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이젠 집에서 치료되나
알츠하이머, 이젠 집에서 치료되나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9.16 15:00
  • 최종수정 2019.09.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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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치매의 알츠하이머병을 집에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면 어떨까? 멀지 않은 미래에 이 가정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오늘(16일) 꾸준히 전기자극 치료를 할 경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과 뇌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 스티뮬레이션(Brain Stimul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전기자극 치료는 가정에서도 간단하게 실시할 수 있어 많은 알츠하이머가 의심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알츠하이머란?]

알츠하이머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74.5% 비율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기억력과 언어기능, 그리고 판단력 등의 인지기능들에 문제가 생기다가, 결국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의 수준이 된다.

또한 알츠하이머 치매에서는 초기에 두정엽과 측두엽에서 포도당 대사능력이 줄어든다. 이렇게 이 증상이 점차 뇌 전체로 퍼지게 되며,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부족해지면 뇌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현재도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고자 하는 일념에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이 연구중인데, 그중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경두개직류자극(tDCS,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치료다.

인천성모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용안 뇌과학중개연구소장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송인욱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은 18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실험군(11명)과 대조군(7명)의 두 집단으로 나눴다. 이와 함께 보호자에게 집에서도 tDCS를 6개월간 매일 30분씩 실시하도록 했다.

tDCS는 패치형태의 양극과 음극을 이마(배외측전전두피질) 좌우에 부착해 진행했다. 실험군에게는 30분간 실제 2mA의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줬고, 대조군에는 시작 후 30초만 허위자극을 줬다.

실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 모습, 자료제공: 가톨릭성모병원
실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 모습, 자료제공: 가톨릭성모병원

치료 후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은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Th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임상치매척도(CDR, Clinical Dementia Scale) ▲언어기능은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BNT, Boston Naming Test) ▲뇌 포도당 대사율은 PET-C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전두엽 기능검사와 시공간기능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MMSE는 치료 전후를 비교했을 때 약 5%, BNT는 약 14%의 호전된 수치를 보였다. 또한 전두엽 기능검사 일부와 즉각적인 회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또한 PET-CT검사 역시 실제 인지 및 기억력에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좌측 측두엽에서 뇌 포도당 대사가 치료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즉 경두개직류자극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있어 인지기능을 유의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앞서 서술했다시피, 20mA 수준의 전류가 흐르는 전기 자극 패치를 30분간 부착하면 되는 매우 간편하고도 간단한 방식의 치료로서 명확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정용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호자 교육 등을 통해 집에서 경두개직류자극을 6개월간 매일 치료한 첫 연구사례다”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가 치매 초기단계에서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올해 식약처로부터 관련 임상 허가 승인을 받아 추가적인 다기관임상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인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로서 아직 정복되지 않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비침습적인 치료의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경두개직류자극치료의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해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빠른 시일 내에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