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보다 ‘정전기’ 더 잘 느낀다
여자가 남자보다 ‘정전기’ 더 잘 느낀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21 14:00
  • 최종수정 2019.10.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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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가 낮아지는 가을/겨울철 더욱 심해지는 정전기… 다양한 예방법으로 줄일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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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정전기다. '정전기쯤이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은 생각보다 주위에 많이 존재한다. 본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기자 역시 가을/겨울철만 되면 유독 정전기를 심하게 느끼는데, 무언가에 접촉할 때 항상 신경이 곤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심지어 손을 씻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 때 운 좋게 꼭지의 쇠 부분에는 정전기를 느끼지 못해 방심하다가 흐르는 물에서 정전기를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정전기는 대체 왜 생기는 것이며, 정전기에 유독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는건지 또 조금이라도 정전기를 덜 느낄 방법은 없는 것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지긋지긋한 정전기, 대체 왜 생기나?]

손끝에 찌릿하게 느껴지는 정전기, 정전기는 ‘마찰’ 때문에 생긴다. 물체를 구성하는 원자 주위에는 전자가 돌고 있는데, 이 전자는 마찰을 통해 다른 물체로 쉽게 이동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 몸과 물체와 마찰하면 전자를 주고받으며 조금씩 전기가 저장되는데, 이렇게 흐르지 않고 모여 있는 전기가 한도 이상으로 쌓였을 때 손끝에 닿으려는 순간 방전되면서 순식간에 이동하게 된다. 이때의 짧은 전기 충격이 바로 정전기이다.

손에 통증을 느낄 정도의 정전기가 일어나려면 적어도 3~4만 볼트의 전압이 필요한데, 높은 전압임에도 정전기에 감전돼서 큰 부상을 입지 않는 이유는 전류가 일상생활에서는 쓰는 수준의 1,000만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성, 마른 체구의 사람, 노인이 정전기 더 느낀다]

정전기를 유독 잘 느끼는 사람은 따로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정전기를 일으키려면 3~4만 볼트의 전압이 필요하지만, 사람마다 정전기를 느끼게 하는 전류의 양은 다를 수 있다. 보통 남자는 4천 볼트가 넘었을 때 정전기를 느끼고, 여자는 2천 5백 볼트 정도에도 정전기를 느낀다. 즉, 여성이 남성보다 정전기에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나이 든 사람일수록 정전기를 더 많이 느낀다. 젊은 사람이라도 피부가 건조하면 정전기를 더 잘 느낀다. 또한, 마른 체구의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정전기에 더 민감하다. 피부 타입도 정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건성 피부인 사람이 지성 피부를 가진 사람보다 정전기를 더 잘 느낀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거나 몸이 습한 사람은 비교적 정전기의 영향을 덜 받기도 한다.

 

[비 오는 날에도 정전기 생긴다]

정전기 발생은 습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보통 습도가 낮을수록 자주 발생한다. 수분이 전하를 띠는 입자들을 전기적인 중성 상태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보통 습도가 60% 이상이면 정전기가 남아 있지 않지만, 30% 이하일 경우에는 정전기가 많이 쌓이게 된다. 겨울철 습도가 낮아지고 난방으로 인해 공기가 건조해지면 정전기가 더 잘 생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전기는 습도가 높아도 생길 수 있다. 다만 습도가 높으면 스파크가 빠지직 튀는 정전기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데, 이는 대기에 수분이 충분하기 때문에 부드럽게 방출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기가 방전되는 방식만 달라질 뿐 습도가 높아도 정전기는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벼락이 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비가 쏟아지고 습도가 100%인 상황에서도 전기가 발생해 지표면으로 떨어지는데 단순히 비가 오는 날이라고 정전기가 생기지 않을 리 없다.

이에 착안해 손끝 피부 같은 몸 외부가 아닌, 몸 내부에서도 정전기가 발생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전기가 일어나는데, 60~70%가 수분으로 구성된 인체에서도 당연히 정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혈관 안에 혈액이 흐르고, 폐로는 공기가 유입되고, 음식물이 소화관을 지나는 모든 과정이 마찰이며, 이 마찰이 정전기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몸 속 정전기가 신경세포 손상부터 아토피 피부염, 탈모, 치매, 암, 당뇨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출판된 바도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정전기, 최대한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정전기, 정말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최대한 예방해보자. 대부분 정전기는 건조한 환경 때문에 잘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피부나 호흡기 등에 좋을 리 없다. 특히나 주유소에 붙어있는 주의 사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전기는 화재 등을 일으킬 위험도 다분하다.

일단 건조한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전기를 없애려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습기를 틀거나 실내에 젖은 빨래를 널어놓는 등 실내가 너무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고, 겨울철에도 습도를 50~60%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거실에 화분이나 수족관을 놓는 것도 한 방법이며,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하는 것도 정전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피부 보습 또한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성 피부보다 건성 피부인 경우 정전기를 훨씬 잘 느끼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피부 보습에 항상 신경 써야 한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샤워한 뒤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바른다. 기자의 경험상 아예 욕실 문을 열기 전 몸에 물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바르는 타입의 바디로션을 쓰는 것이 보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손에는 핸드크림을 챙겨 바르는 것이 좋고, 손잡이 등을 잡기 전에 손에 입김을 불어넣어 덜 건조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 만약 쇠나 아크릴 등 정전기가 생길 것 같은 물체를 만져야 한다면 손톱을 세워 3초 정도 대고 있다가 잡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손톱에는 신경 조직이 없기 때문에 정전기를 잘 느끼지 않는 데다가, 대고 있는 동안 정전기가 흘러나가기 때문이다.

정전기 때문에 부스스 일어나는 모발도 많은 사람이 신경 쓰는 부분인데, 샴푸 후 린스를 사용하거나 헤어 에센스를 발라주면 정전기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수건으로 머리를 말릴 때는 비비지 말고 톡톡 두드리면서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빗을 사용할 때는 정전기가 잘 생기는 플라스틱 빗보다는 나무 등 천연 소재 빗을 사용한다.

옷을 구매할 때도 화학섬유보다는 면 같은 천연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고르는 것이 정전기 예방에 좋다. 가을, 겨울철에는 스웨터, 코트, 자켓 등을 많이 입게 되는데, 옷을 보관할 때는 사이사이에 순면 소재의 옷을 끼워 보관해 서로 마찰이 일어나지 않게끔 방지한다. 외출 전 습기가 많은 욕실에 옷을 잠시 걸어 두었다 입는 것도 정전기 발생을 줄여준다.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나 세탁 시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차 손잡이를 잡을 때 정전기를 많이 느끼게 되는데, 열쇠나 동전으로 차체를 툭툭 친 뒤 문을 열면 정전기가 잘 생기지 않는다. 운전 중에는 운전자의 옷과 시트 커버가 마찰되면서 정전기가 많이 쌓일 수 있는데, 차에서 내릴 때는 한 손으로 문짝을 잡은 상태에서 발을 내딛으면 정전기가 서서히 나가면서 정전기 발생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