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탐방⑪ 영화 속 ‘다운증후군’
무비탐방⑪ 영화 속 ‘다운증후군’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9.06 09:00
  • 최종수정 2019.09.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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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염색체를 가진 사람

[헬스컨슈머] 다운증후군은 주변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다. 이들은 대부분 특징적인 얼굴모양을 지니고 있어서, 한눈에 다운증후군 환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질환의 명칭과 생김새는 다들 알고 있지만, 다운증후군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번 무비탐방에서는 다운증후군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영화 속 다운증후군’]

영화 '초콜렛 도넛', 스틸컷
영화 '초콜렛 도넛', 스틸컷

-초콜렛 도넛

이 영화는 남남 커플과 다운증후군 소년이라는 특별한 가족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마르코는 다운증후군 소년으로, 어느 날부터 동성커플인 루디와 폴과 함께 살게 된다. 그들은 피가 섞여있지 않지만, 함께 살며 가족의 행복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현실은 잔혹하며, 이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한편, 영화 속에는 많은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영화를 보게 되면, 가족의 의미와 세상이 그들을 갈라놓은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한 영화를 보는 중에는 관객의 입장에서 이 가족을 응원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 나는 어떤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들이 들었다면, 당신은 영화가 남긴 메시지를 잘 파악한 사람이다.

영화 '제8요일', 스틸컷
영화 '제8요일', 포스터

-8요일

이 영화는 성공한 강사인 아리와 다운증후군 환자인 조지의 우정과 그들의 삶을 담았다. 아리는 성공한 남자지만 항상 지루한 삶을 살며 이혼한 아내와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한다. 조지는 다운증후군 환자로, 어머니가 죽었지만 인정하지 않고 어머니를 찾아다닌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아리와 조지가 다를 것이 없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편,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신은 제8요일에 조지를 만들었는데, 보기에 참 좋았더라신은 7일 동안 세상을 창조한 후 8일째 되는 날에 조지를 만들었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조지는 신이 기뻐하며 만든 창조물이지만, 세상 안에는 그가 머무를 곳이 없었다. 아마 <초콜렛 도넛>과 마찬가지로 많은 생각이 들게 되는 영화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초콜렛 도넛>의 마르코 역할을 맡은 아이작 레이바<8요일>에서 조지 역할을 맡은 파스켈 뒤켄은 실제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배우들이다. 그들의 얼굴 생김새도 다운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과연 다운증후군은 어떤 질환일까?


[다운증후군의 원인: 특별한 염색체]

사람들은 모두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과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남자는 XY염색체, 여자는 XX염색체를 지녔다고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염색체는 쉽게 말해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곳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데 염색체가 쌍을 이루고 있는 형태여서 23쌍 염색체라고 한다.

그런데 원래라면 21번이라고 불리는 염색체가 (한 쌍을 이루려면)2개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다운증후군 환자에게서는 3개가 발견된다. , 21번 염색체에 있는 유전 정보 물질이 과다하여 다운증후군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또한 다운증후군 환자는 대부분 염색체가 1개 더 있으니, 47개의 염색체를 가지게 된다.

위와 같은 상태를 염색체가 3개 있다고 하여, 21번 세염색체증이라고 부른다. 95%의 환자에게서 21번 세염색체증이 나타난다. 또한 4%에서는 21번 염색체가 다른 염색체와 융합되어 있는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세염색체증은 정자나 난자의 분열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한편, 산모의 나이와 세염색체증과 연관성도 존재한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세염색체증을 가진 아이를 임신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30세 이하의 여성이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질 확률은 1000:1 미만이지만, 산모의 나이가 40세가 되면 확률이 100:1로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4%가 보이는 염색체의 형태는 산모의 나이와 무관하며 부모에게서 유전이 되거나 돌연변이로 나타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다운증후군의 증상과 치료방법은?]

-증상

이번에는 다운증후군의 증상을 살펴볼 차례다. 가장 대표적인 신체적 특징은 얼굴 모양, 손과 발이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징적인 얼굴 모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작고 낮은 코, 둥글고 납작한 얼굴 등이 그 특징이다. 손과 발을 살펴봤을 때 손금이 한 개의 선으로 된 경우가 흔하고,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가 넓게 벌어져 있기도 하다. 또한 대부분이 키가 작고 팔다리가 짧은 모습을 보인다.

다운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고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심장이나 위장관계 이상, 지능저하와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 다운증후군의 문제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50%는 심장 이상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 이는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환자의 10%는 위장관계에 문제가 생겨서 식도 폐쇄나 십이지장 폐쇄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60%의 경우 근시, 원시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백내장도 발생하기 쉽다. 75%정도는 청력 장애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또한 1가지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증상이나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한편, 모든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지능의 저하와 발달의 지연을 보여준다. 보통 사람의 평균 IQ100인 반면, 대다수의 다운증후군 환자는 IQ20~70 정도다. 이들의 지능이 낮은 만큼 배우는 습득능력 역시 느려질 수밖에 없다.

다운증후군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당뇨병, 비만, 눈의 굴절 이상, 청각 소실, 알츠하이머병, 우울증, 간질 등으로 다양하다. 물론 모두에게 나타나는 합병증은 아니지만, 일반인보다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방법

현재 다운증후군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없다. 다만, 개인의 증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심장 질환을 가진 경우에 치료 및 수술을 하고, 위장관계에 폐쇄를 지니고 태어났다면 출생 후 즉시 수술하는 것이 그 예이다.

또한 다운증후군 환자는 대부분 발달이 늦기 때문에 조기에 언어치료나 교육프로그램 등을 받는 것이 좋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 있어서 앉고 서는 것을 어려워할 수 있다. 이에 물리치료를 통해 신체를 적절히 움직일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

이처럼 다운증후군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안타까운 질환이다. 다만 우리사회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그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우리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르코와 조지를 떠올려보자. 마르코와 조지는 좋은 가족 또는 친구를 만나서 행복했지만, 세상은 결코 따뜻하지 않았기에 그들이 머물 곳이 없었다. 그래서 당신에게 질문 하나를 하고 싶다. ‘당신은 편견 없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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