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 건강에 진짜로 좋을까?
올리브유, 건강에 진짜로 좋을까?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9.11 09:00
  • 최종수정 2019.09.09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몇 년 전부터 방송과 언론에 올리브유가 오메가 3 지방산 등 불포화 지방산의 대표주자로 많이 나오면서 한국사람들이 올리브유 소비량이 치솟았다. 하지만 그 건강에 좋은 기름이라는 표현, 과연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지중해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착각’에서 출발한 ‘마케팅 꼼수’이다, 올리브유는 덮어놓고 건강식품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

 

[올리브유는 생각만큼 건강에 좋지 않다]

사실 이쯤 되면 의심부터 생겨날 순서다. TV에서, 인터넷에서 그렇게 많이 접해온 올리브유에 대한 평가가 다 거짓이었다니?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거짓말을 한 것은 일부의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사실을 말하면서 당신을 착각하게 한 것이다. 좌우지간, 이것이 바로 ‘마케팅 꼼수’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올리브유의 주성분은 오메가 3가 아닌 오메가 9이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오메가 3 섭취를 위한 건강식’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혹자는 올리브유의 높은 지방 함량이 ‘저탄고지(낮은 탄수화물과 높은 지방 섭취를 통한 다이어트 요법)’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올리브유는 불포화 지방산이 주요 성분이고, 저탄고지 요법은 포화 지방이 기본이라 이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못하다. 그냥 섭취 칼로리만 높아질 뿐이다.

사실 그리스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데이터는 매우 낡고 오래된 소리다. 현재의 그리스인들은 전혀 건강하지 않을뿐더러, WHO와 EU 통계에 따르면 오히려 유럽에서 가장 뚱뚱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올리브유가 건강에 엄청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것은 역설적으로 옛날에는 그리스인들이 실제로 건강하고 날씬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올리브유의 본고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올리브와 올리브유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현지에서 생산된 풍부한 올리브유 덕분에 그리스 식문화에서는 이를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 엄청나게)아낌없이 사용한다.

이처럼 올리브유를 무지막지하게 먹는 그리스인들이 상당히 건강하고 장수했기 때문에 ‘올리브유가 건강을 지켜준다’는 괴상한 주장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리스인들은 콩, 토마토 등의 야채, 그리고 지중해에서 잡아온 신선한 해산물을 주식으로 먹었다. 또한 토양이 비교적 척박한 편이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곡물이나, 동물성 지방을 가진 가축 등이 귀했다.

뿐만 아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스의 일반 시민들은 하루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녔으며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몸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의 구성원들이 건강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올리브유를 많이 먹은 덕분이라기보다는, 그냥 애초에 올리브유가 아니더라도 건강했을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다른 여느 세계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인들의 식탁 위에도 많은 고기와 유제품이 올라가고, 종종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자동차 등의 교통 수단이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 앉아 일을 한다. 이제 ‘대다수 그리스 사람들은 건강하다’는 명제는 틀린 명제가 되었다.

변함없이 높은 칼로리의 올리브유를 엄청나게 먹지만, 다른 식재료와 육체활동 측면에서는 훨씬 나빠졌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를 많이 먹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된 현실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항상 나오는 ‘뭐든지 적당히’]

오늘도 역시 그 명언, ‘뭐든지 적당히’가 결론이다. 적절한 방법과 적당한 양을 먹으면 올리브유도 꽤나 괜찮은 효과를 보인다.

올리브유의 효능은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여기서는 비만에 좋은 음식으로 소개되었었는데, 올리브유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8로, 5의 새우 다음으로 낮았다. 또한 일주일동안 해당 음식만 먹게 하는 실험에서도, 올리브유를 먹은 사람이 유일하게 중성 지방이 일반인 평균인 250 밑으로 나와 건강한 음식으로 결론지어졌다.

여기서 말한 내용이 언뜻 보면 앞의 내용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관건은 ‘적당량’이다, 그리고 여기서 ‘적당량’이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적은 양이란 것을 기억하자. 콜레스테롤 측면에서 올리브유는 우수한 음식이지만, 칼로리는 꽤나 위험한 편이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다른 식품의 대체품으로서 올리브유를 적당량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 하지만 다른 식품도 먹고 올리브유도 먹으면 살찌는 건 당연지사. 그리고 건강에 나쁜 식품에 올리브유를 좀 뿌린다고 해서 건강식품으로 변신하는 건 아니라는 걸 기억해두자. 그런 기대감은 패스트푸드에 일반 콜라 대신 무설탕 콜라 먹는다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