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밑 떨림, 진짜 마그네슘 때문일까?
눈 밑 떨림, 진짜 마그네슘 때문일까?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26 09:00
  • 최종수정 2019.11.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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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경련의 신호일 수도 있는 눈 밑 떨림. 충분한 휴식과 눈 보호가 중요…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너 마그네슘 부족한가보다’ 요즘 들어 눈 밑 떨림이 심해진 김 대리가 많이 듣는 얘기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말 마그네슘 결핍이 눈 밑 떨림을 일으킨다는 정보가 수두룩하다. 김 씨는 바로 마그네슘 보충제를 구입해서 꾸준히 먹었지만, 눈 밑 떨림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김 씨처럼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증상을 겪는 사람은 매우 흔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눈 밑 근육의 피로감 때문에 생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눈 밑이 반복적으로 떨리거나,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눈이 감기는 증상 등이 나타날 경우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혈관이 안면 신경을 자극해서 생기는 ‘얼굴 경련’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 밑 떨림, 왜 생기나?]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마그네슘 부족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눈 밑 떨림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술이나 탄산을 자주 마시는 경우, 인산 성분이 마그네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 두부, 곡물, 나물류를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이라면 마그네슘 결핍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엄밀히 말해 마그네슘 결핍 외에도 눈 밑 떨림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눈 근육의 기능 장애인 ‘안검경련증’이나 한쪽 눈의 눈꺼풀 근육이 일시적으로 떨리는 ‘눈꺼풀 근파동증’ 등도 눈 밑 떨림을 유발할 수 있는데, 혈관이 얼굴 신경을 누르는 질환인 얼굴 경련이 있어도 이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얼굴 경련은 안면 근육에 본인도 모르게 반복적인 수축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얼굴 한쪽에서 발생한다. 발병 초기에는 눈꺼풀 근육만 가끔 떨리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얼굴 아래쪽 근육까지 경련이 퍼져 내려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얼굴 근육을 움직이면 증상이 악화되며, 후유증으로 안면마비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뇌동맥류, 뇌 종양, 다발성경화증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노화는 얼굴 경련의 가장 큰 원인]

얼굴 경련은 노화된 혈관이 얼굴 신경을 자극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년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얼굴 경련 환자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에서 6만 9,226명에서 2018년에는 8만 5,450명으로 약 23% 이상 증가했다. 환자 2명 중 1명(44%)은 40~50대였고, 20%는 20~30대 젊은 환자로 나타났다.

노화는 얼굴 경련의 가장 큰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고 두꺼워지는데, 이 혈관이 신경을 압박/자극하면 얼굴 신경을 보호하는 신경막이 손상돼 안면경련이 발생한다.

얼굴 경련 초기 증상은 대개 눈 아래가 떨리는 것으로 시작되며,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눈꺼풀 바깥쪽에서 시작되며, 증상이 심해지면 한쪽 안면의 근육이 수축되어 눈이 감기고, 눈이 감기는 쪽으로 입 주위 근육이 씰룩대는 경련이 생긴다. 따라서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 증상이 있다면 얼굴 경련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경련 횟수와 지속 시간은 더 길어진다.

 

[얼굴 경련의 치료법은?]

얼굴 경련 치료는 보통 신경 안정제 등의 약물 치료를 1차적으로 시행하며,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한 보톡스 주사 치료를 2차 치료로, ‘미세혈관 감압술’이라는 수술을 3차로 시행하게 된다.

약물 치료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졸립거나 무기력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입이 마르거나 때로는 시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서 담당 의사와 잘 상의하면서 약물의 부작용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보톡스 주사 치료는 운동 신경과 근육을 3-6개월 정도 마비시켜서 효과를 얻는 방법으로 영구적인 치료는 아니다. 반복적인 주사 치료를 받을 경우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어 약효가 약해지거나 지속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

현재 얼굴 경련의 원인을 정확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수술이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안면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혈관을 떼어내는 수술 방법으로, 문제가 되는 안면 신경 뿌리 부위의 혈관 압박을 풀어줄 수 있다. 미세혈관 감압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 혈관조영검사나 뇌 MRI같은 영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충분한 휴식이 중요… 선글라스로 눈 보호해야]

얼굴 경련은 얼굴이나 눈가 주변 근육을 많이 사용하거나, 과로, 수면 부족, 스트레스 악화 등이 주요 원인이므로 평소 안정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과다한 카페인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눈에 과다한 자극을 받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빛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주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다. 인공 눈물을 사용해서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