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일교차가 돌연사 일으킨다
급격한 일교차가 돌연사 일으킨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18 15:42
  • 최종수정 2019.10.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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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커지는 일교차가 심장 돌연사 발생에 영향 미쳐… 원인은 부정맥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찾아온 가을은 선선한 날씨와 더불어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어 산과 들로 야외활동 나가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심장 전문의들에게 가을은 마냥 즐길 수 없는 시기다. 심장 돌연사와 같은 심장 질환 응급 환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을이 되면 산에서 의식을 잃거나 가슴 통증으로 병원에 실려 오는 환자가 늘어난다. 주위 사람들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고 119 대원들의 신속한 처치와 이송으로 빨리 병원에 도착해 잘 치료받고 퇴원하는 사람도 많지만, 의식을 찾지 못해 안타까운 일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 청명한 가을날, 이처럼 갑작스러운 돌연사로 생명이 위협받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심장 돌연사, 왜 가을철에 늘어나나?]

가을철 심장 돌연사의 주원인은 심장혈관이 갑자기 막혀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 때문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에는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커지는데, 이렇게 바깥 기온이 급격하게 변하면 인체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특히 이른 아침의 차가운 날씨는 인체 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데, 이는 몸속 혈관을 수축하게 만든다. 혈관 수축 때문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 혈액 순환에 영향이 생기고 체온이 내려간다. 이 때문에 심장은 체온 유지를 위해 더 빠르게 운동을 해야 하고 이는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에 무리를 준다. 만약 이 과정 중 동맥경화 증상이 있던 혈관이 파열되면 피딱지인 혈전이 주요 혈관을 막아 뇌졸중이나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급격한 일교차는 이러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뿐 아니라 심장 근육에 자극을 주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발생을 증가시켜 돌연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심장혈관이 협착되어 있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았다면 무리한 운동이나 나들이를 피해야 한다. 특히, 일상생활 중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가슴에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평소에 없던 통증, 호흡곤란이 있으며 이른 아침 가슴 불편감을 자주 느낀다면 이는 심혈관질환의 위험 신호이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외에 심장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는 흡연, 음주, 과도한 신체 활동, 가족력, 정신적 스트레스,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이 있다. 특히 돌연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돌연사가 발생할 위험이 1.5~1.8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연사를 피할 방법은?]

갑자기 찾아오는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을 지켜야 한다. 돌연사와 같은 급성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평소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또한, 심장 돌연사의 위험 인자인 흡연, 음주와 같은 위험 인자들을 멀리하는 것이다. 또한,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교차가 심한 가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따뜻한 차나 물을 마신 뒤 집을 나설 때는 옷을 챙겨 입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또한, 평소에 꾸준히 운동한 사람의 경우엔 등산과 같은 신체 활동 시 돌연사의 위험이 높지 않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무리한 신체 활동은 독약이 될 수 있다. 평소 자신의 운동 능력을 고려해 운동 수준과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배워 두는 것도 좋다. 갑자기 발생한 심장 돌연사 환자를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