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인 두통, 정말 ‘골’ 때리네
천차만별인 두통, 정말 ‘골’ 때리네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19.11.29 09:00
  • 최종수정 2019.11.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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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두통의 증상은 다양하다. 관자놀이가 쑤시는 두통, 뒤통수 밑에서부터 뻐근하게 올라오는 두통, 눈을 찌르는 듯이 아픈 두통까지… 이 모든 통증을 우리는 두통이라고 부르지만,  이러한 유형의 통증들은 실제로는 모두 다른 종류의 두통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전 인구의 70~80%가 1년에 1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인 두통. 통증의 종류와 그 부위에 따라 과연 어떻게 나뉘어질 수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마와 관자놀이가 조이는 느낌: 긴장성 두통]

긴장성 두통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두통으로, 두통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75%가 이 긴장성 두통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 남녀의 90%가 긴장성 두통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며,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20~4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진다.

긴장성 두통은 흔히 두피에 분포하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하는데, 욱신거리는 느낌보다는 띵한 느낌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며 양쪽 머리 모두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조이는 느낌이나 머리와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 등으로 표현되며, 대개 띠가 머리를 두른 듯 둔하고 지속적인 두통이 느껴진다. 일부 환자는 통증이 심할 경우 주기적인 박동을 가지는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통증의 강도는 대부분 가볍기 때문에 두통이 있을 때에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일상생활에 의해 두통이 더 악화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다만 두통의 빈도가 잦은 경우에는 다소 강한 두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통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나 긴장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마사지, 물리치료, 침술 또는 지압 등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부프로펜이나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진통제도 도움이 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는 통증: 편두통]

편두통은 어느 연령대에나 발생할 수 있고, 우리나라 여성의 9%, 남성의 3%가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흔히 ‘편’두통이라 해서 한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편두통은 흔히 양쪽으로 두통이 오며 긴장형 두통 등도 흔히 한쪽으로 통증이 온다.

편두통은 뇌와 머리 뇌신경 및 뇌혈관의 기능 이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며, 스트레스 또한 매우 흔한 원인이 된다. 편두통의 통증은 심장이 뛰는 것처럼 느껴지는 박동성이 나타나는데, 보통 ‘욱신욱신’ 또는 ‘지끈지끈’하다고 표현된다. 여성은 생리 기간 중 편두통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월경관련 편두통’ 또는 ‘월경 두통’이라고 부른다.

편두통의 가장 큰 특징은 두통 중에 동반되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두통이 시작되면 소화가 안되거나 심할 때는 구토를 하기도 한다. 두통을 느끼는 중 빛과 소리에 민감해지는 것도 주요 증상이며, 움직이면 통증이 더 심해져서 학업 및 가사활동, 업무 등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편두통은 방치하면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먼저 수면장애, 커피, 날씨, 월경 등 어떤 요인이 본인의 두통을 악화시키는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 1주일에 2회 이상 편두통을 겪는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다양한 효능이 있는 약보다 단일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편두통의 지속시간은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 경우 보통 4시간 이상 지속된다. 그러나 진통제를 자주 많이 복용하면 약물 과용에 의한 두통도 발생할 수 있고, 약물 자체가 두통을 유발하거나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재발이 잦고 만성적인 편두통 환자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뒷머리가 뻐근한 통증: 후두부 신경통]

후두부 신경통은 뒷머리와 목 뒤쪽 등 후두신경이 분포한 부위에 따라 생기는 통증을 뜻한다. 신경의 분포영역에 따라 크게 대후두 신경통과 소후두 신경통으로 나뉘는데, 뒷머리 한 가운데 부분이 아프다면 대후두 신경통을, 귀 뒷부분이나 관자놀이 쪽이 아프다면 소후두 신경통을 의심할 수 있다.

후두부 신경통의 원인은 제1과 제2경추 옆쪽 관절에 생긴 만성 관절염이다. 그 외에도 머리 뒷부분에 외상이 일어난 경우, 목뼈 부위에 문제가 생긴 경우, 선천적으로 척추기형이 있는 경우, 통풍이 있는 경우 등에도 생길 수 있다. 드물게는 종양이 제2, 제3경추신경을 침범했을 때에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증세는 뒷머리와 어깨 통증과 뒷목줄기가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 등으로 나타난다. 통증은 저릿하거나 콕콕 찌르는 느낌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통증이 일어난 곳의 신경을 누르면 심하게 아프다. 또한, 머리가 먹먹한 느낌이 들거나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후두신경 분포영역을 따라 짜릿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후두 신경통의 경우, 통증이 머리를 따라 눈가까지 퍼지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눈이 침침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갱년기 여성에게 많이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보통 증세가 사라지지만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항경련제를 함께 복용하게 되는데, 이는 내성이 생기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증세가 심한 경우나 약에 내성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코 주위의 압박과 통증: 부비동 두통]

부비동 두통은 비강의 붓기, 염증, 감염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지만, 코막힘, 기침, 피로감, 콧물 등 부비동 두통만의 특별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파악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부비동 두통은 의학적 치료 없이도 4~8주면 완치되기도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 귀의 압력 변화, 치아 감염, 감기, 박테리아성 부비동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두통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 원인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한쪽 눈 주위의 찌르는 통증: 군발성 두통]

송이 두통 또는 떼 두통이라고도 불리는 군발성 두통은 편두통의 일종으로, 밤마다 매우 심한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로 야간 수면 중에 갑자기 나타나며, 2시간 정도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1년 또는 2년 주기로 봄 또는 가을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군발성 두통은 일반적인 편두통과 달리 전조증상이 없고 통증은 더 극심하게 나타난다. 보통 통증이 매우 심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되고, 통증 때문에 누워 있거나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눈 안쪽을 도려내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나는데, 한쪽 눈의 주변이나 눈 뒤쪽으로 15~90분 동안 통증이 지속된다. 통증이 있는 쪽 눈에 눈물이나 충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눈꺼풀이 쳐지며 동공이 수축하는 증상도 자주 나타난다.

군발성 두통은 편두통과 마찬가지로 자율신경계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여성보다는 중년 남성에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술이 원인이 되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던 사람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 녹내장과 증상이 비슷하므로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목과 머리의 통증: 경추성 두통]

목 디스크 탈출증이나 위 척추뼈와 아래 척추뼈가 만나는 후관절을 지배하는 감각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척추 후관절 증후군’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을 경추성 두통이라고 한다.

목 근육이 과하게 긴장하면 두통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두통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어지러움 같은 현기증도 동반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경추성 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인데, 실제 긴장성 두통과 경추인성 두통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즘은 만성 두통의 절반 이상이 이런 경추성 두통 환자로 보기도 한다.

경추성 두통은 편두통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므로 구분이 어려울 수 있지만, 두통과 함께 얼굴 한쪽 부분에 통증이 있거나 목이 뻣뻣해지고 목을 움직임에 따라 통증이 심해지는 등 특징적인 증상이 발생한다.

경추성 두통 진단을 받은 경우 신경 차단술, 충격파 치료, 도수치료 등이 도움이 되며,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할 땐 중간에 자주 휴식을 취하고 틈틈이 목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