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숨이 뚝? 수명 줄이는 병 ‘수면무호흡증’
자다가 숨이 뚝? 수명 줄이는 병 ‘수면무호흡증’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9.20 09:00
  • 최종수정 2019.09.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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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드르렁, 드르렁… 피곤하면 코 좀 골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 혹시 잠이 깰 정도로 코를 골거나, 낮에 졸음이 쏟아져서 일상생활에 무리가 있어도 그저 과로 때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일반적으로 코 고는 소리는 수면 중 목젖 뒤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그 주변이 흔들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코골이가 심해져서 목젖이 목구멍 뒤쪽 벽을 완전히 막아 숨이 멈추고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나도 수면무호흡증? 체크리스트 확인해야]

수면무호흡증을 이해하려면 무호흡과 저호흡부터 알아야 한다. 무호흡이란 평소 호흡할 때보다 내쉬고 들이쉬는 숨의 폭이 90% 이상 감소한 경우를 말하며, 저호흡은 그 폭이 30~90% 줄어서 혈액 내 산소농도가 낮거나 수면 중 깨는 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만약,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시간마다 5회 이상 나타나고 숨이 막혀 잠에서 깨거나, 주변 사람에게 수면 중 호흡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낮에 졸리고, 고혈압,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함께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15회 이상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나타날 경우에도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확인한 후 본인이 3개 이상 항목에 해당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수면무호흡증 체크리스트 (3개 이상 해당 시 수면검사 권장)

1. 코를 골아 주변 사람이 힘들어합니까?

2. 본인이 코 고는 소리나 숨이 막혀 잠에서 깨어난 적이 있습니까?

3. 자다가 숨을 안 쉬는 것을 가족이 본 적이 있습니까?

4. 아침에 일어나면 별로 잔 것 같지 않고 개운치 않습니까?

5.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자주 졸음이 옵니까?

수면무호흡증은 비만, 편도 질환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보통 몸무게가 늘어나면 기도도 좁아지기 때문에 비만을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 보며, 그 외 비염이나 비중격만곡증 등 코의 질환도 원인이 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기도 주위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기도가 좁아져서 증상이 악화된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 차이 때문에 남성보다 수면무호흡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수면무호흡증 치료 안 하면 심혈관질환 걸릴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로 여겨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일반인보다 고혈압 발병률이 9.7배 높다. 특히 고혈압 증상은 혈압약만으론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심부전과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은 각각 2.2배와 1.3배 더 높으며, 뇌졸중 발생률도 1.6배나 높아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심혈관계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자주 잠이 깨다 보니 낮에 졸린 증상이 심해지고 불안증, 우울증, 불면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수면다원검사 후 적극적 치료해야… 체중 감량, 금주, 금연은 필수]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질환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센서를 붙인 상태로 잠들면 이 센서가 뇌파나 혈중산소농도, 심전도 등의 신체 변화를 민감하게 측정해서 수면 증상을 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검사 후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으면 내시경을 통해 기도를 좁힌 원인과 위치를 찾아내고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하게 된다. 환자가 비교적 젊고 수면무호흡증이 심하지 않고 확실한 해부학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고, 중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증상과 함께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양압기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압기는 수면 중 적절한 압력의 공기를 주입하는 기구로, 기도를 확보해서 원활한 호흡을 돕는 치료법에 쓰인다.

고대 구로병원 이비인후ㆍ두경부외과 박일호 교수는 “양압기 착용이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 느끼지만, 1년 반 이상 꾸준히 착용하면 손상된 뇌 기능이 일부 회복될 정도로 효과가 좋다”며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체중감량과 금주, 금연은 필수적이다. 비만도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체중 조절은 반드시 해야 한다. 또한, 술을 마시면 기도 점막이 붓고 점액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도가 막히기 쉽고, 담배 역시 기도 점막에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금주, 금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