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지 않는 오줌, 혹시 급성요폐?!
나오지 않는 오줌, 혹시 급성요폐?!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9.30 09:00
  • 최종수정 2019.09.25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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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요폐

[헬스컨슈머]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배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아마 당신은 지금쯤 변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대변이 나오지 않는 변비처럼 소변이 나오지 않는 질환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질환을 급성요폐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질환인 만큼, 이번 기회에 급성요폐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소변이 나오지 않는 그 이름, 급성요폐]

급성요폐는 소변이 마렵지만, 요도가 막혀서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보통 중년 및 노년 남성에서 관찰되는데 이는 해당 연령대에 흔한 전립선비대증과도 연관이 있다. 실제로 대한비뇨기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남성 급성요폐 환자의 70% 가량이 전립선비대증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변이 나오지 못해 방광이 부풀어 오른다

급성요폐에 걸리면, 방광이 수축하는 힘이 일시적으로 장애를 일으켜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된다. 문제는 그로 인해 방광이 부풀어 오르며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보통 남성의 방광은 400~500cc의 소변을 담는데, 요폐가 발생할 경우에 심하면 방광이 1500cc 이상까지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이렇게 방광의 크기가 정상보다 3배 이상 부풀면 아랫배가 볼록하고 탱탱하게 만져지며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방치하다가는 방광기능 및 신장기능 저하

그런데 급성요폐를 방치할 경우 방광근육의 수축력이 약해지면 방광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방광 내 압력의 상승을 유발되며, 방광 내 혈류량을 감소시켜 산소가 부족한 허혈상태 및 조직의 손상을 유발한다.

또한 신장의 요배출을 악화시켜 요관이나 신장이 늘어나는 수신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장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 이밖에도 급성요폐는 요로감염이나 방광결석 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요폐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이러한 급성요폐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급성요폐 발생의 흔한 원인은 전립선비대증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지는 질환이다.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 횟수가 평상시보다 증가하거나, 자는 도중에 깨 화장실을 가거나,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특히 전립선에 의해 압박된 요도가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급성요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감기약을 복용했을 경우에도 급성요폐가 나타날 수 있다. 감기약에 든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가 방광근육의 수축력을 저하시키고 소변이 나오는 길인 방광입구와 전립선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입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전립선암이나 요도협착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복용 중이던 전립선비대증 약물을 중단한 경우나 전립선 수술 후 일시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변비나 당뇨 등도 급성요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방법

그렇다면 급성요폐는 어떻게 치료 할 수 있을까? 우선 급성요폐가 발생하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응급처치로 소변을 뽑아준다. 이후 요도로 도뇨관(소변줄)을 밀어 넣어 인위적으로 소변을 배출시킨다. 대개 급성요폐가 일어나면 방광근육이나 점막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약 1~2주정도 도뇨관을 삽입한 채 방광에 휴식을 주고 정상적인 소변보기가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전립선비대증 약을 함께 복용하면 도뇨관을 제거한 후 정상적인 배뇨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광의 수축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방광의 수축력을 향상시키는 약 등을 전립선비대증 약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전립선암, 방광결석, 요도협착 등 치료 가능한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는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예방방법]

급성요폐의 가장 흔한 원인인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다면, 우선 전립선비대증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급성요폐 예방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감기약을 먹을 때도 주의해야 하며, 처방받기 전에 전립선비대증 치료 중이라고 전문가에게 알려서 적절한 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한 급성요폐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도 주의해야 한다.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나 홍차, 콜라 등의 카페인 음료가 이에 해당된다. 평소 다양한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과음 역시 급성요폐의 위험요인 중 하나이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유대선 교수는 보통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잠들게 되면 소변의 양이 증가해 방광이 갑자기 심하게 팽창할 수 있다. 새벽에 아랫배가 아파서 깨어도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음주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소변을 오래 참으면 병이 된다는 소리가 있다. 따라서 소변이 마렵다면 억지로 참지 말고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예방방법을 참고하여 소변을 마음대로 내보내지 못하는 그 참혹함을 겪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