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백신? 사백신? 우리 아기 일본뇌염백신 어떻게 맞출까
생백신? 사백신? 우리 아기 일본뇌염백신 어떻게 맞출까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9.27 09:00
  • 최종수정 2019.09.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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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서 걸리는 질환으로 그 치사율은 30%에 달한다. 안타깝게도 일본뇌염 치료제가 아직 없기 때문에 아예 걸리지 않도록 예방접종을 꼭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들의 경우 생후 12~24개월 사이에 첫 일본뇌염 기초접종을 받게 되는데, 최근 일본뇌염 백신중 생백신과 사백신에 대한 정보를 찾는 부모들이 매우 많다. 과연 일본뇌염 백신에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예방접종을 잘 받을 수 있을지 한번 알아보자.

 

[생백신과 사백신이 있다는데… 뭘 맞아야 하나?]

일본뇌염 백신은 ‘생백신(약독화 생백신)’과 ‘사백신(불활성화 백신)’ 이렇게 두 종류가 있다. 과거 국내에서는 사백신만 일본뇌염 예방접종에 사용했지만, 2002년 중국에서 생산된 생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판매허가를 받으며 현재는 생백신과 사백신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균을 배양해 그 균이 가진 독소를 약화시킨 뒤(약독화) 주사약 속에 넣어 만든 백신이다. 즉,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균의 활동을 약하게 만들어 몸속에 넣으면 면역력이 생겨나는 방식인데, 수두, MMR, BCG, 로타 장염백신 등이 생백신에 해당한다.

사백신은 말 그대로 ‘죽은’ 균을 이용해 만든 백신이다. 죽은 균의 일부를 주사를 통해 몸 속에 넣으면 면역성을 일으킬 수 있는 항체를 만드는 원리다. 사백신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생백신을 사용하면 오히려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료제공: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국내에서 사용되는 생백신과 사백신 모두 효과나 안전성은 비슷하다. 따라서 아기에게 생백신을 맞추느냐 사백신을 맞추느냐 문제는 전적으로 아이의 나이나 상황에 따라 부모의 취향대로 결정하면 된다.

2014년 2월 10일부터 국가지원 백신에 생백신이 포함되었고, 현재 생백신과 사백신 두 가지 모두 권장되고 있다. 다만 생백신과 사백신 교차 접종은 권장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사백신은 좀 더 일찍 개발됐기 때문에, 관련 정보가 더 많다. 단, 죽은 균을 이용했기 때문에 항체 생기는 속도가 떨어져서 면역력 반응이 약하기 때문에 여러 번 접종해야 한다. 하지만 사백신 기술은 쥐 뇌 조직 유래 백신부터 베로세포 방식의 사백신까지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생백신의 가장 큰 강점은 접종 횟수가 적다는 점이다. 2002년부터 국내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역사가 조금 짧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작용 사례나 이상 반응, 항체가 만들어지는 정도에 큰 차이는 없다.

2018년 기준 국내에서는 베로세포 방식으로 만든 일본뇌염 사백신을 접종하는 경우가 좀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첫 접종을 시작하는 영/유아는 베로세포 유래 사백신으로 접종하는 것이 흔히 권장되기도 한다. 생백신에도 ‘햄스터 신장 세포 유래 생백신’과 ‘베로세포 유래 생백신(이모젭)’이 있다. 이 중 베로세포 방식으로 만들어진 백신이 좀 더 최근에 만들어졌고, 안전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현재 유료 접종만 가능하다. 생백신 접종을 생각하는 사람 중 비용에 부담이 없다면 베로세포 생백신 접종이 권장되지만, 무료 접종이 가능한 신장 세포 유래 생백신도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충분하다.

 

[그렇다면 아기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기초접종과 추가 접종이 있고, 생백신인지 사백신인지에 따라 접종 일정이 조금씩 다르다.

우선, 국가 필수예방 접종사업에서 권장하고 있는 일본뇌염 사백신의 경우, 생백신보다 접종 횟수가 많다. 기초접종은 3회, 추가 접종은 2회 받으면 되는데, 기초접종은 생후 12~24개월 사이에 1회(1차 접종), 1차 접종 후 1~2주 뒤 다시 1회(2차 접종), 그리고 2차 접종 1년 뒤 마지막으로 1회(3차 접종) 한다. 이 후 추가 접종으로 만 6세와 만 12세에 각각 1회씩 접종해서, 완전 접종까지는 12년이 걸리며 총 5회 접종하면 된다.

일본뇌염 생백신의 경우, 사백신보다는 항체가 생기는 정도가 강해서, 총 2회 기초접종만 하면 된다. 기초접종은 생후 12~24개월에 1회(1차 접종), 1차 접종 12개월 후 1회(2차 접종)로 마칠 수 있다. 생백신 도입 초기에는 기초접종을 마친 후 추가 접종으로 만 6세에 3차 접종을 했지만, 현재는 2회 접종만으로도 적절한 항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판단해 기준이 변경되었다.

다만, 생백신을 맞출 때는 MMR이나 수두 같은 다른 생백신 접종과 일정을 따로 잡는 것이 좋다. 한 달 사이에 생백신을 지속해서 접종할 경우, 항체 생성 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달 이상 간격을 두고 맞는 것이 권장된다.

자료제공: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만약 권장 접종 기간을 놓쳤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예방 접종을 받으면 된다.

(1) 기초접종을 규정대로 지키지 못했을 때

기초접종을 1회만 하고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기초 2차 접종부터 받으면 된다. 하지만, 기초접종을 1회만 하고 2년이 지난 후에는 다시 기초 1차 접종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초접종을 2회 완료하고 2년 이상 지난 경우에는 기초 3차 접종만 받으면 된다.

(2) 기초접종을 전혀 하지 않고 지연됐을 때

우선 기초접종 3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초 1, 2차 접종을 7~14일 간격으로 접종하고 12개월 이후 3차 접종을 한다. 만약 기초접종을 하는 시기가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하는 나이(만 5~6세, 만 11~12세)라면, 해당 나이에 받아야하는 추가 접종은 생략할 수도 있다.

(3) 추가 접종을 규정대로 지키지 못했을 때

추가 1차 접종(만 6세에 시행)을 만 5세에 한 경우에는 다시 접종할 필요가 없지만, 만 5세 이전에 했을 때는 그 추가 접종은 무효이며 다시 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추가 2차 접종(만 12세에 시행)을 만 11세에 했다면 다시 접종할 필요가 없지만, 만 11세 이전에 했을 때는 다시 접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