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먹어도 괜찮다? 안 괜찮다!
야식 먹어도 괜찮다? 안 괜찮다!
  • 윤지현 기자
  • 승인 2019.10.0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컨슈머]유난히 길고 힘들었던 하루,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오는 우리를 변함없이 반겨주는 것은 역시 침대뿐. 침대의 아늑함에 취해 드러누워 잠시 쉬자면 어느새 또 저녁 먹을 시간을 놓치기 일쑤이다. 귀찮음과 고민의 늪에 빠진 그 순간, 냉장고 자석 전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내 드는 생각: ‘야식이나 먹을까?’

사람마다 야식을 먹는 이유는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녁을 놓쳤을 경우’,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단순히 그냥 배고파서’까지, 야식을 주문하는 손가락에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묻어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야식이 가져오는 참사에는 그런 카테고리가 없다. 아래 내용들은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설명이다.

 

[야식은 비만의 원인일까?]

같은 음식의 같은 양을 먹더라도, 잠자리에 들기 직전이라면 살이 찔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은 잠에 들면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신에 저장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낮 시간에 우리 몸은 교감신경 작용이 주로 발생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대사가 이뤄지게 된다. 반면 밤 동안에는 부교감신경 작용 주를 이루기 때문에 섭취한 칼로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방으로 바꿔 몸에 축적하게 된다. 또한 수면을 취하는 동안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은 여분의 칼로리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작용을 더욱 강화시킨다.

 

[왜 전날 밤에 음식을 먹으면 아침에 얼굴이 부을까?]

이것은 바로 염분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야식은 대부분 자극적인 맛을 가지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다량의 염분을 포함하고 있다. 야식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라면부터가 다량의 염분을 함유하고 있다. 다량의 염분을 섭취한 후 잠을 자면 밤사이 우리 몸이 염분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수분을 배출시키지 않고 체내에 저장하게 되는데다, 낮과는 달리 몸의 신진 대사가 떨어지기 때문에 붓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왜 스트레스를 받을땐 야식이 생각날까? ]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부터가 인체에 쾌감을 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게다가 밤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음식물의 당분이 뇌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분별한 야식 섭취를 자제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증상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지만, 정도가 과해 저녁식사 후에도 달콤하거나 짭짤한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이 자주 생긴다면 ‘야간식이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루 종일 섭취하는 음식의 양 중 저녁 때 먹는 양이 반 이상 차지할 때 전문의들은 야간식이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특히 낮에는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별로 먹지 않다가 하루 식사 양의 절반 이상을 저녁 이후에 먹거나 밤에 잠이 들었다가도 배가 고파 잠이 깬다면 문제가 있다. 이런 케이스를 본인 스스로 자제하기 힘들다면 원인 규명과 치료를 위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이다.

 

[야식이 부르는 건강상의 문제들은 또 어떤 것이 있나?]

체중 증가와 붓는 증상(부종) 외에도 야식은 여러 가지 신체적 문제를 야기한다. 잠이 들면 우리 몸의 신진 대사가 떨어지고 몸의 여러 기관들도 휴식에 들어간다. 따라서 밤이 되면 위산 분비가 떨어져 소화불량이 일어나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기름진 보쌈이나 족발, 치킨 등을 먹었을 때 특히 더 자주 발생한다.

또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이나 후추, 마늘 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위에 자극을 주어 위염이 발생하기 쉽고, 스트레스와 이러한 음식에 의한 자극이 겹치게 되면 궤양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이밖에도 야식을 먹고 바로 눕게 되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안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되어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고 가슴이 쓰려 잠에서 깨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도 밤에 배고픔을 참기 힘들다면?]

정말 어쩔 수 없다면, 저녁식사 시간을 8시경으로 늦추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점심과 저녁 사이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 역시도 고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중간에 간단한 간식을 섭취한다. 또한 음료로 커피보다는 녹차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 후에도 무언가 먹을 것이 필요하다면 최대한 몸에 무리가 안 가는 음식을 조금만 섭취하도록 한다. 물이나 우유 한잔, 오이나 당근 등은 포만감을 주면서 위에 부담도 적고 칼로리도 적어 적당한 야식이 된다. 과일을 밤에 먹을 때는 당분이 적은 토마토 같은 것을 먹는 것이 좋다. 또 따뜻한 호박죽, 깨죽 같은 죽 한 그릇은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