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발생률, 아직도 한국이 1위
결핵 발생률, 아직도 한국이 1위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24 16:00
  • 최종수정 2019.10.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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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50세, 여자는 70세부터 결핵 환자 급증…70대 이상 환자가 가장 많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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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일명 후진국 병으로 불리는 결핵. 전 세계 매년 1천만 명 이상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가 160만 명에 달하는 등 결핵은 감염성이 매우 높은 질환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신규 결핵 환자는 2011년에 3만 9천여 명으로 보고되며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에 7년 연속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과연 결핵은 왜 발생하는 것이며,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결핵은 70대 이상, 남성에게 더 많았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10월 24일 결핵 1차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2018년 상반기 동안 질병관리본부에 결핵으로 확정 신고된 신규 환자 총 1만 297건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이다.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동안 결핵 발생률은 남성이 58.2%(5,995건), 여성이 41.8%(4,302건)로 남성이 여성보다 결핵에 더 많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대별로는 전체 환자 중 37%가 70세 이상 고령 환자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남성은 50대부터, 여성은 70대부터 결핵 발생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고령자는 결핵 예방을 위해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고, 아무 증상이 없어도 매년 정기적인 결핵 검진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 관리 수준은 결핵 환자의 병원 방문 비율이 88.2%에 그치며 환자의 주기적 방문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꾸준한 복약이 중요한 결핵 환자들의 약제 처방 일수율은 95.9%로 높게 나타나 복약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항결핵제를 2주 정도 투약하면 전염력은 거의 없어지며, 6개월 이상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핵으로 진단받았다면 본인의 완치와 결핵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이수연 보험평가과장은 “결핵 적정성 평가에서 확보된 통계를 통해 전반적인 환자 관리 질 향상을 유도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요양기관의 결핵 관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심평원 박인기 평가관리실장은 “앞으로도 결핵 적정성 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1차 적정성 평가 결과를 질병관리본부 등 관련 기관에 제공해 국가 결핵 관리사업에 활용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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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왜 발생하는가?]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이다. 보통 결핵 환자의 미세한 침방울에 포함된 결핵균에 의해 감염되지만, 감염되었다고 하여 모두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몸 안에 균이 들어오더라도 신체 면역력이 좋다면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 '잠복 결핵'으로 숨어 살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 결핵'으로 바뀌어 결핵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결핵 감염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며, 차츰 진행되면서 피로감, 식욕감퇴, 체중감소, 2주 이상의 기침, 가래,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핵 치료제만 꾸준히 복용하면 치료가 되며, 약을 먹으면 체내의 균들이 급격히 없어져서 보통 약 2주가 지나면 전염력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따로 입원하거나 격리 생활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결핵 환자의 가족 또는 동거인의 경우 결핵을 옮긴 주체이거나 환자에게 감염되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결핵검진을 받아야 한다.

결핵은 일반적으로 폐결핵이라고 많이 불리는데 이는 결핵균이 폐 조직에 감염을 일으키는 '폐결핵'이 결핵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핵은 폐뿐 아니라 신장, 신경, 뼈 등 우리 몸속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에서 병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을 예방하려면?]

일반적인 결핵 예방 방법은 생활 속 결핵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먼저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핵은 과로,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무리한 다이어트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폐결핵 환자의 70-80% 정도는 기침과 가래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증상들은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2주 이상 기침과 가래가 지속된다면 결핵은 아닌지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올바른 기침 예절을 지켜 결핵의 확산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반드시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을 한다.

결핵 환자와 접촉했을 때는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 결핵 감염검사 및 결핵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잠복결핵 감염 치료는 잠복결핵 감염자의 결핵 발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으로, 치료할 경우 결핵 발병을 60~90%까지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염성 결핵 환자와 접촉한 경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 최근 2년 안에 감염이 확인된 경우, 자연 치유된 결핵 병변이 있는 경우 등은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할 소지가 높기 때문에 잠복 결핵 감염 치료를 받을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잠복 결핵 감염 치료는 결핵 치료제 1종류 또는 2종류를 3~9개월 동안 복용하는 방법으로, 치료 대상자의 건강 상태나 기타 상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