식탁에 기대 쪽잠을 자야 하는 정도?

허리디스크인가 싶어 신경외과도 갔다 왔는데 나아지질 않았어요.

주변에서 신경과로 가보라 해서 어렵게 찾아갔는데

‘하지불안증후군’ 이라네요.

 

김모 씨(30)

[웅크려도 뻗어도 불편한 다리, 대체 왜?]

[헬스컨슈머] 김모 씨가 경험한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어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드는 것이 특징인 신경학적 상태를 말한다. 주로 저녁이나 잠들기 전 다리가 저리는 듯한 느낌 등의 불쾌감이 들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질병으로,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이 같은 느낌이 심해지고 움직이면 조금 나아지므로 지속해서 움직여야만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다리가 조이거나 저리는 느낌이며 벌레가 기어 다니는 근질근질한 느낌, 쿡쿡 쑤시거나 타는 듯 하며 전류가 흐르는 느낌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자기 전 밤마다 누워서 다리를 주무른다면… 혹시 당신도?]

하지불안증후군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15%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한 불면증이나 혈액순환 장애 때문에 생긴 저림 증상 또는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등으로 오해받기 일쑤다. 

이 때문에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은 하지불안증후군을 구분하는 핵심 기준으로 1) 다리에 이상한 느낌과 함께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고 2)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며 3) 다리를 주무르거나 걷기 또는 스트레칭을 할 때 증세가 완화되고 4) 저녁이나 밤에 불쾌한 느낌이 더 심해지는 경우, 이렇게 총 네 가지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불쾌감, 해결할 수 있는 걸까?]

하지불안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유전성이 큰 일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인지 특정 질병에 의한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인지를 구분하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은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환자가 이 일차성에 속한다.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은 철분 부족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 그 외에 심한 다이어트, 당뇨병, 신장병, 알코올중독, 파킨슨병, 말초 신경병증 등이 있다.

환자는 진단 결과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도파민 등의 약물로 치료 받게 되며 보통은 약물요법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지불안증후군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혈액 생성과 철분 흡수를 돕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김정빈 교수는 "극심한 통증이나 증상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병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점점 심해질 수 있다"고 조언하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간단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서 빨리 증상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