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도 예방 접종, 치과 치료 가능하다
임신 중에도 예방 접종, 치과 치료 가능하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14 09:00
  • 최종수정 2019.10.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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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속설로 고통받는 임신부들, 엄마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치료받아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임신 중인 모든 여성은 건강한 아이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며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임신부들을 목표로 한 온갖 상업적인 정보와, 내 경험상 이렇더라~는 근거 없는 정보들이 인터넷에 빼곡한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정작 아픈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임신부도 예방 접종과 치아 치료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임산부의 올바른 예방 접종법과 치아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임신 중에도 받을 수 있는 예방 접종이 있다]

보통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 전 예방 접종을 받는데, 만약 예방 접종을 못한 상태로 임신을 하게 되었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임신 중에도 받을 수 있는 예방 접종이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민형 교수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임신 전에 받아야 하는 예방 접종과, 임신 중 받을 수 있는 예방 접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임신 시 풍진, 홍역, MMR, 수두 백신은 접종이 불가능하지만, 파상풍, 디프테리아, B형 간염, 독감 등은 임신 중에도 충분히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임신 중 파상풍에 걸리면 태아의 사망률이 약 60%로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파상풍, 디프테리아는 임신 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전 검사 후 항체가 없다면 임신 중에도 충분히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때를 놓쳤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아이가 만성 보균 상태로 태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이 외에도 독감은 드물게 유산과 조산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독감 백신이 태아에게 미치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예방 접종이 가능하다. 임신 시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유산의 위험도가 높은 임신 초기보다는 안정기에 접어든 중기 이후에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임신부도 의료진과 상담 후 치과 치료 가능]

임신부의 치과 치료와 관련된 속설은 다양하다. 심지어 치과 치료가 태아의 기형을 유발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이는 학문적 근거가 없는 헛된 낭설이다.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보존과 오소람 교수는 “임산부라도 이가 아플 때는 무조건 참지 말고 치과에 방문해야 한다”며, “다만 약 복용에 주의사항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치를 일으키는 원인인 뮤탄스 균은 산모로부터 아기에게 쉽게 전달되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 중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곧 태어날 아기의 치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충치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 후 양치질, 1일 1회 이상 치실 사용, 설탕이 포함되거나 정제된 가공식품 피하기, 과일과 채소 충분히 먹기 등의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구강 청결제는 알코올이 함유된 제품이 많은데, 임신 중에는 소량의 알코올도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성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입덧 기간에는 치아가 산성에 자주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베이킹 소다를 녹인 물로 입 안을 헹구는 것도 좋다.

잇몸이 붉게 붓고 쉽게 피가 나는 치은염도 임신부에게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임신 때문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증가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과 치료는 임신 전체 기간 동안 가능하다. 다만, 임신 초기에는 입덧 때문에 치료 기구가 입 안에 들어가는 것이 거북할 수 있다. 오소람 교수는 “임신 말기는 몸이 무거워져 똑바른 자세로 30분 이상 눕기 힘들기 때문에, 임신 중기인 4~7개월에 치료받는 것이 권장된다”며, “임신 계획 단계라면 임신 전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