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때문에 청력까지 잃는다
어지럼증 때문에 청력까지 잃는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1.04 09:00
  • 최종수정 2019.11.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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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어지럼증, 방치할 경우 청력 손상될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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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50대 여성 최모 씨는 얼마 전부터 자꾸만 머리가 어지럽고 하늘이 핑그르르 도는 어지럼증이 생겼다. 처음엔 단순히 피로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봤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잠에서 깨어난 최씨는 심한 어지러움을 느껴 응급실로 향했고, 그 결과 ‘이석증’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인 어지럼증.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문제는 아니지만, 일부의 경우에는 아주 심각한 원인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심지어 어지럼증 때문에 청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예방법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어지럼증, 빈혈 탓만은 아니다]

어지럼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며, 머리, 귀, 심장, 혈관 등 그 원인도 굉장히 다양하다. 이 때문에 어지럼증은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 다양한 과에서 진찰 되는데,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어지럼증의 원인은 무조건 빈혈이고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서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은 이석증으로, 어지럼증의 20~5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석증 환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추운 날씨 또한 어지럼증을 심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몸의 자율신경계나 심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낮은 기온 때문에 몸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시키려는 교감,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리 수 있어 신체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일교차가 심할 때에는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어지럼증은 청력까지 앗아간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의 증상은 눈 앞이 캄캄하다. 아찔하다. 뱅글뱅글 돈다 등으로 표현되며, 안색이 창백해지고 구토를 하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증상 외에도 연관 질환에 따라 귀가 먹먹하다던가, 눈이 침침해지고, 발음이 잘 안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서 어지러움을 관장하는 부위는 뇌와 양쪽 귀, 이렇게 총 3 군데다. 귀는 소리를 듣는 청력 기능뿐 아니라, 전정기관과 세반고리관을 가지고 있어 몸의 평행감각과 회전감각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데, 만약 한 쪽 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양측 귀가 감지하는 정보의 차이가 생겨 심한 회전성 어지러움이 생기기도 한다.

어지럼증을 방치할 경우 청력이 손실될 수도 있다. 귀는 청력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귀에서 소리가 나는 어지럼증, 귀가 먹먹한 느낌이 동반되는 어지럼증, 항생제 투여 중에 나타나는 어지럼증을 빨리 치료하지 않을 경우 청력이 손상된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 병원을 찾아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는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에 가서 청력 검사를 받고 청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돌발성 난청 같은 경우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방치하면 평생 청력이 망가진 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귀의 병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에는 아래의 것들이 있다.

- 이석증

귀의 전정기관에는 귓속의 돌이란 뜻의 ‘이석(耳石)’이 있는데, 이는 몸의 흔들림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만약 이석이 제 자리에서 떨어져 나가 멋대로 돌아다니게 되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데 이 질환이 바로 이석증이다. 이석증의 주요 증상은 주변이 빙빙 돌고 땅이 울렁거리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특히 아침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석증은 귀의 어느 곳에 이석증이 생겼는지 검사한 후 간단한 약과 운동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전정신경염

전정신경염은 귀의 전정 신경에 발생한 염증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질, 구토가 자연적으로 발생해 수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전정신경염은 저절로 호전되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견딜 수 있다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눈으로 목표를 주시하는 것을 훈련시키고 평형기능을 강화시키는 전정신경 재활운동을 통해 전정기관을 강화하면 어지러움을 줄이고 병을 예방할 수 있다.

-메니에르 병

메니에르 병은 귀에 물이 찬 듯이 먹먹한 느낌이 생기는 증상으로, 쉽게 말해 ‘귀 고혈압’이라고 할 수 있다. 귀의 달팽이관 안에는 림프액이 순환하는데, 이 순환이 정상적이지 못할 경우 달팽이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면서 점차 청력이 떨어지고 이유없이 귀에서 소음이 들리는 이명이 생기게 된다. 병이 악화되어 압력이 세지면 달팽이관이 터지게 되는데, 이 경우 극심한 어지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임기정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소금, 설탕 등을 많이 섭취해 생기는 ‘현대 문명병’ 이기 때문에 인공적인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정말 어지러울 때를 대비해서 어지럼증 비상약과 안정제를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