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심장충격기, 5대 중 1대는 불량이었다
공공장소 심장충격기, 5대 중 1대는 불량이었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01 11:00
  • 최종수정 2019.11.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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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공공장소에 비치된 저출력 심장충격기 및 모유착유기 성능 및 안전관리 실태 점검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갑자기 심장이 멈춰 쓰러진 사람을 살리는 심장충격기. 공공장소 어디에나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공공장소에 비치된 의료기기를 보면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게 과연 제대로 돌아갈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비상상황에 쓰라고 걸어 둔 것이 정작 필요한 상황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허울좋은 장식에 불과할 것이니 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이를 대비해 지난 4월부터 총 5개월 동안 전국에 설치된 저출력 심장충격기를 비롯해 산후조리원에 비치된 모유착유기 등 공공장소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성능과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실시하였다. 이는 복지시설, 산후조리원 등 안전 취약계층 이용시설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위생관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심장충격기 22%가 불량… 아예 작동을 안 하기도]

자동제세동기(AED) 등의 저출력 심장충격기는 일반적으로 의료기관 및 공공장소에 설치되어 있고, 심정지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이 정상리듬을 회복하도록 하는 의료기기이다.

그런데 노인이나 아동 같은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어린이집, 경로당 등에 비치된 저출력 심장충격기 총 1,541대를 대상으로 작동 여부와 관리 상태, 성능 등을 점검 조사한 결과, 전체의 22%인 333대가 성능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5분의 1은 비상 시 제대로 쓸 수 없었다는 소리다.   

식약처는 점검 결과 패드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제품 318대(20.6%)와 기기가 아예 작동하지 않은 제품 15대(1.0%)에 대해 수리 및 교체하여 심정지 등의 위급상황 발생 시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관리자 및 기관 내 직원만 접근이 가능한 장소에 설치된 190대(12.3%)는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위치로 옮기도록 권고하고, 관리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저출력 심장충격기 사용방법을 교육 및 안내했다. 가을 단풍철을 맞아 저출력 심장충격기 의무설치기관인 국립공원에서도 등산객을 대상으로 올바른 저출력 심장충격기 사용방법에 대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모유착유기는 관리 양호… 개별 부품 사용해야]

이번 조사는 산후조리원 및 보건소에서 공공으로 사용되는 모유착유기에 대해서도 실시됐다. 모유착유기는 모유를 흡인하는 수동식 또는 전동식 의료기기로 보통 유축기로 불린다.

총 2,805대의 모유착유기에 대해 교차오염 여부나 관리 상태, 성능 등을 점검한 실태점검 결과, 다행히 오직 0.3%에 해당하는 8대만이 흡인 성능이 불량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되어 전반적으로 관리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불량 제품 8대는 수리 조치된 상태다.

또한, 34개소(29.6%)에서 깔때기 등과 같이 피부와 모유에 직접 접촉하는 개별 부품을 재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모유착유기 소모품을 공용으로 사용할 경우 교차오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소모품은 반드시 개별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모유착유기에 대한 올바른 사용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용 전 모유가 접촉하는 부분의 부품이 올바르게 세척 및 소독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사용설명서에 기재된 방법에 따라 깔때기, 역류방지장치, 젖병 등을 조립해야 한다. 모유를 착유할 때는 가슴에 이물질이 남아있지 않은 청결한 상태인지 확인하고, 깨끗이 씻고 완전히 말린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착유 후에는 역류 방지기를 포함해 모유가 닿을 수 있는 구성품은 모두 젖병세정제 등으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 및 소독하고, 물지를 제거한 후 보관용기나 청결한 곳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