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늘어난 ‘하지 정맥류’... 50대 여성 가장 많았다
훌쩍 늘어난 ‘하지 정맥류’... 50대 여성 가장 많았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18 11:00
  • 최종수정 2019.11.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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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총 진료인원 18만 8천명, 남성은 60~70대, 여성은 50~60대가 많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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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다리에 보기 싫게 튀어나온 핏줄, 하지정맥류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4년~2018년간 하지정맥류 환자를 분석한 결과, 5년간 하지정맥류 환자는 2014년 15만 3천 명에서 2018년 18만 8천 명으로 22.7%나 증가했다. 이는 연평균 환자가 5.4%씩 꾸준히 늘어났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환자 수와 연평균 증가율 모두 여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인데, 여성 환자는 남성의 2.2배나 많고, 특히 40대 이후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50대(2018년 기준 52,360명, 27.9%)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하지정맥류란 무엇인가?]

사람의 혈관은 심장에서 신체 조직 각 부위로 혈액을 실어 나르는 동맥, 신체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교환하는 모세혈관, 그리고 모세혈관을 통과한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으로 구분된다.

정맥류는 인체의 정맥이 어떤 원인에 의해 혹처럼 확장되고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정맥이 짙은 보라색 또는 파란색의 꽈배기 모양으로 튀어나온다. 모든 정맥은 정맥류가 될 수 있지만 주로 다리와 발의 정맥에 발생하기 때문에 ‘하지(下肢)정맥류’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종아리 뒤쪽이나 다리의 안쪽에서 발견된다.

하지정맥류는 서 있거나 걷는 자세가 하반신 정맥의 압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생긴다.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흐르도록 조절하는 정맥 안의 판막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하게 되면, 혈액이 정맥 내에 고여 압력이 증가하고 혈관이 확장된다. 따라서 하지정맥류 진찰 시에는 환자가 서 있는 자세에서 하게 되며, 통증의 양상 및 분포, 피부 변화, 염증 반응의 여부, 확장된 혈관의 분포 및 굵기 등을 관찰하게 된다. 이후 정맥의 혈류를 검사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가 이루어 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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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50~60대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나?]

하지정맥류는 50~60대 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8년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보면 50대 환자(52,360명, 27.9%)가 가장 많았고, 60대(40,290명, 21.5%), 40대(36,511명, 19.5%)가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홍기표 교수는 “정맥류 발생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부터 직업적인 요인까지 매우 다양한데, 오래 앉아 있거나 서서 일하는 직업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정맥류가 진행되고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어 50~60대에 병원을 많이 찾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경제적 여건이나 직장 문제, 활동 능력 등을 고려할 때 50~60대가 병원을 많이 찾을 뿐이지 실제 정맥류의 발생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2배 이상 많은 원인은 여성호르몬 때문으로 판단된다. 홍기표 교수는 “정맥류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은 경향을 보이는 것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여성의 경우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경향은 초산보다 다산의 경우 높은 빈도를 보인다”며, “출산 후 대부분 없어지기도 하지만 정맥 확장이 심할 경우 계속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타깝게도 정맥류를 완벽하게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인간은 직립 보행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근육의 긴장도를 높이면 정맥류 발생의 위험을 줄이고 증상을 충분히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예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올바른 운동을 한다

걷기, 달리기, 수영, 요가 등의 다리를 움직이는 운동은 종아리 부위 근육의 수축 운동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장시간 달리기나 심한 등산, 역기 들기와 같은 근력운동은 복압을 상승시켜서 오히려 정맥류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 체중 감량을 한다

체중 감량은 정맥의 압력을 낮춰서 정맥류에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체중 감량뿐 아니라 변비를 치료하는 데도 좋은데, 변비는 복압을 상승시켜서 정맥류와 더불어 이와 유사한 질환인 치질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 하이힐과 꽉 끼는 옷을 피한다

높은 굽의 신발과 하이힐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낮은 굽의 신발이 종아리의 근육을 좀 더 쓰게 만들어줘서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된다. 또한 허리나 골반 주위에 꽉 끼는 옷을 입으면 정맥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정맥류가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4. 휴식시간에는 다리를 높게 올려놓는다

다리를 높이 올려놓고 쉬는 것은 다리 붓기를 감소시키고 정맥의 순환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정맥류가 있거나, 다리가 자주 붓는 경우에는 누워서 쉴 때도 베개를 2~3개 사용해서 다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 좋다.

5.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지 않는다

자세를 바꿔주며 하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되면 종아리 근육 기능을 유지해주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적어도 30분의 한 번씩 움직이는 것이 좋으며, 앉아 있을 때도 다리를 꼬지 않아야 한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경우, 일정 기간 움직이거나 발을 굽히거나 세우는 등 움직여주는 것이 정맥류 예방과 악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6. 의료용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착용한다

의료용 고탄력 압박 스타킹은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개인 사정상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울 경우, 고령 및 임신 등으로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수술 후 하지부종이나 약한 정맥류가 있을 경우에 도움이 된다. 다만 스타킹 착용이 질환을 완치시키는 것은 아니며, 병의 진행을 늦추고 기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