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위험! 집도 나이 들었으니 고쳐주세요.
화재위험! 집도 나이 들었으니 고쳐주세요.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9.10 13:00
  • 최종수정 2019.09.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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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엊그제 산 것 같은 새집도 20년이 지나면 낡아서 제 구실을 하기 어려워진다. 마치 사람이 나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은 스스로 병원을 가면 되지만, 집은 주인이 고쳐주지 않으면 오래된 모습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노후주택들은 안전문제에도 취약한 부분이 많다. 실제로 2017년에 발생한 단독주택 전기화재의 62%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당신의 집도 나이가 들었다면 점검 후 보수하는 것이 어떨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노후주택, 안전하지 않다]

집은 당시의 규정을 따라서 짓는다. 현재 시간이 흐르면서 주택의 전기설비에 대한 안전기준이 강화된 상태다. 하지만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은 바뀐 제도에 해당되지 않아서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 이에 주인이 안전기준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이상, 노후주택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일부 노후 단독주택을 살펴 전기화재 안전실태 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중 절반 이상이 전기설비의 미비로 화재위험이 존재했다. 백열전등·전열기구에 화재에 취약한 비닐배선을 사용하는 경우, 누전에 의한 감전위험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누전 차단기 미설치 등이 그 예이다.

또한 집안에서 사용 중인 대형가전 역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TV,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 제품의 상당수가 이용 가능한 연수를 초과했고, 세탁기 급수 호스·수도꼭지 연결부위 등에서 누수가 발견되었다. 그 밖에도 냉장고 뒤 하부 방열판 내 먼지가 다량 축적되어있는 등 화재발생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


[독거노인이 위험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 및 현대의학의 발달 등의 영향으로 아이들보다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2017년부터 고령사회에 돌입했다. UN의 기준으로,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이에 65세 이상 1인 가구 역시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1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1인 가구 중 절반 이상이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의 전기설비가 안전하지 않아서 화재가 발생하면, 독거노인이 혼자서 대처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땅히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을 수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전기설비에 대한 안전기준을 잘 지키는 가구도 있겠지만, 분명 안전관리에 소홀하여 화재위험이 내재된 가구도 많을 것이다.


[안전을 위하여]

정리하자면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은 전기설비의 미비로 화재위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독거노인의 절반 이상이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 중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노인도 꽤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전기설비 보수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고령자를 대상으로 가전제품의 안전한 관리 및 사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그들의 안전에 도움을 줘야 한다.

또한 회로에 전기 불꽃(스파크) 발생 시 전류를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아크차단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현재 단독주택에 설치 된 누전차단기는 누전이 발생하면 회로를 차단해주지만, 전기 불꽃의 차단기능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주자의 노력이다. 안전관리에 대해서 귀찮다고 마냥 방치하기 보다는 본인의 안전을 위해 집을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언제 불이 날지 모르는 집에서 편안하게 발 뻗고 잠들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