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염증 퍼지는 ‘사르코이드증’ 아시나요?
온 몸에 염증 퍼지는 ‘사르코이드증’ 아시나요?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2.03 09:00
  • 최종수정 2019.12.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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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현대인의 건강은 염증과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과 의료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바쁜 일상과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현대인은 염증 체질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염증이 잘 생기게 되면 결국 온갖 질병에 걸릴 위험도 커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염증이 인체 내의 모든 조직과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질병이 있다. 바로 ‘사르코이드증’이다.

 

[사르코이드증이란?]

사르코이드증은 변형된 백혈구가 뭉쳐서 형성된 염증성 결절인 육아종이 여러 장기를 침범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질환이다. 이러한 육아종은 주로 90%가 폐에 발생하며, 피부, 눈, 신장, 림프선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사르코이드증은 주로 20~30대에서 발병하며,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과거 국내에서는 희귀 질환으로 여겨지던 사르코이드증은 진단 기술 발전 등의 이유로 그 환자 수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사르코이드증 환자는 연간 누적 발생률이 2011년 1,000만 명 당 약 71명에서 2015년에는 약 102명으로 증가했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희정 교수는 “사르코이드증의 약 90%가 폐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마른기침, 호흡곤란, 흉통의 증상을 보인다”며, “기관지 내에 육아종이 생기면 천식과 같은 증상을 보이게 되고, 염증이 심해질 경우 폐가 뻣뻣해지면서 크기와 용량이 줄어드는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르코이드증은 무증상부터 집중 치료가 필요한 정도까지 증상이 광범위하며 폐 외에 어느 장기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장기가, 어느 정도로 기능이 손상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발병 원인은 확실치 않아… 복합적인 진단 필요]

안타깝게도 사르코이드증이 왜 발생하는지 그 원인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100% 확실한 진단법도 없다. 현재는 환자의 병력이나 신체 진찰 소견, 조직 검사 등을 포함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사르코이드증의 진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폐 또는 폐 외 기관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조직이 죽어서 누르스름하게 변하는 성질인 ‘건락성’을 보이지 않는 ‘비(非)건락성 육아종’이 발견되고, 다른 질병이 육아종의 원인일 가능성이 없는 경우다.

또 다른 경우는 증상은 없지만 흉부 영상 검사에서 종격동 부위에 림프절 비대가 나타나거나, 포도막염, 피부 발진 등의 징후가 나타날 때다. 이 과정에서 피부 병변이 있는 환자의 경우, 피부 조직 일부를 채취해 검사하는 생검이나, 침범이 의심되는 림프절, 간, 근육 부위의 조직 검사가 시행된다.

김희정 교수는 “뇌 또는 척수 병변의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하기 어렵고, 진단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폐 침범률이 높은 점을 이용한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실시한다”며, “또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에서 육아종이 다발성으로 장기를 침범한 경우나, 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림프구 비율이 증가했을 때 사르코이드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망 위험은 매우 낮아… 만성 되지 않게 주의]

사르코이드증 치료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염증의 장기 침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없는 간 기능 이상, 흉부 단순 촬영의 이상 소견,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급성질환자의 경우 특별한 치료가 권해지지 않는다. 다만, 일부 장기에 국한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국소 치료가 시행되며, 염증이 여러 장기를 침범하거나 국소 요법을 적용하기에 부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면 전신치료를 시행한다.

전신치료를 받는 대다수의 환자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약물로 치료받게 된다. 그러나 육아종이 침범한 장기마다 약물의 효과가 높거나 낮을 수 있으며, 약에 대한 내성이나 투여 기간 및 용량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특히 장기적인 치료에 따른 약물 독성 때문에 대체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사르코이드증은 사망 및 장애 위험이 매우 낮은 질환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환자들은 2~5년 안에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단 당시 폐 섬유화가 관찰되거나, 루푸스 페르니오, 뼈 낭종, 심장 또는 신경계 질환 및 고칼슘뇨증으로 인한 신장 결석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으로 진행할 수 있음으로 주의가 필요하다.