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변비, 돌체라떼만 마시면 정말 끝?
지긋지긋한 변비, 돌체라떼만 마시면 정말 끝?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21 09:00
  • 최종수정 2019.11.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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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인터넷에는 소위 ‘쾌변라떼’라고 불리는 커피들이 존재한다. 스타벅스의 ‘돌체라떼’와 빽다방의 ‘달달연유라떼’ 등이 그 주인공. 이는 온라인 여초 카페를 중심으로 퍼진 유행어인데, 변비로 고생하는 젊은 여성들의 쾌변을 도와주는 커피라 해서 붙은 별명이다. 얼마나 변비 탈출이 간절하면 이런 유행이 생겼을까 싶지만, 실제로 이것들이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서는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변비에 대한 각종 정보와 미신이 뒤섞여 있는 현실 속, 어떤 것이 진짜 쾌변에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Q. 커피는 변비에 효과적이다?]

A. 그렇지 않다. 카페인이 소화기 계통의 근육을 수축시켜 배변 활동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돌체라떼와 같은 커피를 마시면 빠르게 변의를 느끼는 이유는 보통 '유당불내증' 때문이다. 유당불내증이란 우유에 들어 있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대사 장애로, 한국인의 75%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우유를 마시게 되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해 소화되지 못한 유당이 소장에서 수분을 끌어들이게 되며, 복부 팽만감과 경련을 일으키고 설사를 유발하게 된다.

즉, 우유에 우유를 농축시켜 만든 연유까지 첨가돼 있는 커피를 마실 경우, 장이 자극되어 몸의 배변 준비 여부와 관계없이 인위적으로 대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장 건강에는 좋지 않다. 게다가 커피 속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몸 속 수분을 빼내는 역할을 하므로,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좌) 아이스 돌체 라떼. 사진제공: 스타벅스코리아 (우)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Q. 매일 변을 보지 않으면 변비다?]

A. 아니다. 변을 보는 횟수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루에 세 번 가는 사람도 있고, 일주일에 세 번 가는 사람도 있다. 보통 하루에 한 번씩 변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별다른 건강상의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면 며칠에 한번 꼴로 배변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일주일에 3회 미만으로 변을 본다면 변비로 간주되며, 1회 미만이면 심각한 변비로 본다.

간혹 변비가 심하면 몸 속에서 나쁜 물질이 재흡수 되며 소위 ‘똥독’이 올라 대장암과 같은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흔한 미신일 뿐이다. 실제 대변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된 적은 없다. 숙변이 만병의 근원이라며 장 청소를 하면 각종 질병을 예방해준다는 주장에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

 

[Q. 기분이 안 좋으면 변비가 생긴다?]

A. 그렇다. 우울증은 변비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명상이나 요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면 배변 활동에 도움이 된다. 특히, 배를 마사지하면 장을 지탱하는 근육이 이완되어 규칙적인 배변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Q. 푸룬은 변비에 도움이 된다?]

A. 사실이다. 푸룬은 서양자두를 말린 것으로, 단맛이 강하고 식이섬유가 바나나의 4배 이상 들어있어 변비 치료제라는 평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푸룬은 불용성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데, 음식 소화는 물론 장 운동을 촉진시키고 변을 묽게 만들어 배변 활동을 도와줘서 숙변 제거에 좋다. 또한, 베타카로틴, 칼륨, 칼슘, 비타민 등이 많이 들어있고,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소르비톨 성분도 풍부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Q. 껌을 삼키면 변비가 생긴다?]

A. 놀랍게도 사실이다. 매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껌을 자주 삼키는 어린 아이들에게 배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 고무를 이용해 만들어 지는 껌은 몸에서 소화가 되지 않지만 부드럽기 때문에 적은 양을 삼켰을 경우 몸에 해를 끼치지 않고 소화기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의 껌을 주기적으로 삼키게 소화관을 막는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는데, 특히 씨앗과 같이 분해가 잘 되는 것과 함께 삼켰을 때 더 심해진다. 이는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심할 경우 장 폐색 등이 유발될 수 있다.  

 

[Q. 섬유질 섭취 부족이 변비의 원인이다?]

A.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변비인 사람은 섬유질을 덜 먹어서 그렇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섬유질 섭취가 모자란 편이며 변비 환자와 정상인의 섭취량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또한 변비 환자가 섬유질 섭취를 늘리면 장 통과 시간은 의미 있게 증가하는 반면에 대변의 양이 많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섬유질 섭취 부족은 일부 환자에게만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보편적인 만성 변비의 원인은 아니다.

또한, 모든 섬유질이 다 같은 섬유질은 아니다. 섬유질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질와 불용성 섬유질의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불용성 섬유질이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을 빨리 통과할 수 있게끔 돕는다. 불용성 섬유질의 좋은 공급원은 통곡물 빵, 파스타, 시리얼 등이다. 수용성 섬유질은 주로 콩류에 많이 들어 있다.

 

[Q. 여행만 가면 변비가 생길 수도 있다?]

A. 그렇다. 낯선 여행지에서 늘 변비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여행은 식사 시간의 변화와 익숙하지 않은 화장실 그리고 생체리듬의 변화로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약 40%의 여행자들이 변비를 겪는다는 통계도 있다.

여행 중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생수를 많이 마시고 몸을 자주 움직이며 활동적으로 지내는 것이 좋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차 안이나 비행기 안에서도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고 몸을 움직여서 장에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고,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