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눈이 심하게 아프다면 ‘이것’ 의심해야
어둠 속에서 눈이 심하게 아프다면 ‘이것’ 의심해야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10.31 09:00
  • 최종수정 2019.10.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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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곳에서 심한 두통과 안구 통증 나타나는 폐쇄각 녹내장, 안압 유지가 중요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력에 문제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전체 녹내장 환자의 약 80%는 안구 내부의 압력인 '안압'이 정상임에도 녹내장이 생기는 ‘정상안압 녹내장’에 해당하며 초기에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안압이 급격히 올라가며 심한 안구 통증과 두통, 구토 증상과 함께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겪는다. 이때의 통증은 진통제로도 나아지지 않는데, 이는 ‘폐쇄각 녹내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폐쇄각 녹내장이란?]

녹내장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주로 나타나는 요인은 안압의 이상이다. 안압은 눈 속을 채우고 있는 물인 ‘방수’에 의해서 조절이 된다. 방수는 원래 홍채와 각막 사이에 각도인 전방각에서 흡수되며 전체적인 양 조절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전방각에 이상이 생기면 안압 조절이 되지 않고 눈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폐쇄각 녹내장은 다소 드문 유형의 녹내장으로, 홍채가 압력 때문에 밀려 올라가며 방수가 빠져나가는 곳인 전방각을 막아 안압이 갑자기 올라가며 심한 두통과 안구 통증, 시력 감소, 구역질 및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급성으로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경우에는 주로 밤이나 어두운 공간에 오래 있을 때 이런 발작성 통증이 나타나고, 증상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응급실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급성이 아닌 ‘간헐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에는 편두통 양상으로 수년에 거쳐 반복되는 두통이 주된 증상이다. 특히 어두울 때 지끈지끈한 두통과 뻐근한 안구 통증 및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흔히 편두통이나 머리 쪽 이상으로 인한 두통으로 오인하여 내과나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

 

[폐쇄각 녹내장에 잘 걸리는 사람이 있다]

폐쇄각 녹내장은 눈 길이가 평균치에 비해 짧은 경우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작은 체구의 중년 여성에게 폐쇄각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키와 체구가 작은 경우 눈 크기도 작다 보니 전방각도 좁아서 쉽게 막히기 때문이다. 또한, 백내장이 점차 진행하면서 폐쇄각 녹내장이 유발되는 경우도 많다.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는 것도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동공이 커지고 수정체가 앞으로 이동해 전방각이 좁아지면서 방수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 길이가 짧으면서 백내장이 있는 사람은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계절의 영향도 존재한다. 가을과 겨울철에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일조량과 야외 활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동공이 평소보다 커진 상태에서 생활하게 되면 폐쇄각 녹내장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녹내장 예방을 위해 백내장 수술을 받기도 한다]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하면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하고, 안압이 어느 정도 떨어졌을 때 레이저 치료를 하여 홍채에 방수가 흐를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 준다. 증상에 따라 녹내장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한쪽 눈에 폐쇄각 녹내장이 온 경우 나머지 눈에 올 가능성이 40~80%이기 때문에 예방적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백내장 수술을 통해 전방각이 넓어지게 되면, 안압이 내려가고 좁은 전방각의 구조가 서로 붙어버리는 일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 예방을 위해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안압 상승으로 인해 손상된 시신경과 좁아진 시야 및 시력 저하는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녹내장 진단을 받은 후에는 지속적인 검사와 관리를 통해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