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자의 계절이 아닌 ‘코피’의 계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 아닌 ‘코피’의 계절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30 10:00
  • 최종수정 2019.10.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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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에 많이 나는 코피, 건조해진 날씨와 알러지 비염이 주 원인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앗, 또 코피가! 가을이 되자 평소와 달리 코피를 많이 흘리는 이 모씨. 자고 일어나거나 세수를 할 때 유독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무심코 넘기기엔 횟수가 너무 잦아 병원을 방문했고, 혈압체크와 혈액검사 등을 진행했지만 특별한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통 고혈압, 혈액응고장애와 같은 질환이 있다면 코피를 흘릴 수 있지만, 별다른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씨처럼 유독 가을철에 코피를 자주 흘리게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가을철 코피는 건조한 공기와 비염 때문이다]

가을철에 코피가 많이 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환절기가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듯 콧 속 점막도 건조해지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알레르기 비염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비염은 코 점막에 생기는 염증 반응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간지러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비염의 원인 물질 종류에 따라 크게 4계절 내내 지속되는 만성 비염인 ‘통년성 비염’과 특정 계절, 특히 환절기에 증상을 심하게 느끼는 ‘계절성 비염’으로 구분된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인 꽃가루는 봄철과 가을철에 절정기를 보인다. 비염 증상이 악화될수록 간지러움 등으로 코를 자주 만지게 되는데, 이는 비점막을 자극하여 혈관에 상처를 유발해서 잦은 코피를 일으킬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민진영 교수는 “성인뿐 아니라 소아의 경우에는 비염으로 인해 코 점막의 혈관들이 손상되어 코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알러지 피부 반응검사와 혈청검사를 통해 코피가 나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다면 혈압과 복용 약물을 살펴보자]

코피는 알레르기 비염 이외에도 고혈압 증상이나 아스피린, 항응고제 등의 복용하는 약물에 의해서도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성인의 경우 코피가 자주 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기본 문진과 혈압 체크를 받는 등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코의 앞부분 점막에서 코피가 나기 때문에 양쪽 콧날개를 압박하면 자연스럽게 코피를 멈출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많고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간혹 코의 뒷부분에서 코피가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활용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원인 혈관을 지지는 전기 소작 등의 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 지혈한 후에는 비점막에 바르는 코 전용 연고 등을 사용하면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는 것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