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도 아닌 발목에 관절염 생긴다
무릎도 아닌 발목에 관절염 생긴다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10.22 09:00
  • 최종수정 2019.10.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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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염좌나 골절 방치하면 생겨... 조기에 치료하고 발목 근력 강화하면 예방 가능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무릎에 탁! 어깨에 착! 이런 파스 광고 문구들의 영향인지, 관절염 하면 보통 무릎과 어깨 통증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사실 관절염은 연골과 관절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 생길 수 있다.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의 연골이 닳아 통증이 생기고 걷기 힘들어지는 대표적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우리 몸에는 약 200개의 뼈와 이 뼈들을 이어주는 약 100개의 관절이 존재하는데, 체중의 98%를 견디는 부위이자 척추와 연결되어 있어 몸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발목에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다행히 발목 관절염은 뼈가 안팎으로 지탱해주는 안정적 구조이기 때문에 무릎 관절보다 발생률은 낮지만,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아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곤 한다. ‘침묵의 관절’ 발목에는 왜 관절염이 생기며, 치료법과 예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발목 염좌, 골절 방치 시 관절염 된다]

발목 관절염의 약 70% 정도는 과거에 발목 염좌나 골절이 있었을 때 생길 수 있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되는 발목 염좌는 발목이 비틀리거나 접질려서 발생하는데, 염좌 때문에 주변 인대가 찢어지거나 늘어나기면 관절을 유지하는 등의 본연의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염좌가 심할 경우엔 탈골되거나 관절이 정상 범위 밖으로 벗어나기도 한다. 또한, 손상된 인대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지 못해서 발목이 쉽게 다시 접질리는 ‘발목 불안정증’으로 진행되고, 더 나아가서는 발목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골 손상은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목을 접질린 후 며칠이 지나도 붓기와 통증이 계속 있고, 걸을 때 발목이 불안정하다면 병원에 빨리 방문하는 것이 좋다.

 

[조기 치료만이 발목을 되돌릴 수 있다]

발목 관절염의 초기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물리 치료, 주사 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중기나 말기 관절염으로 악화된다면 수술해야 한다. 특히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진 말기 발목 관절염은 인공 관절 치환술이나 발목을 고정해주는 발목 유합술 등을 받게 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김학준 교수는 “많은 사람이 발목이 붓고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져도 쉬다 보면 자연스레 나으리라 생각하는데, 찜질이나 소염제 등의 자가 치료나 대체의학 치료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발목 관절염은 한번 발생하면 원래 발목 상태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지만,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때는 정상에 가까워질 만큼 회복될 수 있다”고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목 관절염, 근력 강화로 예방하자]

대부분 발목 관절염은 염좌와 골절 등 외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부상을 조심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운동을 통해 발목을 자꾸 접질리는 증상을 개선하고, 발목 주변 근력을 키워 유연성을 갖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하지만 운동을 갑자기 시작할 경우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전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철저히 해야 한다.

평소에 계단을 자주 오르거나 발뒤꿈치를 땅에 닿지 않게 올렸다 내리기, 발의 오목한 부분에 탄력 밴드를 걸어서 당겨주는 운동 등이 발목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발목이 틀어지지 않도록 꼭 맞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발목 보호에 도움이 된다. 특히 너무 높은 하이힐이나 키 높이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학준 교수는 “외부 활동 시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이나 발목 테이핑 등이 도움이 되며,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발목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며, “만약 발목을 접질린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