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유방, 유방암 걸릴 확률 더 높다
치밀유방, 유방암 걸릴 확률 더 높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26 09:00
  • 최종수정 2019.11.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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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롯한 아시아에서 흔한 치밀유방, 유방 촬영술과 초음파로 정확한 검진 필요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유방암 검진 후 ‘치밀유방’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는 여성이 많을 것이다. 치밀유방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성에게 유독 많이 나타나는데, 이 치밀유방 때문에 추가 검사가 필요하고 유방암 위험까지 더 높아진다는 설명을 들으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 여성의 50.5%는 치밀 유방인 것으로 보고되며, 특히 폐경 전 여성일수록 치밀유방 비율이 높다. 2015년 국립 암센터 유방암 검진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44세 여성의 무려 80.9%가 치밀유방이며, 45~49세 여성은 76.2%, 50~54세 여성은 61.1%로 보고된다. 대체 이 치밀유방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왜 높아지는 것일까?

 

[치밀유방이란 무엇인가?]

유방은 모유를 만들어내는 유선과 모유가 이동하는 유관으로 구성된 ‘유선 조직’과 이 유선 조직을 감싸고 유방의 전반적 형태를 만드는 ‘지방 조직’으로 구성된다. 전체 유방 중 유선 조직의 비율이 유방의 밀도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데, 유방의 크기에 비해 유선 조직의 비율이 높다면 치밀유방이라고 부른다. 즉, 치밀유방이란 유방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 중 유선조직의 양이 많고, 상대적으로 지방 조직의 양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방의 밀도는 나이가 들면서 변한다. 일반적으로 폐경 전 젊은 여성들은 밀도가 높은 유방을 가지고 있고, 폐경 후부터 점차 밀도가 감소한다. 하지만 폐경이 지나도 치밀한 유방조직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도 있다. 호르몬 치료 역시 유방의 밀도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사실 밀도가 높은 치밀유방은 육안으로 일반적인 유방과 다르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만 판단이 가능하다. 치밀 유방은 크게 4단계로 구분되는데, 1단계가 최소 밀도, 4단계까 가장 높은 밀도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치밀도가 높아진다. 미국의 경우 3~4단계에 해당되는 여성이 50-6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의 경우는 그보다 더 높아 대부분의 폐경 전 여성은 이 3~4단계에 해당한다. 주의할 점은 치밀유방 자체가 특정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그저 말 그대로 유방의 유선조직이 치밀하게 분포한다는 뜻일 뿐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대체 왜 치밀유방은 유방암 위험이 높을까?]

2011년 미국 국립 암 연구소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유선조직 비율이 50% 이상인 여성은 10% 미만인 여성에 비해 15년 동안 유방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대체 왜 치밀유방일수록 유방암 위험이 높은걸까?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그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치밀유방이 유방 검사를 할 때 암을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한다.

유방암 검진을 위해 x선을 이용한 유방 촬영술을 받으면 지방 조직은 검게, 유선 조직은 하얗게 나온다. 문제는 암이 있을 경우 종양도 하얗게 촬영된다는 점이다. 유선 조직이 50% 이상인 치밀유방의 경우 유방의 절반 이상이 하얗게 촬영되기 때문에 암 조직을 감별하기 힘들어진다. 즉, 일반적인 유방 촬영술로는 암을 발견하기 어렵고 유방암 진단률도 절반까지 떨어진다. 따라서 치밀유방의 경우 반드시 유방 초음파나 유방 MRI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유방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유방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검진이 가능하다]

유방 촬영술로 종양을 찾기 힘들다면 유방 초음파만 하면 되지 않을까? 싶을 수 있지만 치밀유방을 가진 여성의 경우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유방 촬영술로 유방암의 의심 증상 중 하나인 ‘미세석회화’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진 대상인 사람의 연령과 상태에 따라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 선택을 알맞게 할 필요가 있다.

유방 초음파 검사는 정상 유선과 종양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어 치밀유방에 적합한 검사법이다. 특히 유방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 유선조직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치밀한 유선조직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방 초음파 검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40세 이상의 치밀유방을 가진 여성이라면, 2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유방암 검진을 받으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