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넘치는 12월, 바람직한 피임약 복용 요령
‘사랑’이 넘치는 12월, 바람직한 피임약 복용 요령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1.29 11:00
  • 최종수정 2019.11.29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응급피임약 복용, 5년새 빠른 속도로 늘어 여성 건강 적신호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연인과의 데이트, 잦은 연말 술자리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의 밤거리가 자아내는 분위기 때문인지 12월은 유독 사랑이 넘친다. 특히 ‘24일 오후 9시부터 25일 오전 3까지는 ()6시간이라고도 불린다. 6시간만큼은 1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전국의 숙박업소 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그 때문인지 12월은 1년 중 여름 휴가철을 제외하고 응급피임약처방 건수가 가장 많아진다. 그런데 최근 응급피임약 처방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응급피임약 처방 건수는 총 98만여 건으로, 161,277건이었던 2015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203,316건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응급피임약, 실패 확률과 부작용 주의해야]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정자를 만나 수정된 난자가 자궁벽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막아 임신을 피하는 약이다. 이 때문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성관계를 가지고 난 뒤 여성들이 약을 복용하곤 한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다른 방법에 비해 피임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피임효과를 보기 위해선 72시간 이내에 약을 복용하라고 권하지만 복용시점에 따라 피임 성공률은 점점 낮아진다. 관계 후 24시간 이내 복용 시 피임 성공률은 95% 수준이지만, 48시간이내에는 85%, 72시간 이내에는 58%로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응급피임약에는 고용량의 여성호르몬(레보노르게스트렐)이 들어있는데, 이를 고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피로 및 불규칙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응급피임약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복용할 경우 호르몬 불균형이 심해져 오히려 피임 효과가 떨어지고, 불규칙한 출혈이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피임 계획, 사전에 세우는 것이 중요]

따라서 응급피임약은 먹을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상담과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응급피임약은 호르몬의 균형에 관여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정확한 복약 지도가 필요하고, 향후 응급피임약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피임계획을 전문의로부터 상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에겐 이러한 피임계획이 더욱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최근 5년간 응급피임약 처방건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대는 30세 미만으로, 20대가 51.6%, 19세 이하 청소년은 19.3%로 집계됐다. 쉽게 말해 성생활의 시작 연령은 낮아졌지만 이에 반드시 따라야 할 사전 피임 계획과 실천은 부족한 상황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로 인해 여성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신연승 위원은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이라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라이프 스타일이나 가족계획 등을 고려해 피임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응급피임약 복용률이 높은 젊은 여성들에게는 사전피임약이 가장 편리한 피임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전피임약, 복용 쉽고 성공률도 높아]

마이보라멜리안등의 사전피임약은 여성의 몸이 임신을 하면 배란이 되지 않는 원리를 응용해, 호르몬을 조절하여 임신한 몸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 배란을 사전에 억제하는 피임약이다.

이와 같은 사전 피임약은 초기 비용이 저렴하며, 정해진 시간에 매일 복용하면 99% 이상의 피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사전피임약은 생리 첫 날부터 복용을 시작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후 한 달간의 약 복용이 끝나면 복용을 쉬는 휴약기중에 생리가 시작되는데, 이후 약의 종류에 따라 ‘4~7로 정해진 휴약 기간이 지나면, 생리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다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

반면 이미 생리가 시작됐는데 피임이 필요한 경우, 시작된 지 5일 이내에 바로 피임약 복용을 시작하되 첫 1주 정도는 콘돔 등의 다른 피임 도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후 다시 임신을 원할 때는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수개월 이내에 임신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된다.

신연승 위원은 만혼과 늦은 임신이 대세가 된 만큼, 남녀 모두 피임계획을 미리 세우고 반드시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