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탐방⑰ 영화 속 ‘틱장애’
무비탐방⑰ 영화 속 ‘틱장애’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10.01 09:00
  • 최종수정 2019.09.30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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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병

[헬스컨슈머] 틱장애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질환 중 하나다. 그런데 틱장애의 다른 증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틱장애를 욕을 하고 얼굴을 이상하게 움직이는 병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무비탐방 17편에서는 틱장애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영화 속 틱장애’]

영화 '이상한 나라의 피비', 스틸컷
영화 '이상한 나라의 피비', 스틸컷

-이상한 나라의 피비

영화의 주인공은 피비라는 9살 소녀다. 이 소녀는 틱장애를 앓고 있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피비 역시 잘못된 행동임을 알기 때문에, 자신을 제어하고 싶지만 결국 의지와 상관없이 틱장애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극하게 되고, 피비는 주인공인 앨리스 역을 맡게 된다. 연극 안에서 피비는 그 순간만큼은 틱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아이가 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틱장애 환자들이 영화와 현실에서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 피비의 병은 동화처럼 그려지지만, 막상 현실에서 틱장애 환자들은 추하다고 삿대질 받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 '수상한 고객들', 스틸컷
영화 '수상한 고객들', 스틸컷

-수상한 고객들

<수상한 고객들>은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감동 영화다. 보험왕인 배병우(류승범)은 성공을 위해 닥치는 대로 아무 사람이나 생명보험 고객으로 받아들이는 캐릭터다. 그러다 뒤늦게 특정 고객들이 자살해서 자신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이에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우울한 4명의 고객들을 찾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고객은 우울모드인 기러기 아빠, 까칠한 소녀가장, 틱장애를 앓는 거지청년, 애 넷이 딸린 과부다. 영화를 보게 된다면 힘들고 각박한 세상이라도 삶의 의미가 하나씩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과 소리]

이처럼 영화 속 인물들이 앓았던 틱장애는 어떤 질환일까? 먼저 틱이란, 갑작스러우며 빠르고 반복적이게 나타나는 움직임이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틱은 소아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전체 아동의 10~20%가 일시적인 틱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 당신의 주변 아이들도 어느 순간 앓을 수 있는 질환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틱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원인

먼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계통의 이상으로 인해 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틱의 증상이 호전되고,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물을 쓰면 증상이 악화된 연구도 있다. 이를 통해 도파민과 틱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 추측해볼 수 있다.

한편, 부모가 어릴 때 틱 증상을 보였다면, 자녀도 틱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틱 증상은 스트레스에 민감해서 환자가 불안해지면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틱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지는 못하지만, 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증상 (운동틱, 음성틱)

앞서 언급했듯 틱은 갑작스럽게 빠르고 반복되는 움직임이나 소리를 나타내는 것이다. 여기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운동틱, 이상한 소리는 음성틱이라고 부른다.

운동틱은 크게 단순 운동틱과 복합 운동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순 운동틱은 순간적인 눈 깜빡임이나 얼굴의 찡그림, 어깨 들썩이기 등으로 나타난다. 복합 운동틱은 냄새를 맡거나 뛰기, 발 구르기, 다른 사람이나 물건을 만지기 등과 같이 복합적인 증상을 보인다.

음성틱도 마찬가지로 단순 음성틱과 복합 음성틱으로 나뉜다. 단순 음성틱은 가래 뱉는 소리, 코로 킁킁 거리기, 동물이 짖는 소리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복합 음성틱은 욕설 뱉기, 남의 말을 따라 하기, 같은 말 반복하기, 문맥에 어긋나는 문장 말하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영화 속에서 자주 보던 욕설내뱉는 장면은 바로 이 복합 음성틱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틱은 대게 7~11세 사이에 많이 발견된다. 어느 날은 눈을 깜빡거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의 증상이 없어지고 다른 증상이 새롭게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경우도 많다. 다시 말해, 틱은 어떤 증상이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또한 틱장애를 앓는 환자는 다른 질환도 함께 겪을 수 있다. 대표적인 동반질환은 ADHD, 강박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다. 틱장애 아동의 약 50%ADHD를 앓고 있으며, 틱장애 환자의 20~40%는 강박장애를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틱장애는 독특한 움직임과 소리라는 증상에서 멈추지 않고,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위험성까지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틱장애를 치료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틱장애의 치료는?]

틱장애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행동치료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약물치료는 틱을 억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보통은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음성틱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며, 근육틱 역시 많이 호전된다고 한다. 대게 약물치료 기간은 12~18개월이며 증상이 조절되면 약의 양을 줄이기도 한다. 사용되는 약물은 할로페리돌, 피모짓, 리스페리돈, 올란자핀 등으로 다양한 편이다.

행동치료를 할 때는 환자가 틱이 나타나기 직전을 예감할 수 있게 훈련한다. 대게 10세 이후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매일 시간을 정해서 1주일은 열심히 연습한다면 틱이 언제 오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가족교육을 통해 가족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틱이 발생할 때 가족들이 호들갑 떨지 않고 편안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틱장애에 대해 살펴봤다. 틱장애 환자들의 특징적인 몸짓과 소리는 고의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대게 뇌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 멈추고 싶어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특히 욕을 하는)틱장애 환자들을 보게 된다면 맞대응을 하여 욕을 하거나 환자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틱 증상으로 인해 가장 괴로운 사람은 무엇보다 환자 본인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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