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이 심하다면 커피 줄이세요
편두통이 심하다면 커피 줄이세요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14 09:00
  • 최종수정 2019.10.1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한국은 세계 6위의 커피 소비국이다. 1999년 스타벅스가 처음 국내에 들어온 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원두 소비량은 약 15만 톤에 달한다. 작년에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어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 1명 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즉, 한국인은 거의 매일 커피를 마시고, 더 많이 마신다는 소리다.

사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두통 치료제의 주요 성분이다. 흔히 약국에서 판매하는 편두통약에는 카페인이 들어있는 편이고, 이는 각종 약 성분의 흡수를 촉진시켜서 진통제의 두통 완화 효과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커피가 두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커피를 규칙적으로 마시거나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못한 사람에게 금단 현상처럼 두통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즉, 커피 때문에 편두통을 앓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편두통은 도대체 왜 생기며, 커피는 왜 편두통을 일으킬 수 있는 걸까?

 

[편두통은 왜 생기나?]

편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호소하는 질환이지만, 여전히 그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지금까지는 뇌 주변의 혈관이 경련을 일으켜 일시적으로 혈액의 흐름이 제한되었다가 갑자기 밀려올 경우 두통을 일으킨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뇌의 바깥 부분에 퍼져 있는 전기적 활동의 파동 때문에 신경세포가 과민 반응하며 부적절한 통증 신호를 보내 편두통이 생긴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왜 이런 일이 생기는 지는 알 수 없다.

또한, 편두통은 한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전적 요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로토닌과 같은 뇌의 화학 반응도 편두통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편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들은 커피 섭취 후 더 많은 두통을 겪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커피 속 카페인이 세로토닌 같은 뇌 화학물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때문에 커피나 특정 음식이 편두통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편두통의 주요 원인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커피와 편두통의 연관성은?]

이처럼 편두통의 원인이 정확히 판명된 바 없기 때문에, 카페인 섭취와 편두통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만약 커피나 카페인이 많이 포함된 음료를 마실 때 몸에 변화가 느껴진다면 커피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American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 편두통을 호소하는 98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카페인과 편두통의 연관성에 대해 6주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하루에 카페인이 든 음료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에게 편두통이 생길 확률이 증가했다. 이 현상은 카페인을 섭취한 다음날까지 영향을 있었으며, 하루 1~2잔 섭취하는 경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편두통과 카페인 섭취의 관련성은 스트레스나 음주, 생리 등의 기타 요인들을 보정해도 같은 결과를 보였고, 연구 대상자가 카페인이 두통을 일으킨다는 점을 믿든 안 믿든 관계없이 증상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다만 경구 피임약 복용은 편두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팀이 편두통에 카페인이 미치는 영향과 다른 환경적 인자와의 상호 관계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평소 즐기던 커피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바쁜 일상 중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편두통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면 커피 섭취를 적절히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