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수술, 엄연한 질병 치료법이다
비만 수술, 엄연한 질병 치료법이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24 09:00
  • 최종수정 2019.10.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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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환자 건강보험 적용되는 비만대사수술, 개인 상황마다 수술법 달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비만은 엄연한 질병이다. 지방간, 당뇨병, 뇌졸중, 고혈압, 관절염 등과 함께 각종 암까지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이 바로 이 ‘비만’이기 때문이다. 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2019년 1월 1일부터 고도비만환자를 대상으로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였다. 이는 체중감량이 꼭 필요한 고도비만 환자에게 높은 수술비 부담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비만이라는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과연 비만대사수술은 왜 필요하며 어떤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또 수술에는 어떤 방식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비만 수술, 왜 필요한가?]

체중이 많이 나가면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비만 여부는 ‘신체비만지수(BMI)’로 결정된다. BMI는 체중(kg)을 신장의 제곱(m2)으로 나눈 값으로, 한국에서는 BMI가 23을 넘으면 과체중, 25를 넘으면 비만이라고 진단한다.

비만 치료의 핵심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인데, 큰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BMI 30 이상의 비만인 경우 비만대사수술이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위장 또는 소장의 일부에 대한 수술을 통해 음식 섭취 자체를 줄이거나 혹은 섭취된 음식의 영양 흡수를 줄임으로써 체중을 줄이는 방법이다.

최근까지 안전성과 체중 감소 효과가 뛰어나다고 밝혀진 수술법은 ‘루와이 위 우회술’과 ‘위 소매 절제술’이다. 모든 수술과정은 복강경으로 진행되며, 수술 자국 또한 거의 남지 않는다. 비만 수술 시 건강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아래와 같다.

※ 비만 수술 건강보험 적용 대상

- BMI(체질량지수)가 35 이상

- BMI가 30 이상이고, 아래와 같은 비만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 당뇨병, 고혈압, 심근병증, 지방간, 위식도 역류

* 심각한 수면 무호흡증(코골이), 저환기증

* 과체중에 관련된 관절질환 및 보행기능저하

* 다낭성 난소 증후군 및 지속적인 생리 불균형

단, 전신마취가 가능한 경우여야 하며(심폐질환이나 혈액응고장애 등이 없을 때), 심각한 정신과적 질환이 없고, 전이성 암으로 진단받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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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수술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수술 방법은 비만 정도, 동반 질환, 개인의 생활 습관이나 본인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며, 어떤 치료가 적합한 지는 비만 전문의가 각 개인의 상태를 평가한 후, 특성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보통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루와이 위 우회술이 고려되며, 위 식도 역류가 심한 경우에도 루와이 위 우회술이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위암의 전구 병변인 위선종을 가지고 있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수술 후 추적관찰이 가능한 위 소매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① 루와이 위 우회술

루와이 위 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잘라 작게 남기고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해 주는 수술법이다. 위에 저장되는 음식의 양도 줄고 그마저도 영양분 흡수 기관인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장으로 가기 때문에 체중감소는 물론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이 완치되거나 뚜렷이 좋아진다. 또한, 위 소매 절제술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 보통 수술 후 6개월까지는 체중이 급속하게 줄며, 18~24개월까지도 꾸준히 빠져 약 80% 정도의 초과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단, 수술 후 비타민 B12, 철, 칼슘 등의 대사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위 내시경이나 담관 췌장 조영술 등의 시술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위암 가족력이나 위/십이지장 궤양 등이 있는 환자는 수술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② 위 소매 절제술

위 소매 절제술은 늘어난 위의 80%를 수직으로 절제해 위의 크기를 줄여서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는 수술법이다. 결과적으로 먹는 양이 줄어들지만 포만감을 느끼므로 과식과 폭식을 하지 못하고 수술 전 병적인 식욕이 있었던 경우 정상적인 식욕으로 돌아온다. 루와이 위 우회술보다 비교적 수술 시간이 짧고 간단하며 합병증도 비교적 적다. 음식물이 수술 전 원래의 길로 내려가기 때문에 영양학적 불균형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음식물이 급격하게 대량으로 소장에 들어갈 때 생기는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도 없다. 또한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쉽고,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이 없어 남아 있는 위나 십이지장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절개한 부위의 누출이나 남아 있는 위가 협착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수술 후 높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을 경우 체중감소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장기적으로 위 식도 역류질환이 발생하거나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자료제공: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좌) 루와이 위 우회술, (우) 위 소매 절제술

[비만 수술의 효과는?]

비만 수술로 초과된 체중의 60~80%를 감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20㎏인 사람의 정상체중이 70㎏일 때 초과 체중 50㎏ 중 30~40㎏이 수술 후 1~2년에 걸쳐 빠지며, 이는 환자의 삶의 질 상승으로 이어진다.

사망률 역시 30% 정도 감소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50~60%, 당뇨병 관련 사망률은 85%, 암 관련 사망률은 46%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비만때문에 생겼던 질환의 96%가 사라지거나 개선된다. 당뇨병 환자의 85%는 약물투여 없이도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고, 고혈압 환자의 60~70%에서도 혈압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이하예민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관련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며, “올 초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본인 부담률도 낮아졌기 때문에 그 동안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망설였던 환자라면 개인에게 적절한 치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찾아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