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CEA… 혈액검사 암 수치? 이게 다 뭐지
AFP, CEA… 혈액검사 암 수치? 이게 다 뭐지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03 09:00
  • 최종수정 2019.10.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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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간암, PSA:전립선암, CA125:난소암, CEA:대장암, CA19-9:췌장암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직장인 윤모 씨(46)는 올해도 국가건강검진을 받고 몇 주 뒤 결과 통보서를 받았다.  거기에는 암 표지자 검사의 ‘AFP' 수치가 높아 간암이나 간 질환이 의심되니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윤 씨는 AFP가 도대체 뭘 의미하는 건지 몰라 걱정에 빠졌다.

윤 씨와 같이 건강검진을 받고 나면 혈액검사에 포함된 ‘암 표지자 검사(종양 표지자 검사)’라는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는 AFP, PSA, CEA 등의 용어가 적혀 있는데 대부분 일반인은 이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당 수치가 얼마나 높아야 실제 암이 있다는 소린지 궁금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암 표지자 지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한번 자세히 알아보자.

 

[암 표지자 검사란 무엇인가?]

암이 발생하면 암세포가 자라 있는 조직 안에서 특정 물질이 나온다. 암이 있다면 혈액 속에 이 물질의 수치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암을 표시한다는 의미로 이 물질을 ‘암 표지자(tumor marker)’라 부른다.

암 표지자 검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이 암 표지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확인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가장 기초적인 방식의 암 검사 방법으로, 암을 발견할 단서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어 암 검사에 보조적인 역할로 사용된다. 또한, 암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이나 경과를 보기 위해 쓰이며, 암 치료가 끝난 후 재발 여부 등을 확인할 추적검사 방법으로도 이용된다.

현재 검사에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 암 표지자는 ‘AFP’, ‘PSA’, ‘CA125’, ‘CEA’, ‘CA19-9’ 등이 있다.

 

[AFP 수치: 간암을 판별하는 표지자다]

‘AFP(α-fetoprotein)’는 간암의 암 표지자 검사 지표로 활용되며, 복부 초음파 검사와 함께 간암 고위험군 환자의 간암 여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AFP는 태아 혈청 단백으로 태아 발생 초기에 생성되고 태어난 지 8~10개월이 지나면서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에서 AFP가 높게 관찰된다면 간암, 간경변, 간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AFP 수치는 암의 진행에 따라 상승하고 치료하면 낮아졌다가 재발이나 전이가 생기면 다시 상승하기 때문에 환자의 경과를 관찰하는데 이용된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조영윤 교수는 “외국보다 우리나라의 B형 간염 발생률이 높아서 AFP 검사가 특히 유용할 수 있다”며, “간암 고위험군인 B형 간염 환자, C형 간염 환자, 간 경화 환자들은 만 40세 이후부터 1년에 2회 AFP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SA 수치: 전립선암을 판별하는 표지자다]

‘PSA(Prostate Specific Antigen)'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만 합성되는 효소로 전립선암의 선별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는 검사 지표이다.

PSA의 정상 수치는 0~3ng/mL이고, 만약 3ng/mL 이상이라면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의 가능성이 있음으로 전립선초음파나 조직검사 등이 추천된다.

중앙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김태형 교수는 “PSA 검사는 전립선암 진단 시 가장 많이 사용되며, 전립선에 문제가 있으면 수치가 높게 나와 비교적 빠르고 편리하게 전립선암을 진단할 방법이다”며,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통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고, 수치가 3ng/mL 이상일 경우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CA125 수치: 난소암을 판별하는 표지자이다]

'CA125(cancer antigen 125)'는 골반 진찰, 질 초음파와 함께 난소암, 자궁내막암의 진단과 치료 반응 및 재발 여부 확인에 사용된다.

CA125의 정상 수치는 0~35μg/mL이지만, 사실 CA125 수치는 췌장암, 폐암, 유방암 등 기타 암일 때도 증가하며,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난소 양성종양, 생리 기간 등에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단독 선별 검사로는 유용성이 높지 않다.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는 “비록 CA125 검사가 민감도가 높지 않아 난소암의 사망률 감소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부인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이나 폐경 후 여성의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A 수치: 대장암을 판별하는 표지자이다]

‘CEA(carcinoembryonic antigen)’ 수치는 대장암, 폐암, 위암, 췌장암 등 대부분의 암에서 상승하며, 간 경변, 갑상선기능저하증 및 신부전 등에서도 증가할 수 있어 특정 암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선별검사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또한,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수치가 1~2ng/mL 정도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CEA는 암이 간으로 전이된 경우나 황달이 생기는 진행 암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의 전이나 재발의 발견 등에 효과적인 검사지표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신승용 교수는 “CEA 수치가 보통 10ng/mL 이하이면 양성 질환일 가능성이 높고, 20ng/mL 이상이면 악성종양의 가능성이 높다”며, “대장암의 경우 CEA는 종양의 크기 및 예후 판정, 암 재발 발견, 치료반응 모니터링 등에 매우 유용한 지표로 이용되며, 수치가 매우 높으면 암 전이를 의심해야 하는 등 유용한 지표로 이용된다”고 말했다.

 

[CA19-9 수치: 췌장암, 담도암 등 소화기계 암을 판별하는 표지자이다]

‘CA19-9(carbohydrate antigen 19-9)’는 소화기계 암의 진단 및 예후 판정, 재발 판정 등을 돕는 암 표지자이다. CA19-9 정상 수치는 검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0~37U/mL이며, 특히 췌장암이 있어도 CA19-9가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담도암, 위암, 간암, 대장암 등이나 위궤양, 만성간염, 담석증 등의 양성 질환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도 있어 단편적 선별 검사로서의 유용성은 낮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는 “CA19-9은 췌장암의 병기와는 큰 상관이 없는 비특이적 검사이고 진단율이 낮아 선별검사로 권고되지 않으나, 췌장암이나 담도암에서 CA19-9 수치가 높다면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암 치료 후 수치가 다시 증가한다면 재발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며, “CA19-9은 암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위, 대장내시경과 복부 CT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 표지자 검사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덜컥 겁부터 낼 필요는 없다. 걱정만 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추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후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하고, 필요하다면 영상촬영검사와 조직검사를 고려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