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성장한 가정간편식 시장, 소비자의 인식은?
훌쩍 성장한 가정간편식 시장, 소비자의 인식은?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12 18:00
  • 최종수정 2019.11.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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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1인 가구의 증가와 편리함의 추구 등으로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바라는 안전하고 편리한 가정간편식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주관한 가정간편식 소비자 요구 및 발전 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12일 컨슈머 소사이어티 코리아 2019에서 열렸다.

 

[가정간편식, 정말 많이 성장했다]

과거의 가정간편식의 인식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간단히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시대는 변한다. 현대인의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외식 및 간편식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었고, 배달서비스 확대와 반제품 식품 판매가 증가하며 가정간편식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독신가구의 증가와 여성경제활동의 증가 등도 이에 한 몫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가정간편식 시장은 연 평균 25.3%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5년전 2010~2015년 평균 성장세인 14.3%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22년도에는 시장 규모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가정간편식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단순히 3분 가량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식품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손질이 다 된 식재료와 일정 분량의 양념과 레시피까지 동봉되어 직접 조리가 어렵지 않게 만든 Meal kit 제품까지 이미 폭넓게 판매되고 있다.

- Ready to eat (RTE) 즉석섭취식품

별도의 조리 없이 바로 섭취 가능한 음식,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이 해당. 넓은 의미로는 온/오프라인 반찬판매전문점에서 파는 국, 찌개, 반찬도 여기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 Ready to heat (RTH) 즉석조리(완조리)식품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에 단시간 데운 후 섭취가 가능한 경우. 햇반, 즉석 죽, 레토르트 식품으로 나오는 카레, 짜장 등이 해당.

-Ready to cook (RTC) 즉석조리(반조리)식품

상대적으로 장시간 데우거나 간단한 조리 과정을 거친 후 섭취가 가능한 경우. 냉동만두, 냉동돈까스, 냉동볶음밥 등이 해당

-Ready to prepare (RTP) 신선편의(식재료)식품

손질이 다 된 식재료와 양념, 레시피가 동봉된 상품

 

[젊고 소득수준 높은 미혼이 선호했다]

가정간편식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어땠을까? 2018년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태도조사를 조사한 심층 분석보고서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가정간편식에 만족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최근 1개월 이내에 가정간편식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구입 장소는 대형마트(43.8%), 24시간 편의점(19.1%), 인터넷쇼핑몰(12.4%) 순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원재료는 밥과 면류(39.8%), 국물류(31.7%), 육류(14.7%)로 나타났다.

자료제공: 가정간편식 주요 재료와 주요 구입장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가정간편식을 구입한 이유에 대한 응답에서는 요리하기 번거롭고 귀찮아서(43.5%), 조리할 시간이 부족해서(19.7%)라는 응답이 많았고,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맛(93.8%)과 가격(80.9%)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소비자가 가정간편식을 가장 선호했을까? 가정간편식을 향후에도 구입하겠다는 응답률은 84.3%로 높게 나타났는데, 연령과 결혼 여부, 가족 구성, 소득별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주로 20대, 미혼, 1인 가족, 소득 수준이 높은 응답자에서 향후 구매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안전 관리와 환경보호 문제는 여전히 숙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향후 구입 의사를 밝힌 사람이 많고 사회 경제적 환경의 변화와 소비 트렌드 등이 변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만족도가 유지될 때 시장의 유지 및 확대도 가능한 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식품의 유통을 위한 정부와 제조/판매업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가정간편식 구분에 따른 관리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정간편식 관리를 위한 전단계 관리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육류 등 축산 가공식품의 경우에는 원료육의 생산 및 가공뿐 아니라 유통 과정까지 전단계에서 온도 유지 등 관리가 필요하다. 즉석섭취식품과 즉석조리식품, 신선편의식품 등 유형에 따른 올바른 취급과 유통 역시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SNS를 통한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여기에 따른 관리 시스템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온라인 중개업체의 책임 강화 및 판매 제품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환경문제도 가정간편식 시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가정간편식 소비자 만족도 중 포장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데, 1인 가족이나 소규모 가족 형태에 맞춘 소용량 포장 제품이 확대되면서 용량별 포장 만족도는 높아지지만 1회용 플라스틱(비닐, 플라스틱 류)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냉장, 냉동 유통으로 아이스팩, 스티로폼 포장재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관련 업계의 자발적 노력과 더불어 포장재 감량 및 재활용 등을 위한 정책이 조속히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