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으면 속 쓰린 당신, 위에 구멍이?
밥만 먹으면 속 쓰린 당신, 위에 구멍이?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01 11:00
  • 최종수정 2019.11.01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화성 궤양은 자극적인 음식, 스트레스가 원인, 헬리코박터균 감염 피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위장 질환은 한국인의 고질병이라 할 만큼 주위에 흔한 질환이다. 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위장 질환을 앓는다는 통계가 있고, 한국인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로 ‘위암 공화국’이라는 별명까지 붙어있다. 다행히 위내시경 등 암 조기 검진이 보편화되면서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감소하고 환자의 수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고 거기에 술까지 걸치는 습관을 지닌 사람이 흔한 만큼 위장 건강에 대한 방심은 금물이다. 오늘은 한국인이 앓고 있는 대표적 위장 질환 중 하나인 위장 궤양, 그중에서도 소화성 궤양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소화성 궤양이란?]

소화성 궤양은 위와 십이지장의 점막이 손상된 상태를 뜻하며, 위산과 같은 대표적인 유발 인자로 인해 위장 점막 방어인자의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 한국인 10명 중 1명은 평생 동안 한 번 이상의 소화성 궤양을 겪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위궤양의 경우 식사를 한 뒤 복부 위쪽에 속 쓰림이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식사와 관계없이 증상이 있을 때도 있고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십이지장 궤양도 위궤양과 비슷한 복통 증상을 유발한다. 그러나 궤양이 악화한 경우 십이지장 협착으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구토 증상이 유발되기도 한다. 소화성 궤양이 악화되면 출혈로 인해 흑색의 변을 보거나 피를 토하기도 하며 심하게는 위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소화성 궤양의 원인은?]

소화성 궤양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하지만, 그중에서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률이 높고, 여럿이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식문화의 특성상 균이 잘 퍼지기 때문에 소화성 궤양에 더욱 취약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체내에서 요소를 분해해 다량의 암모니아를 발생시킨다. 강한 위산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 또한 이렇게 생산한 암모니아로 산을 중화시켜 자신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와 세균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소는 위 점막을 손상시킨다. 또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감염되면 인체 면역작용 때문에 백혈구가 모이는데, 백혈구에서 생산되는 유리산소도 위 점막 손상을 가속화한다.

소화성 궤양은 약물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혈관 질환 치료 및 예방에 쓰이는 아스피린 등의 항혈전제나, 노인성 관절 질환에 쓰이는 소염진통제 복용 때문에 소화성 궤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소화성 궤양의 치료와 예방법은?]

우선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소화성 궤양을 막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만약 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균을 죽이는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하며, 이후 다시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한데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자극이 강한 조미료 사용은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위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궤양 예방을 위해 위산 억제제나 위 점막 보호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최혁순 교수는 "자극적인 음식뿐 아니라 스트레스 또한 소화성 궤양을 발생 및 악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화성 궤양은 다시 발생하기도 쉽고 난치성 궤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혁순 교수는 "치료 초기에 나타난 효과를 보고 완치되었다고 스스로 판단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없어졌다 하더라도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해야 재발 및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특히 소화성 궤양은 악성 암성 궤양인지 감별해야 하므로, 내시경으로 추적관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