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페스트, 즉 흑사병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꽤 드물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4세기의 유럽 역사는 흑사병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에서 페스트 확진환자 발생이 잇따라 보고됨에 따라 신속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아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단계를 유지하기로 하였다.
[페스트란?]
물론 페스트는 ‘흑사병’이란 이름 덕에 유명한 병이지만, 그 이상의 사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인류의 의료기술이 발달하며 천연두처럼 별다른 위험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세기에 치료약이 개발되기 전까지, 페스트는 공포의 대상이였다.
페스트는 원래 야생의 쥐와 같은 설치류 사이에서 일어난 전염병이다. 일반적인 증세는 갑자기 오한이 나거나 몸이 떨리고, 40도의 고열 증상, 그리고 현기증과 구토 등이 있다. 잠복기는 2일에서 5일까지로, 주로 순환기계에 문제가 생긴다. 몇 가지 병형으로 나누어지는데, 주된 것은 갑상선과 폐의 두 종류이다.
1347년 킵차크 부대에 의해 아시아 내륙의 페스트가 유럽에 전파된 이래, 유럽은 수 년에 걸쳐 대규모의 피해를 보게된다. 당시 이 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가 1/5로 줄어들었으며,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증세가 매우 격렬하고 사망률도 높으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법정전염병인 동시에 검역전염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또한 흑사병(黑死病)이란 이름에 걸맞게, 발병 부위가 괴사해 까맣게 변하기에 심리적으로 더욱 큰 공포를 일으킨다.
[페스트의 감염 경로]
앞서 언급되었듯이, 페스트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환자의 기침과 재채기를 통하거나(비말감염), 낮은 확률로 환자의 분비물과 배설물에 있는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기도감염). 가장 주된 감염 경로는 벼룩에 물리는 경우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페스트 유행지역을 방문할 때는 감염이 의심되는 동물(또는 사체)을 만지지 않아야 하며, 페스트 증상을 나타내는 (의심)환자와 그 분비물과 배설물을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16일 발견된 세번째 환자(55세 남성) 역시도 비슷한 케이스로 구분된다. 이 환자는 지난 11월 5일, 채석장에서 산토끼를 잡아먹었던 것이 병의 유력한 전염 경로로 보인다.
[오늘날의 페스트 관리]
2012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총 256건의 대규모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당시 60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에도 이 병으로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다가스카르(모든 지역) 및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 주)에서는 현재까지도 종종 페스트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어, 현지에 방문하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와 가까운 중국에서도 페스트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11월 12일, 중국 언론이 베이징에서 페스트 환자 2명이 발생하였다고 보도한 이래로 현지에서도 현재까지는 큰 혼란 없이 관리되고 있다. 환자들은 페스트 발생 풍토지역인 내몽고 자치구 거주자로 베이징 여행 중 확인되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또한 이 외에 앞서 언급한대로 11월 16일 내몽고에서 추가적으로 페스트 환자가 확진되었다.
다만 앞선 2명은 폐 페스트, 나머지 1명은 림프절 페스트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중국은 <전염병방치법(传染病防治法)>에 따라 전염병을 갑, 을, 병의 3가지 카테고리로 묶어서 관리하며, 이번에 발병한 페스트는 갑종 전염병에 속한다. 현재 중국 당국은 관련 절차에 따라 환자, 그리고 환자와 접촉한 기록이 있는 사람들을 따로 격리해 관리하는 중이다.
18일 현재로써는 이들 중에선 특별한 의학적 이상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에서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는 2014년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 각 1건이 기록되었다.
물론 페스트는 위험한 병이지만, 현지 보건당국에서 본격적인 방역조치는 마무리되었고, 현재까지 대량 추가 환자발생 보고와 같은 큰 문제는 상황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 페스트 환자 유입되더라도, 치료를 위한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 등 대응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어,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 단계를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