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내 머릿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째깍째깍’ 내 머릿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9.27 09:00
  • 최종수정 2019.09.25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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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를 들어본 적 있는가? 아마 이 질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뇌동맥류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알아차리기 어려우며, 뇌혈관을 파열시켜서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이처럼 소리 없이 언제 터질지 몰라 뇌 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뇌동맥류 환자가 201450,529명에서 201898,166명으로 환자의 수는 5년 사이에 약 2배로 늘어났다. 따라서 당신에게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질환인 만큼 뇌동맥류가 무엇인지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부풀어 혈관에 비정상적인 공간을 형성하는 질환이다. , 혈관 내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뇌동맥류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는 의학계에서는 혈관벽 내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선천적인 혈관벽 질환, 혈관 손상을 일으키는 대사 질환 및 생활습관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뇌동맥류가 생겼을 때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이것이 터지고 나서는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 주로 둔기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마비, 의식소실, 호흡마비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파열되면 영구적 뇌손상을 유발한다

이처럼 뇌동맥류로 인해 부풀어 오른 혈관이 터질 경우, 통증뿐만 아니라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뇌에 영구적 손상이 가해져 언어장애, 운동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뇌동맥류 파열은 혈압으로 인한 뇌압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혈압을 높이는 음주, 흡연, 비만 등의 생활습관도 위험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을 줘서 대변을 보는 등 혈압을 높이는 행동도 뇌동맥류 파열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격렬한 운동, 기침 등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 뇌동맥류를 앓고 있다면 주의해야 할 요소들이 한둘이 아닌 것이다.


[시한폭탄을 멈추는 방법]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

이처럼 위험한 뇌동맥류의 파열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정기검진이다. 최근에는 증상을 호소해서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정기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뇌검사를 하다가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에 대해 고준석 교수는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 등 혈압과 연관된 질환, 뇌동맥류 가족력 등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따라서 뇌동맥류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꾸준한 검사가 필요하며, 검사는 주로 뇌혈관 CT, 뇌혈관 MRI 검사, 뇌혈관조영술 등으로 실시할 수 있다.

-파열 전 치료는 95%가 긍정적이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파열 전에 뇌동맥류를 발견하여 치료하게 되면 95%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는 주로 클립결찰술과 코일색전술로 이뤄진다. 클립결찰술은 이마 부위 두개골을 열고 클립 같은 고정 핀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졸라매는 수술법이다.

코일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은 뒤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로 채워 막는 방식이다. 뇌수술이 어렵거나 직접수술이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개인마다 적합한 수술방법이 다르므로, 전문의와 신중하게 상담을 하여 결정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뇌동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과 더불어 뇌동맥류의 위험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는 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평소에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음주, 흡연, 운동부족)도 마찬가지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도 당신의 뇌동맥류는 이미 자리 잡아서 째깍째깍터질 날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당신의 뇌동맥류가 터지기 전에 정기검진 등을 미리 실천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